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한주간 외국인들이 일방적으로 쏟아낸 달러 매도물량으로 인해 이달들어 달러 수요에 대비해 롱포지션을 잡고 있던 국내은행들이 상당 규모의 환차손을 입었다. 전문가들은 환율등락폭에 비추어 다수의 시중은행들이 지난주에만 ‘10원’안팎의 손실을 입었으며, 그만큼 ‘숏’을 낸 외국인 및 외국은행들이 이익을 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내은행들이 이처럼 궁지에 몰린 것은 외채조기상환 및 이자지급에 따른 외화수요가 폭증, 대부분의 은행이 외화자금 부족에 대비해 포지션을 ‘롱’으로 가져간 데 비해 이러한 정황을 파악한 외국인 세력이 한주 내내 달러 매도를 쏟아내 역으로 환율을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결국 견디지 못한 상당수 국내은행들이 주중 포지션을 바꿔 ‘숏 플레이’에 들어갔고, 이로인해 달러가 부족해지자 ‘바이 앤 셀(Buy & Sell)’ 스왑을 통해 자금을 메울 수 밖에 없게 돼 고금리로 스왑을 받아준 외국은행들만 차익을 챙겼다는 분석. 이러한 현상이 극에 달했던 지난 7일에는 일부 자금잉여은행측에 금리불문하고 스왑만 받아달라는 요청이 대형 시중은행들로부터 쇄도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지난 한주간 현물환시장에는 하루 2~3억달러 규모의 외국인 매도 물량이 연일 쏟아졌는데, 정상적인 시황이라면 이러한 매도물량의 집중은 상식밖의 일로, 목적을 가진 투기세력들의 ‘작전’이라고 밖에는 이해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衆論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IMF에 한 팔을 묶인 우리나라 은행들이 투기세력의 단순한 시장공략에 완전히 당한 꼴이 됐다”며 “일부은행이 시류에 편승해 환차익을 얻겠다고 중간에 ‘숏’으로 돌아선 것이 결과적으로 악수가 됐다”고 말했다.
성화용 기자 yong@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