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끝난 IMF와의 99년도 제2차 정례 협의 내용에는 유감스럽게도 이 문제에 관한 뚜렷한 결론을 찾기 어렵다. 정부의 발표 내용상에는 ‘한국은행의 외환시장 개입은 가용외환보유고를 6백억 달러 이상 확충되도록 하면서 스무딩 오퍼레이션(Smoothing Operation)에 제한한다’고 표현돼있다. 2/4분기와 달라진 것은 ‘6백억달러’라는 가용 외환보유고 확보목표가 명시돼있는 정도. 따라서 발표내용상으로만 보면 우리 외환당국의 환율정책 재량권은 특별한 변화가 없는 셈이다. 여기서 ‘6백억달러’는 현실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 이미 가용 외환보유고가 6월말 기준으로 이 숫자를 넘어서있으며, 현재추세라면 보유고가 줄어들 가능성은 높지 않기 때문.
시장관계자들은 오히려 IMF가 외환보유고 ‘캡’을 씌우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들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에도 외환당국은 ‘정책적 재량권이 확실하다’고 완강히 주장했지만, 시장에 드러난 현상은 반대상황임을 입증했다. 한은의 시장개입은 상반기 내내 소극적이었으며, 완만했다. 월초, 월말에는 다소 개입이 강해지고, 월중에는 개입이 현저히 약해지는 양태가 되풀이됐다. 전문가들 가운데는 그 이유가 ‘외환보유고 상한선’에 대한 IMF의 가이드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월별로 ‘캡’을 씌우고 그 이상으로 넘어갈 수 없도록 협의가 됐기 때문에 한은의 행동반경이 극도로 위축됐을 것이라는 추측. 그 숫자도 대략 매월 무역수지 흑자규모와 연동돼있다는 계산까지 나오고 있다.
한은의 환율정책이 확연히 강성으로 돌아선 것은 이달들어서 부터로 관측된다. 시중은행을 통한 직개입에 나서고 강력한 수급조절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따라서 시장관계자들은 IMF와의 정례 협의를 앞두고 환율정책과 관련한 모종의 변화가 가시화된 것 아니냐는 분석들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번 협의 발표문안만으로 보면 어떤 변화가 있는지는 전혀 읽을 수가 없다는 점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시장개입을 ‘스무딩 오퍼레이션’에 국한시킨다는 문구가 유난히 강조된 듯한 느낌이어서 공개되지 않은 이면의 협의내용이 어떤 것이냐를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하반기 외환시장에서 우리 당국의 역할이 어떤식으로 발휘될지는 모호하기만 하다.
성화용 기자 yong@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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