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은행 노사양측은 지난 4일 하오 진통끝에 합의문에 서명했다. 1~3급 감축 숫자를 당초의 3백56명에서 2백82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이와함께 4급이하 직원들에 대한 추가 감축은 하지 않되 만약 인력 감축이 필요할 때는 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은행장실 점거농성 사태로 까지 악화됐던 한빛은행 노사갈등이 14일만에 합의안을 도출하고 타결된 데는 한빛은행 노사 양측의 노력외에도 금감위와 금감원이 한발 물러선 데도 원인이 있다. 금융당국은 인력 감축숫자를 줄이는데 강한 거부감을 보였지만 계속 강공책을 펼 경우 상급단체인 노총의 노사정위 탈퇴를 유발하는 등 심각한 상황으로 몰릴 수도 있다고 판단, 양해를 했다.
그러나 금감위와 금감원은 이번 한빛은행의 상위직 감축을 둘러싸고 빚어진 노사마찰에 대해 실망감을 표시하고 있다. 한빛은행 경영진이 제대로 대처를 했다면 조흥은행이나 외환은행처럼 갈등없이 쉽게 풀 수도 있었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 일각에서는 한빛은행 경영진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크게 각성해야 한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감위와 금감원은 또 지난 3일 저녁 노총, 금융노련, 한빛은행 노조관계자들과 경영진간에 몸싸움이 벌어진 이후 김진만행장이 4일부터 6일까지 은행에 출근하지 않는등 사태가 수습되지 않고 있는데 대해서도 우려하는 분위기다. 한빛은행이 하루빨리 자리잡으려면 최고 경영자의 리더십이 결정적으로 중요한데 이번 일로 김행장이 상처를 받았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는 것. 금감위 및 금감원 관계자들은 "그렇다고 김행장에게 은행에 나오라고 재촉할 수도 없고 답답할 뿐"이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한편 한빛은행 임원들과 본점 부서장들은 6일 상오 긴급 대책회의를 갖는 등 수습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한빛은행 임원 및 본점 부서장들은 앞으로는 모든 간부들이 적극 나서 노사관계를 정상화시키는데 노력하고 김행장이 하루빨리 업무에 복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경영진이나 간부들의 반성이나 분발만으로 앞으로 한빛은행 노사가 화합하면서 조기에 경영을 정상궤도로 끌어올릴 수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유독 한빛은행이 상위직 감축을 둘러싸고 진통을 겪고 있는 데는 노조가 통합되지 않는 데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또 구 상업, 한일은행 직원들간에 진정으로 서로를 신뢰하는 풍토 조성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진정한 리딩뱅크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종면 기자 myu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