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한 광고전략과 이익치회장의 독특한 이미지에 힘입어 펀드를 판매하기 시작한지 채 두달도 안돼 `현대증권은 바이코리아`라는 브랜드가 떠오를 정도로 일단 표면적으로는 `성공작`으로 평가받고 있으나, 이에대한 부정적 시각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우선 현대증권의 목표대로 1백조원의 천문학적인 펀드를 끌어들였을 경우 파생될 수 있는 문제점들에 대한 우려이다.
현재 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을 감안할 때 재벌의 `금융집중화 현상`이라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운용전략대로 주식편입비율이 50%일 경우 총 모집펀드의 절반인 50조원이 주식으로 편입될 수 있고, 현재의 시가총액 1백70조원중 30%이상이 현대증권의 바이코리아에 편입된다는 산술적 계산이 가능하다.
이 경우 웬만한 상장기업은 현대가 마음먹는대로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상황이 초래된다는게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즉 구체적으로 기업의 임원인사는 물론 경영간섭도 할 수 있을 뿐아니라 회사인수까지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지금 같이 다른 대형증권사들이 펀드판매경쟁에서 적당한 견제력을 갖지 못하고 현대증권의 독주가 이어질 경우 충분히 가정해 볼 수 있는 문제점이라는게 대다수 증권관계자들의 시각이다.
따라서 펀드에 편입된 주식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가질 수 없도록 제한하는 등의 구체적이고도 제도적인 사전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대는 이미 증권회사와 투자신탁은 물론 금융부문에서 보험, 신용카드, 파이낸스, 투자자문 등 무차별적인 영역확장을 해오고 있다.
현대증권의 바이코리아판매의 이면에는 구체적인 노림수가 개재된 시나리오가 있다는 설까지 제기되고 있어 더욱 충격적이다.
현대증권의 바이코리아 판매이후 증시주변에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시나리오는 그룹계열주식 편입등을 통해 주가를 견인한 뒤 증시에서 유상증자 등 자금을 집중적으로 조달, 그룹의 최대 현안중 하나인 부채비율 축소를 추진하려 한다는 것.
실제로 최근 주식형 펀드인 `바이코리아`(Buy Korea)를 대대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현대증권 계열 그룹사 주가의 경우 펀드 판매 직전인 지난 2월말 이후 한달여만에 현대증권주를 포함한 일부 금융회사 및 제조업 회사등 18개회사(우선주제외)의 주가가 평균 35.2%나 되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 이같은 시나리오에 대한 가능성이 설득력을 얻고있다.
현대증권의 바이코리아 판매이후 증시에서 현대그룹계열사주식에 대한 대량거래가 형성되는 등 투자자들의 뇌동매매현상이 일어나는 기현상이 있었고, 현대산업개발주등 일부 계열회사주가의 경우 한달여만에 50%~1백28%에 이르는 상승폭을 기록했다.
최근 이뤄지고 있는 현대증권의 비번한 인력이동에 대해서도 결코 단순한 인사이동이 아니라는 해석도 있다.
바이코리아 판매이후 현대투신 및 운용사 사장이 수시로 현대증권에 불려들어가고 있는 정환이나 투신운용사에서 채권을 담당하고 있는 일부 팀장급 직원들에 대해 원칙없는 인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인사이동과 펀드운용이 일정한 연계성을 갖고 있지 않느냐는 추론을 낳고 있다.
실제로 회사 내부 관계자들도 "펀드 운용이 시스템적으로 가동되기보다는 특정임원이나 특정관계자들의 깊은 관여와 영향력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 이러한 시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증기전문가들은 이같은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일반투자가들이 입게될 피해를 더욱 우려하고 잇다.
현대가 앞서지적한대로 자금조달을 해간 뒤 주가가 하락하게 되면 결국 피해는 일반투자자들이 입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현대그룹은 이미 지난해 현대건설 2천3백억원 등 10개사 17건에 총 1조8천2백75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바 있으며, 금년들어서도 현대상선 2천3백40억원 등 9개사 9건에 총 2조1천27억6천7백만원의 유상증자를 단행, 대규모 자금을 증시에서 집중적으로 조달해간 바 있다.
임상희 기자 lim@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