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생명 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강환 전회장의 뒤를 잇게 되는 배찬병 신임회장은 인수합병과 구조조정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생보업계의 현안들을 처리해야 하는 부담과 ‘은행출신’이라는 핸디캡을 어떻게 극복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배찬병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선진기법의 도입을 역설했다. 경영과 재무정보에 대한 투명성 요구가 날로 커져가고 있는 상황을 설명하면서 “시가주의 회계와 EU방식의 지급여력제도가 도입되었고 재무건전성 위주의 새로운 경영평가제도가 본격 시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내년에는 그 동안 유보되었던 생보사의 기업공개가 본격 추진될 것이며, 보험가격자유화가 이루어져 시장원리에 입각한 경쟁체제가 구축될 것”이라며 정부의 방침을 뒷받침했다.
이어 배회장은 금융권간의 업무영역제한이 완화 내지 자유화돼 타 금융권과의 업무제휴가 늘어나고 금융기관간의 합종연횡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취임사에서 배회장은 생명보험산업을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수준으로 끌어 올리기 위해 먼저 새로운 경영조직의 구축을 강조했다. “능률과 규모 위주에서 효율과 수익위주”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하는 조직” 등 합리적인 조직구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선임과정에서 발생한 업계 일부의 반발을 의식한 듯 “분야별 전문가를 적극 육성하고 철저한 경력관리가 이루어지는 인사시스템을 갖추어 나가야 한다”며 “성과와 보상”을 강조했다.
최근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 리스크관리에 대해서는 “신용리스크를 중심으로 한 위험 및 자금의 최적 배분체제를 구축해야한다”며 중앙집중화된 선진 리스크관리 시스템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영업부문에 관해서는 “계층별, 연령별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보험기능과 투자기능을 혼합한 상품을 개발하는 등 고객의 수요에 부응해야 한다”고 말하고 “이와 함께 조직 생산성의 제고와 운영경비 절감으로 캐시 플로어 위주의 영업이 가능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텔레마케팅의 강화, 인터넷 마케팅의 확대 등 최근 떠오르고 있는 판매채널의 다양화로 고비용-저효율 형태의 영업방식을 개선해 나갈 수 있다고 역설하고, 경영효율성과 수익성 제고를 위해 IT 인프라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일환 기자 j-the-fire@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