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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식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1999-11-10 18:34

한국투신·대한투신, 공적자금 투입 독자생존 의지 좌절

지난 3월 결산이 끝난 뒤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은 상당히 고무돼 있었다. 89년 주식시장 부양에 동원돼 대규모 손실을 입은 뒤 끊임없이 구조조정설에 시달려 왔으나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은 지난 회계연도에 각각 1천2백30억원과 1천2백9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보이면서 주식형펀드 수탁고가 늘어나고 금리하락으로 신탁재산의 부실이 줄어들어 큰 문제만 발생하지 않으면 올해부터는 흑자규모가 3천억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외자유치를 성사시킬 경우 2~3년내에는 완전 정상화가 가능해 홀로서기에 성공할 것으로 받아들여 졌다. 구조조정에 대한 극심한 불안감에 휩싸여 있던 직원들도 또 한번 마음을 추스리고 각자의 역할에 전력투구 했다.

그러나 지난 7월 대우그룹의 자금문제가 불거지면서 양 투신의 홀로서기는 좌절되고 말았다. 양 투신을 비롯 투신사들이 신탁재산에 대우계열사 채권을 대거 편입한 것이 드러나면서 불안을 느낀 투자자들의 자금이탈이 계속되자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투신사 구조조정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됐다.

결국 금감위는 양 투신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을 사실상 결정했다. 금감위는 양 투신의 자본잠식 규모와 대우채권으로 인한 손실부담 규모를 감안해 공작자금 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며 증자를 통한 출자형태로 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양 투신의 자본잠식 규모는 각각 1조원과 8천억원 가량. 여기에 대우채권으로 인한 손실이 최대 7천억원과 3천7백억원(대우채 손실율 50%, 개인과 일반법인비중 50%가정)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감위의 공적자금 투입 결정과 관련 한국투신은 이미 공적자금 투입을 요청한 상태지만 대한투신은 강력한 독자회생의 의지를 보이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국투신은 그동안 다각도로 추진해왔던 외자유치 노력이 대우사태로 인해 한계에 봉착하고 당장 11월에 예상되는 자금이탈을 버텨낼 여력이 없다는 판단이다. 공적자금 투입으로 인한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회사를 조기 정상화 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이에비해 대한투신은 리젠트그룹과의 외자유치가 진행되고 있고 한국투신에 비해 부실규모가 작다는 점을 들어 독자생존의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대한투신 한 임원은 “리젠트가 70만달러를 들여 실사를 끝내고 라부안에 설립한 리젠트코리아가 세계 각지를 돌면서 자금조달을 위한 로드쇼를 진행하는등 투자의지가 높다”며 “리젠트로부터 4천억원이 유입된뒤 국내 공모가 이뤄지고 매년 3천억원 이상의 흑자를 달성할 경우 2 ~3년내에 경영정상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무언가를 내놓아야 하는 금감위가 성사여부가 확실치 않은 외자유치를 믿고 한국투신에만 자금을 투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실정이어서 대한투신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도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에 공작자금이 투입된다해도 합병이나 인원감축등의 급격한 구조조정은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양 투신사는 지난 상반기에만 각각 2천7백60억원과 2천3백80억원의 흑자를 달성했다. 또 수수료 수입이 2천4백92억원과 1천8백45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양 투신사는 올 회계연도에 3천억원 이상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채권시가평가가 적용되지 않는 수십조원의 공사채형펀드가 리스크로 남아있기는 하지만 공작자금이 투입돼 부실만 해결되면 상당한 수익을 남기는 회사로 재탄생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낳고 있다. 따라서 부실을 해결한 뒤 코스닥시장에 등록하거나 외국에 비싼 값을 받고 팔아 투입자금을 회수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이왕 공적자금을 투입할 경우 부실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을만큼 충분한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공적자금 최소화에 연연하다가는 또다시 문제가 발생해 더 많은 자금을 자금을 투입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양 투신의 경영상황을 불신해 무작정 자금을 빼내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호식 기자 hos@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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