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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용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1999-11-19 10:16

위상 애매...후임 인선 루머등 ‘술렁’

‘신념의 사나이’ 이익치 회장과 현대증권의 앞날은 어떤 방향으로 엮어질까. 1심 판결후 출감해 다시 회사에 출근한지 2주.

이 회장은 전과 다름없이 정상적으로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강도가 다소 약해지긴 했지만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으며, 여전히 ‘한국경제를 확신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기소전후를 비교하면 달라진 것 또한 적지 않다.

무엇보다도 이회장의 입지가 과거와 다르다는 지적이다. ‘바이 코리아’로 선풍을 일으키며 엄청난 추진력을 발휘하던 예전의 이회장과 같을 수가 없는 것은 이제는 대표이사로서의 그의 입지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불투명하다는 부담이 딸려 있기 때문이다.

이회장의 거취와 관련한 단순한 시나리오는 항소절차를 밟으면서 최종적으로 형이 확정될 때까지 1년이든, 2년이든 역할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지금처럼 ‘애매한’ 입지가 이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발 디딤판이 없이 공중에 붕 떠있는 형국이다. 대표이사로서의 권위도 서지 않고, 조직도 예전처럼 이회장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을 가질 수 없다. 이와 관련한 잡음이 벌써부터 사내외를 흘러다니고 있다.

일례로 ‘이회장 이후’의 현대증권을 맡을 인물들이 說로 떠도는데, 현대건설 현대전자등의 계열사 중역들이 거명되고 있다. 현대증권으로서는 이러한 루머가 도는 것 자체가 코스트다.

그래서 최근 내부에서는 아예 확정판결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는 편이 낫다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시일을 끌며 자리를 유지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러저러한 부작용들을 고려하면 궁색한 대안일 뿐이라는 주장.

1심 판결을 뒤집어 무죄판결을 받을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높지 않기 때문에, 차라리 하루빨리 형을 확정지어 상황을 종료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경우 이 회장은 잠시 자리를 물러나야한다.

그러나 새천년을 맞아 내년에 대대적인 사면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그 공백은 길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 결국 깨끗이 털어버리고 새로 시작하는 편이 현대증권에도, 이익치 회장 개인에도 좋은 일이라는 주장이다.

물론 여기에도 가능성은 갈라진다. 과연 상황이 새롭게 정리된다해도 인사권을 가진 오너들이 이회장을 다시 중용해 주겠느냐는 문제가 남기 때문이다.

당초 이회장이 구속됐을 때도 결국 현대그룹 내부의 파워게임에서 밀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있게 대두된 바 있다. 그런 시각이라면 형이 확정돼 실각한 이회장의 ‘롤백’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낙관적으로 보는측은 이회장에 대한 오너측의 부담을 너무 쉽게 봐서는 안된다고 강변한다. 검찰수사결과가 말해주듯 이회장이 사법처리된 것은 개인비리차원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 공소내용에 비추어 이회장을 일방적으로 ‘烹’하기에는 오너측의 정서적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

이대로 미적미적 끌고가는 것 보다, 조기에 상황을 정리해 승부를 걸어보는 편이 이회장 입장에서도 유리하다는 논리다.

현대그룹과 현대증권이 이회장의 문제를 어떤식으로 정리해나갈지는 예단하기 어렵지만, 지금처럼 애매한 상태로 가는 것이 조직에 도움이되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한 것 같다.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현대증권 직원들 가운데는 “ ‘톱’이 없는 현대증권이 얼마나 허약한 조직인지를 새삼 깨달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바이코리아의 신화가 사상누각이었다”는 말들도 흘러나온다. 이회장이 흐트러진 분위기를 다잡아 현대증권을 새롭게 일으킬수 있을지, 그 과정상에 본인의 거취를 어떤식으로 정리할지, 또 그룹측은 이회장을 어디까지 배려해줄지 등등이 증권업계의 관심사로 남아있다.



성화용 기자 yong@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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