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지난 28일 정부에서 추진 중인 제2금융권 지배구조 개선 정책에 부응하고 계열사 축소를 통한 강력한 사업구조조정의 일환으로 LG화재를 계열분리키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보험사는 계약자의 보험료로 운영되어 어떤 사업분야보다도 공익성이 강한 사업이라는 관점에서 이번 계열분리를 통해 LG화재를 독립적으로 경영토록 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를 위해 LG증권·LG정밀·LG전선·LG정보통신·LG종금·LG건설 등 LG계열 6개사가 보유했던 LG화재의 지분 5백39만주(9.0%)를 증권거래소를 통해 구자경 명예회장의 사촌동생인 구자원씨 및 구자훈 LG화재 사장 일가에 매각함으로서 이들이 LG화재 주식의 20%를 소유한 최대주주가 되었다.
LG화재는 이번 계열분리를 비교적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공식 입장을 밝히길 꺼리고 있지만 29일 내부적으로 긴급회의를 갖고 그룹의 그늘에서 벗어난 독립경영을 통해 21세기 초우량 보험전문회사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는 그룹으로부터 분리되는 것이 `대세`라는 반응이다. 현대해상은 다소 이른 감이 있었지만 최근 대기업의 구조조정 정책이 추진되고 있는 현시점에서는 적절한 조치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다만 현대해상의 경우 그룹으로부터 독립되면서 영업실적 등에서 다소 주춤한 인상을 주었던 점을 지적하며, LG화재의 계열분리 이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그동안 대기업 계열 손보사들은 그룹의 그늘에서 다소 편하게 경영해왔던 게 사실이다. 이는 손보업계를 대기업들이 평정한 것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또 삼성, 동부, LG 모두 사명을 모그룹명으로 변경한 이후 급성장한 점도 이를 뒷받침해 준다. 그 결과 상위사들의 대규모 물량공세 앞에 하위사는 더욱 위축됐고 상·하위사간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이번 LG화재의 계열분리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것도 모그룹의 보호에서 벗어난 LG의 행로가 궁금하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고성장을 이룩하면서 M/S를 넓혀가고 있는 LG화재가 독립을 계기로 어떤 변화를 보일 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성희 기자 shfree@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