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주도적으로 이끌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종합주가와 궤를 같이하던 이들 업종들은 종합주가가 1000포인트를 돌파하는 상승세를 보인 와중에도 바닥조차 확인하지 못한 채 침체일로를 걸었다.
주가분석의 기본 툴인 순이익 규모도 주가하락을 막는데 도움이 되지 못했고 기업의 현재가치는 성장성을 바탕으로 하는 미래가치에 눌려 주가에 반영되지 못했다.
증시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는데 대부분의 증시 참여자들이 동의하고 있지만 인터넷과 정보통신주가 아니라는 이유로 무차별적인 하락세를 보인데 대해서는 일종의 시장왜곡 현상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금융, 증권, 건설등 대중주들은 상반기 증시활황과 함께 상승을 시도했다. 1월4일 347.85포인트로 시작한 금융업종지수는 4월27일 534.88포인트까지 상승했다. 대표적인 금융주인 은행주도 175.87포인트로 시작해 8월23일 208.85포인트까지 상승했다.
증권업종도 2211.48포인트로 출발, 5월7일 3586.09까지 급상승세를 보였으며 건설업종도 156.54포인트로 시작해 7월19일 216.51포인트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상승세를 보이던 이들 업종들은 하반기들어 인터넷 및 정보통신주의 부각과 대우그룹의 자금문제가 공식화되면서 하향곡선을 긋기 시작했다.
은행주들은 대우사태이후 금융시장 불안과 추가 부실화에 따른 구조조정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신한 한미 국민 주택등 4개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의 주가가 액면가를 밑돌고 있으며 지난 28일 업종지수도 1월4일 개장지수보다 낮은 160.06포인트로 떨어졌다.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을 제외한 일반 시중은행들은 지난 9월 결산결과 2조8천4백9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제일, 서울을 포함할 경우 1조7천5백82억원 손실)해 현재의 주가는 과도하게 저평가 됐다는 분석이다.
은행주의 경우 금융시장 불안감이 여전히 남아있으나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줄어들고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내년초 상승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LG투자증권 이준재과장은 “금융시장 불안감이 남아있지만 내년초 외국인들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커 1월중순쯤 반등시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2천1년 예금자보호 규모가 축소되면서 자금의 환류가 예상되는등 이익규모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주가급등은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주의 경우 정보통신주의 부각과 대우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케이스. 올 상반기 11개 증권사가 1천억원이상의 흑자를 내면서 총 4조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시현,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증권업종지수는 지난 5월7일 최고점을 형성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 28일 2015.07포인트까지 떨어졌다. 삼성증권을 비롯 현대증권, LG투자증권, 동원증권등 주도주들도 무차별적으로 하락했다.
LG투자증권 이장희대리는 “금융시장의 트랜드가 직접금융시장으로 집중화되는 현상이 강화되면서 증권사들의 이익도 확대되고 금융기관 겸업화 추세에서 가장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대우사태가 마무리되는 것이 중요하지만 결산을 앞두고 1월말 또는 2월초 일시적인 상승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대중주의 한축을 이뤄왔던 건설주들도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다. 건설업종지수는 7월8일 216.51포인트로 고점을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 지난 28일 개장초 지수보다 하락한 107.57포인트로 마감했다.
올해 건설경기는 건설수주액과 건축허가면적 확대로 8월이후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증가율이 상당부분 IMF이후 급격한 침체에 대한 통계적 반등이라는 점과 국내 건설수주액 규모가 97년의 70% 수준인 55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점등을 감안하면 건설경기는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봐야한다.
건설경기 회복이 상당히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현재의 주가는 실적대비 상당히 저평가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 신영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건설경기가 2천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접어들고 정보통신 및 인터넷 관련주들의 급등세가 일단락될 것으로 예상돼 장기간 소외돼 왔던 건설주에 대한 가치위주의 안정적인 투자대상으로서의 관심이 요구된다”고 전망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내년초 인터넷과 정보통신주의 급등세가 완만해지면서 그동안 소외받았던 대중주로 매기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호식 기자 hos@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