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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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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1999-10-05 14:15

“당국 수뇌부 금융정책 언급 너무 가볍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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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부 장관, 한국은행 총재등 금융당국의 수뇌부는 물론이고 대통령까지 나서 환율, 금리등 주요 경제지표에 대해 하루가 멀다하고 ‘해석’과 ‘지침’을 제시, 오히려 시장의 신뢰를 잃고 정책주관자로서의 영향력도 떨어지는 부작용을 자초하고 있다. 특히 당국은 외화수급 조절을 통한 환율방어 방침을 공식 천명한 후에도 1개월 가까이 달러수요를 촉발시키지 못해 불신을 사고있는가 하면 최근 고위당국자들이 잇따라 강조하고 있는 ‘저금리 정책기조’ 역시 논리적 설득력이 약할 뿐 아니라 구체적인 정책수단이 상응하지 못해 시장 참여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당국 수뇌부의 정책적 발언이 지나치게 잦고 무게가 실리지 않아 반나절의 영향도 못미치는 것은 그 자체가 ‘정책리스크’로 시장의 안정성을 저해한다는 점에서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철환 한은총재가 26일 한 조찬간담회에서 저금리 정책기조를 유지할 것이며 금리를 추가인하할 여력이 있다는 내용을 공식 언급했다. 이에 앞서 신임 강봉균 재경부장관도 25일 취임하자마자 저금리정책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히는 등 금융당국 수뇌부가 잇따라 금리정책에 대한 강력한 지침을 천명했다. 김대중 대통령까지도 최근 외신과의 회견에서 ‘금리가 높거나 낮다는 보고를 받은 바 없으며, 고금리정책은 고려한 바 없다’는 요지로 답변하는 등 정부 최고위층들이 총동원돼 저금리 정책을 역설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시장’은 고위당국자들의 잇단 발언에도 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6일 전총재 발언이 전해진 후에도 채권시장에서 금리는 한 때 10bp까지 하락했으나, OTC시장에서 다시 유통수익률이 반등, 만기별로 5bp 가량 떨어지는선에서 그쳤다. 지난 25일의 채권수익률 급락은 강장관의 언급보다는 농협등 일부 메이저들이 비정상적인 거래 패턴에 기인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고위 당국자들이 잇따라 ‘저금리’를 강조하는데도 시장의 반응이 회의적인 것은 그동안 너무 잦은 언급으로 희소가치를 잃은데다, 그에 상응하는 정책적 수단 또는 시장조정능력이 뒤따르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재경부는 이규성 前장관의 입을 빌어 지난달 말 ‘강력한 외화수급조절정책으로 환율을 적정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지만, 최근까지 재경부는 외화수요 촉발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금리 추가인하 여력’를 언급하면서 다른쪽에서는 경기호전과 상향조정된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홍보하는 등 원론적으로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이와함께 재경부장관과 한은총재, 심지어 대통령까지 나서서 하루가 멀다하고 금리, 환율등의 지표를 설명하고 묵시적인 가이드를 제시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성화용 기자 yong@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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