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지난 3개월 전의 설문조사와 비교해 특히 한국과 홍콩의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상향조정했다. 크레디트 스위스 퍼스트 보스톤은 최근 발표한 한 연구 보고서에서 "홍콩 경제가 기존의 유동성 주도의 경기회복세에서 앞으로 수익 및 이윤 제고에 힘입은 균형잡힌 회복세로 대체됨에 따라 오는 2000년 중반경 골든 크로스, 즉 전환점을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대다수 전문가들은 올해 역내 경제성장세가 수출 주도로 이뤄진 것이며, 또한 전년의 경제실적이 극히 부진했던 데 따른 기술적 반등세의 성격이 강하다("base effect")고 지적했다. 따라서 경제전망 상향조정에도 불구, 한국과 태국과 같은 놀라운 경기회복세를 보인 국가들의 경우 2000년에 가서는 올해만큼 급등세를 구가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LG 경제연구원의 이근태 이코노미스트는 "비교연도인 전년도의 경기가 극도의 침체 양상을 보였고, 재고 고갈에 따른 재고 재비축 등이 올해의 경기 급등세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내년 중 경제성장률이 올해에 비해 다소 둔화되기는 하겠지만, 보다 장기지속적인 수준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댜 봤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중국의 WTO 가입에 따라 中 수출이 늘어나는 효과는 있겠지만, 2000년 경제전망에 대해서는 소폭 하향조정했다. BNP 프라임 페레그린社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수출은 기대 이상의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무역수지 흑자 축소로 인해 GDP는 소폭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인도네시아의 경우 성장률 전망은 예전보다 상향조정됐지만, 여전히 유약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소비 주도의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금융 부문의 부실로 인해 성장이 계속해서 정체 상태에 머물 것이라는 지적이다. 싱가포르는 전자부문 및 화학부문의 성장세에 힘입어 2000년 중 6%의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인터넷 전자상거래 산업의 성장이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됐다.
이정훈 기자 futures@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