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발단은 세종문화회관의 횡포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관련 벤처캐피털사들의 주장이다. 수익금과 관련해서는 통상적으로 5대5로 제작사와 나눠갖는 게 일반적인데 세종문화회관은 이익단체가 아니면서도 부금의 전부를 요구한 것은 명백한 불공정계약이라는 것.
현재 상영수익금은 8억6천9백만원이 모였지만 영구아트무비측은 3억5천만원만 지급한 채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영구아트무비는 용가리를 강남 3개관, 강북은 세종문화회관만 단독 상영한다는 조건으로 세종측과 계약했지만 개봉을 앞두고 서울 10개 극장에서 추가로 상영토록 계약을 해지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추가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법률상 효력이 있는 서류상 동의가 아닌, 구두상으로 영구아트무비측과 함께 수익금 전체를 세종측에 지급한다는 계약에 동의를 한 벤처캐피털사들은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에서도 마음이 편치 못하다.
배급을 맡은 회사가 대우사태와 더불어 국내 경제 전반을 얼어붙게 했던 파이낸스사태의 주역인 ‘삼부’라는 것도 문제다. 세종과의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전체극장의 배급을 맡은 삼부엔터테인먼트측이 수금해온 부금을 받기로 돼 있는 탓이다.
만에 하나 삼부측이 딴 마음을 먹는다면 자금회수에 타격이 불가피해지는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벤처캐피털사들은 투자원금 회수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사실상 세종문화회관측의 극장부금은 영화상영시부터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으며 나머지 극장의 부금으로도 원금보전은 가능하다는 것. 그러나 배급사인 삼부측이 딴 생각을 품지않아야 하고 세종과의 관계도 잘 풀려야 한다는 전제 하에서이다.
불과 3개월전까지만 해도 국내 극장가에서 승승장구를 하고 세계시장에서 짭짤한 부수입을 올려줄 효자로 지목됐던 용가리의 ‘불꽃’이 엉뚱한 방향으로 튀면서 5억원씩을 투자한 신보창투, 현대기술투자, 산은캐피탈등 3개사들은 투자자금 회수 과정에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벤처캐피털 관계자는 “영화 쉬리가 일본·대만등지에서 의외의 선전을 하며 수익을 올려주는 것과는 대조적”이라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말했다.
신익수 기자 soo@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