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정부당국 및 금융계에 따르면 재경부는 지난주와 금주 잇달아 은행들에 대해 무분별한 외자도입을 중단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재경부는 내수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증시가 과열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경제 연구기관들이 올해 성장률을 3~4% 수준으로 상향 전망하고, 잇단 외화 유입으로 자본 및 경상수지가 모두 호조를 보임에 따라 은행들의 외화차입은 물론 외자유치 전략도 수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경부는 현재 전략적 제휴나 DR 발행으로 외자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한미 주택 한빛 조흥은행 등에 대해 이를 중단하고 우선 국내 증시를 통해 증자를 유도하기로 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골드만삭스로부터 5억달러를 들여왔지만 이는 전략적 제휴가 아닌 단순 외자유치로 굳이 해외에서 자본을 들여올 필요가 없었다"고 밝혔다. 재경부는 한빛 조흥은행에 대해서는 금감위에 제출한 기존 MOU를 고쳐서라도 우선 국내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고 해외자본과의 전략적 제휴는 장차 정부지분을 매각할 때 활용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재경부는 6월말까지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은행 지분 매각 방안을 마련할 계획인데, 국내 증시가 아닌 장외시장을 통해 해외 투자가나 또다른 기관투자가에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있다.
한편 재경부는 현재 막바지 협상이 진행중인 뉴브리지 캐피털과의 제일은행 매각에 있어서도 최근의 변화된 경제여건을 반영, 배드뱅크로 이전하는 자산은 고정이하 부실여신으로 제한하기로 하는 등 강경입장으로 선회했다.
외자유치에 대한 정부의 이같은 입장 변화는 4월들어 급격 호전되고 있는 국내 경제 여건을 반영, 조건을 따져 외자를 유치하겠다는 전략 외에도 태국이나 멕시코 등 우리와 함께 구조조정을 했던 세계 다른 나라들도 메이저 뱅크의 외국은행화에는 신중했으며 모든 국내 은행을 외국계화하는 것은 장차 시각한 문제가 될 수 있고 위험한 실험이 될 수 있다는 정부와 금융계 일각의 신중론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종면 기자 myu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