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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새천년 한국금융의 비전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01-03 09:21

정해왕 한국금융연구원장에 듣는다

주 요 경 력

69년 2월 서울대 상대 졸업

86년 6월 뉴욕주립대 대학원(경영학 박사)

86년 7월 켄터키주립대 경영대학 조교수

89년 7월 대신경제연구소 대표이사

93년 7월 한국금융연구원 부원장

98년 7월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21세기 도약을 향한 새날이 밝았다. 우리경제는 물론, 금융산업에 있어서도 지난 세기는 영광과 수난이 함께 한 시기였다. 특히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금융산업은 금융기관의 퇴출, 인력감축 등 숱한 난관을 겪었다.

새로운 세기를 맞이한 지금 우리 금융인들은 어려웠던 과거를 뒤로 하고 새로운 희망의 시대를 준비해야 겠다.

우리 경제는 60년대 이래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괄목할 만한 고도성장을 이룩했다. 그 성장의 배경에는 정책자금 등 금융기관의 원활한 자금지원이 크게 기여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선진기술의 모방과 단기성장에 주력한 결과 우리 경제는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고 급기야는 외환위기·금융위기를 경험하기에 이르렀다.

비록 국민의 정부가 출범한 이후 과감한 기업 및 금융개혁에 힘입어 외환위기에서는 벗어났으나 압축성장으로 인한 빈부격차의 확대 등 부작용은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으며, 금융산업은 아직도 구조조정의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

◆ 새 패러다임 적응 급하다

그러나 이러한 시련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될 수도 있다. 80년대초 금융위기를 겪은 미국은 이를 계기로 금융개혁에 성공, 90년대 금융강국으로 성장했다. 또한 영국도 86년 빅뱅을 통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입해 금융선진화를 이룩했다.

하지만 일본은 90년대 금융산업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못해 아직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의 97년 경제위기 역시 국경 개념을 뛰어넘는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에 적응하지 못한 결과였다고 생각한다.

선진국 사례에서 보듯 최근 들어 금융산업은 `‘경제의 혈맥’으로서의 자금공급 역할 외에, 지식에 기반을 둔 서비스산업으로서도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영국만 해도 금융업이 관광업과 함께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우리 금융업도 21세기 지식산업으로 도약하려면 금융인들은 급변하는 국제 금융시장의 변화를 정확히 읽고 최적의 전략을 준비하는 것이 시급하다.

21세기는 정보화사회 또는 지식기반사회로서 지식과 정보가 매우 중요시되면서 경제의 중심이 제조업에서 정보화산업으로 바뀌는 시기다. 따라서 금융산업도 다음과 같은 금융환경변화에 따라 지식산업으로서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첫째, 금융시장의 통합이 더욱 빨라진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금융시장의 지역적인 특성이 갖는 중요성은 약화되고 있다. 또한 금융산업에 대한 규제완화 및 자본자유화에 따라 자본의 국제거래가 촉진되어 거래비용이 적고 효율성이 높은 시장으로 자본거래가 집중되고 있다. 따라서 경쟁력이 강한 소수 금융기관만이 살아 남게 될 것이다.

둘째, 금융의 겸업화가 촉진된다. 금융업종간 진입장벽이 철폐되어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기관의 구분이 모호해질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증권화와 금융공학의 발달에 힘입어 은행업, 증권업, 보험업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한 곳에서 일괄 제공하는 종합금융기관이 탄생할 것이다.

셋째, 전자금융시대가 온다. 정보통신 및 금융정보기술의 발달로 사이버 공간에서의 금융거래가 급격히 증가하고 인터넷상에서만 영업하는 사이버 금융기관도 출현할 것이다. 현재 일부 도입된 홈뱅킹, 인터넷뱅킹, 전자상거래 등이 더욱 활발해지고 상품 및 서비스의 국제간 거래가 급속도로 증가하며 전자결제와 전자거래가 일반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넷째, 금융기관의 대형화가 촉진된다. 급변하는 금융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려면 인수합병 등을 통한 금융기관 대형화가 불가피하다.

대형화 전략은 정보기술에 대한 투자 및 응용능력을 확보하고 규모 및 범위의 경제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처럼 금융환경 변화는 기존의 발상을 건너 뛰면서 빠른 속도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금융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금융에 있어서 시련이자 동시에 선진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그런 의미에서 2000년은 우리 금융에 있어서 중요한 전환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올해에도 국내외 경제환경은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 외국 금융기관과도 ‘격전’

대외 요인으로는 세계경제의 호황지속, 미국 달러화의 약세, 뉴라운드 금융 서비스 협상 등을 생각할 수 있다. 금년도 세계경제는 아시아 외환위기의 악영향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경제의 호황세는 둔화될 것이나 유럽 및 아시아 제국의 경제가 회복되어 세계경제는 호황세를 유지할 것이다.

경제회복에 따라 아시아 외환위기로 인한 디플레 압력이 감소하고 고유가가 지속되어 물가는 상승할 것이다. 다만, 원유를 제외한 다른 원자재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해 물가상승 폭은 크지 않을 것이다.

미국 달러화의 가치는 미국의 지속적인 경상수지 적자와 경제성장률 저하에 따라 약세가 예상된다. 국제금리는 상승할 수 있지만 세계적으로 풍부하게 공급된 유동성 등의 영향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감소함에 따라 장기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다.

뉴라운드 금융서비스 협상은 금융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뉴라운드 금융서비스 협상에 따라 시장개방이 확대되면 국경간 금융거래와 파생금융상품 등 신금융상품의 국제거래는 더욱 촉진될 것이다.

이 경우 소비자의 금융서비스에 대한 선택 폭은 확대되지만 대형 외국금융기관에 대한 서비스 편중현상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내외 금융기관간 경쟁이 더욱 격화되고 외국금융기관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것이다.

대내적으로는 대우그룹과 투신사의 부실에 따른 영향으로 금년에도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어 금리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그룹과 투신사의 부실로 인해 은행 등 금융기관은 막대한 손실을 부담하고 있으며,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

거기에다 올해의 `총선변수는 금융시장 안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대내외 금융환경 변화에 따라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금년에 더욱 더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금융기관 업무영역에 대한 제한이 완화되어 국내 금융기관간 경쟁은 물론이고, 외국 금융기관의 국내 설립 자유화에 따라 외국 금융기관과의 경쟁도 격화되리라 예상된다.

또한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자금의 단기부동화와 위험증가로 금융기관들은 자금운용 측면에서도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장단기 금융변화 속에서 21세기에 우리금융이 국제경쟁력을 갖춘 서비스산업으로 도약하려면 새로운 비전을 정립하고, 이의 달성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국금융의 새로운 비전으로는 고부가가치의 지식기반산업으로서의 금융, 시장규율에 부합하는 건전한 금융, 그리고 금융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탄력적 조직을 갖춘 금융 등을 생각할 수 있다.

한국금융은 실물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할 수 있도록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금융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하며, 이를 통해 고수익과 고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한국금융이 저수익 구조를 타파하지 않고 과거 관행만을 고집한다면 금융의 개방화 및 세계화 추세 속에서 최악의 경우 외국 금융기관이 국내 금융시장을 `점령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결국 국내 금융기관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전략차별화, 고부가가치화, 수익원 다변화 등을 모색해야 한다. 좁은 한국금융시장에서는 과도한 경쟁으로 적정수익을 확보하기 어려우므로 경쟁우위 여건을 감안해 최적시장에 포지셔닝하는 전략 차별화가 모색되어야 한다.

또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다른 금융기관과 구별되는 고유 상품개발에도 힘써야 한다. 동시에 전략적 제휴를 통해 새로운 금융분야에 진출하는 수익원 다변화도 적극 모색해야 한다.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겸업화 전략도 검토해 봄직하다.

◆ 대형화·겸업화 불가피

IMF관리체제 이후 강화된 시장규율은 금융기관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다. 금융기관 스스로 시장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자산건전성과 위험관리가 향상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부실자산을 최소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투자전략과 우리 실정에 맞는 신용위험관리기법이 개발되어야 한다.

다음은 조직의 문제이다. 국내 은행들 가운데는 이미 시행단계에 들어간 곳도 있지만 인력구조, 조직구조, 보상체계 등을 탄력적으로 대폭 개편해야 한다. 인력구조의 경우 관리직이 과다한 현재의 항아리형을 피라밋형으로 개선하는 인력관리제도가 바람직하다. 조직구조에서는 지금의 기능위주에서 탈피하여 사업부제로의 전환이나 전문인력의 육성을 위한 수평구조가 도입돼야 한다. 보상체계에서는 기여도에 따른 성과급제도를 활성화해 기존 연공서열형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

97년 이후 한국금융은 금융인들에게 엄청난 희생을 요구하는 유례없는 시련과 고통을 겪으면서 구조조정을 추진해 왔다. 비온 후에 땅이 더욱 단단해지듯이 어려운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새해부터는 지식기반산업으로서의 새로운 비전을 정립하고 달성함으로써 선진금융으로 새롭게 도약해 나갈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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