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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1999-11-04 11:34

주택은행 자동화기기 권유에 “소액 무시하나”

주택은행 점포의 창구를 찾아가 10만원정도를 입금하거나 출금하려고 하면 창구직원들은 대개 “자동화기기를 이용해 주세요”라고 권유한다. 오는 15일 선진 新영업시스템의 전면적인 가동을 앞두고 고객들의 자동화기기 이용 마인드를 높이기 위해서다.

주택은행이 이번에 가동에 들어가는 신영업점시스템은 고객보다는 은행의 편의를 위주로 배치된 기존 영업점 창구를 단순창구와 상품판매 창구로 이원화해 고객 대기시간을 단축시키고, 점포로 걸려오는 상담전화를 집중 처리하는 콜센터를 운영, 창구직원들의 업무부담을 대폭 완화하는데 목적이 있다.

‘국내 첫 시도’라는 의미가 말해주듯 주택은행은 요즘 성공적인 시스템 안착을 위한 준비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일까지 PB배치등 인사를 마무리했고, 거의 모든 점포에서 새 시스템 적용을 위한 시뮬레이션 작업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주택은행이 신영업점시스템을 제대로 가동하기 위해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부문은 고객들의 자동화기기 이용률 제고와 콜센터의 효율적 활용. 자발적이든 아니든 고객들도 최소한 이 두가지 정도는 도와줘야 한다. 하지만 준비과정에서 적지 않은 시행착오가 뒤따르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한 묘책을 마련하느라 고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선 점포이용 고객 중 상당수가 자동화기기 이용에 익숙치못하다는 문제가 있다. 주택은행은 일단 70만원이하 단순 입출금이나 온라인송금 업무등은 가급적 자동화기기쪽으로 유도, 현재 20%안팎인 자동화기기 이용률을 최대 7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 이를 위해 부행장들까지 나서 영업점들을 독려하고 있고, 자동화기기 이용률만을 가지고 별도의 평가도 내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상당수 서민고객들은 창구에 찾아가 업무를 처리하려다 자동화기기 이용권유를 받게 되면 자신을 무시한다고 느끼거나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실제 많은 점포에서 이같은 이유로 고객들과 마찰을 빚어 왔고, 이 중 일부는 신문 독자투고나 은행 게시판등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털어놓기까지 해 은행측이 주의를 당부하는 공문을 전 영업점에 띄우기도 했다. 최근에는 자동화기기를 이용하는 개인고객들 중 매주 1천명씩을 선정, 올 연말까지 김치를 선물하는 이색 이벤트까지 펼치고 있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창구고객이 많아 대기시간이 긴 대형점포들의 경우 고객들이 불편을 느껴서라도 자동화기기를 이용하지만, 창구가 한가한 점포에서는 자동화기기 이용을 권유할 경우 고객들의 안색이 금방 돌변한다”며 “하지만 지점평가에 반영되고 고객들의 의식도 변화시켜야 하기 때문에 일단은 이를 권유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콜센터 운영도 마찬가지. 창구업무의 부담을 줄이는 데는 일단 큰 성과를 보고 있으나, 고객들의 불만호소도 잇따르고 있다. 예를들어 콜센터를 통해 대출상담을 하고 대출서류만 갖고 점포에 찾아가 실제 대출을 받으려고 하는데 해당창구에서는 다른 소리를 한다던가, 업무에 필요한 안내나 사람을 찾는데 서너단계나 거쳐야 통화가 가능해 불편하다는 식이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신영업점 시스템의 성공여부는 고객들이 새로운 거래방식에 얼마만큼 빠르게 적응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국내 첫 시도이고 아직 익숙치 않은 고객들이 많아서인지 ‘멀고도 험한 길’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진우 기자 rain@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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