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방침이 알려지면서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메릴린치를 비롯 씨티은행, 롯데등 대우증권 인수자에 대한 루머가 나오고 주가도 이를반영, 지난 9일부터 큰폭으로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이와 관련 외국계 금융기관을 유력한 인수자로 보고 있다. 롯데를 제외한 국내 대기업은 대부분 증권사를 보유하고 있고 정부가 대기업의 금융지배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1차적인 근거다. 또한 외국계 금융기관들의 국내 금융기관 인수가 부쩍 늘고 있고 대우증권의 우량한 경영상태를 감안하면 외국계가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외국계로의 매각은 몇 가지 중요한 문제로 인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외국계와 제대로 된 매각협상을 진행하기에는 대우증권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타 금융기관 매각과정에서도 확인됐듯이 매각이 최종 타결되기까지 실사, 가격협상등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 과정에서 대우증권의 고객이탈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간상의 문제와 함께 대우증권의 인수가격 협상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감위는 대우증권이 대우그룹에 지원한 연계콜을 매각대금으로 상계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미 대우증권이 상당규모의 연계콜을 회수, 남아있는 연계콜 규모가 8천억원 정도이고 대우증권주식이 1천만주임을 감안하면 현재 3만원대인 대우증권주가의 두배이상은 돼야한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대우증권이 우량사라 하더라도 외국계가 이같은 가격으로 인수하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업계내에서는 외국계로의 매각보다 대우그룹에 여신을 가지고 있는 은행이 공동출자하는 방안을 고려해볼만 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시간이나 가격문제에 대한 해결이 용이하고 은행이 공동출자해 독립적인 경영구조를 갖출 경우 대기업의 금융기관 소유에 대해 부정적인 정부의 정책과도 일치한다는 지적이다. 상당수 은행들이 증권사를 소유하고 있지만 증권사 추가출자에는 법적, 규정상 문제가 없다.
박호식 기자 park@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