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권의 2차 구조조정이 피할수 없는 대세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요 은행의 경영진 및 기획담당 간부들은 생존 전략차원에서 시나리오 검토 및 대안모색 작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전성 분류기준의 개편을 앞두고 있고 내년부터 예금자보호장치가 느슨해지는 등 경영환경에 결정적인 변수들이 대기하고 있는데다, 급격한 대출시장의 경색, 소매금융부문의 경쟁 격화, 외국은행의 진입가능성등 여러 요인에 비추어 시장내 위상이 불확실한 은행들은 또다시 도태할 수 밖에 없다는 위기감에 전전긍긍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상당수 은행들은 새로운 합병과 합작 또는 전략적 제휴, 자본금의 확대등 활로 모색을 위한 대안마련작업을 진행중이다. 충북은행에 이어 현대강원은행과의 합병을 앞두고 있는 조흥은행은 국민, 주택, 신한등 소매금융부문에 특화된 은행과의 추가 합병을 가상의 대안으로 설정, 확실한 리딩뱅크로 자리잡는 방안을 구상중이다. 외환은행 역시 합병을 통한 대형화를 2차구조조정의 유력한 대안으로 보고 있다. 외환은행 고위관계자는 “한동안 파트너로 물망에 오르내렸던 국민은행을 포함, 어떤 가능한 합병조합에 대해서도 기피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경기은행 인수 이후에도 규모의 한계에 노출돼있는 한미은행은 2천5백억원의 증자 계획을 발표, 2차구조조정에 앞서 적정자본의 확보 및 대형화를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삼성, 대우, BOA등 3대주주가 공히 증자를 부담스러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동혁 행장이 과감한 증자계획을 공개한 것은 그만큼 긴박한 상황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올들어 은행권에서 자금마진율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하나은행도 경영지표상의 현재 단면과 무관하게 2차구조조정에 대한 위기감이 심각하다. 하나은행이 최근 씨티은행을 포함, 3~4개 외국은행을 대상으로 지분참여 및 경영권 일부이양 등을 모색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국민은행 역시 최근 증자 및 CB발행을 통해 골드먼삭스를 최대주주로 끌어들였으며, 주택은행도 전략적 제휴선을 찾고 있다. 일부 시중 은행은 제일, 서울은행의 해외매각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판단, 당국과의 협상을 통해 P&A방식으로 이들을 흡수하는 방안도 검토중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성화용 기자 yong@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