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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BC-서울은행, 전산자산실사 총체적 부실

박기록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1999-10-11 18:12

서울은행 인수를 위해 지난 2개월여 동안 진행된 HSBC측의 전산자산실사가 상식밖의 결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HSBC의 용역을 받아 자산실사 작업에 착수했던 KPMG는 서울은행 전산자산에 대한 실사과정에서 소프트웨어등 무형의 전산자산에 대해서는 예상했던대로 전혀 가치반영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KPMG는 서울은행 전산자회사인 서은시스템에 자산실사과정에서 매출채권을 아예 포함시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국내 자산실사 관행으로는 납득할 수 없는 결과를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KPMG의 자산실사 결과를 금융당국의 입장에서 조율해주는 역할을 맡은 삼일회계법인측도 이같은 결과에 의아해 하면서 오히려 해당 은행의 실무자들에게 ‘혹시 보고되지 않은 부실이 추가로 있지 않느냐’라고 반문하는등 자산실사과정 전체가 부실하게 진행됐음을 강하게 암시하고 있다.

이에따라 구조조정 속도가 더디다는 여론에 쫓겨 공정하고 정확한 자산실사보다는 매각자체에만 신경을 곤두세운 금융당국의 안일한 자세도 ‘국부유출’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도의적 질타를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은행권에서 적지않게 터져나오고 있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HSBC와 KPMG로부터 전산자산실사를 끝낸 서은시스템의 경우 실제순자산가치가 11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잠정 집계된 것으로 전해졌다. 자본금 20억원에 외부차입금이 한푼없는 회사가 회계상으로만 본다면 9억원의 자본잠식이 이뤄진 부실회사로 둔갑한 셈이다. 다만 서울은행 본점의 전산자산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액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서은시스템의 실사결과로 유추해볼때 정당한 가치를 평가받았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결과가 나온것은 무엇보다 영업권 프리미엄과 소프트웨어등 무형자산에 대한 자산가치를 전혀 반영시키지 않은데다 회수가 확실시되는 미래의 매출채권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HSBC측의 자산실사기준에 기인하는 데서 찾을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이번 서은시스템의 자산가치는 전적으로 영업권프리미엄을 배제한 대차대조표(B/S)상에 나타난 단순 가치만 평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서은시스템의 B/S상에 나타난 자산총계는 자본금 22억6천만원에 부채(매입채권) 2억6천8백만원을 상게할 경우 합쳐 총 2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HSBC측은 여기에서 전직원이 퇴직했을 때를 고려한 퇴직전환금 9억원등을 부채 항목으로 잡아 11억원의 자산가치만을 인정했다. 특히 올해 3월말로 자산실사 기준일을 잡았지만 퇴직금 정산기준은 5월말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HSBC측이 의도적으로 부채비율을 확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실제로 서은시스템은 자사명의의 예금이 15억원, 주택저당채권 4억6천만원, 단체퇴직보험 1억원, 자사보유 하드웨어 장비 5천여만원(KPMG 평가기준)등 당장 현금화 할 수 있는 자산만도 20여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외상매출채권은 아예 포함이되지 않은 것은 이번 실사과정의 문제점이 여실히 들어나는 대목. 실제로 서은시스템은 지난해 4월 LG-EDS와 함께 재경부가 주관하는 50억원규모의 재경망구축사업에 참여, 이미 1차 작업을 완료하고 올 10월말까지 2차작업까지 맡도록 예정돼 있다. 그러나 HSBC측은 실사기준일인 지난 3월말 이후의 매출채권에 대해서는 자산가치에 반영시키지 않았다. 올 10월까지 서은시스템이 이 프로젝트로 벌어들일 수 있는 돈은 약 5억원 가까이나 된다. 국내 관행으로 보자면 정부관급공사까지 부실채권으로 인정해버린 셈이다.



박기록 기자 rock@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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