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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 폴란드에 첫 해외 유도미사일 공장 착공…'수출국'을 '생산기지'로

정진아 기자

urzinnie@fntimes.com

기사입력 : 2026-11-05 16:38

한화에어로-WB 합작법인, 사거리 80km급 천무 유도미사일 현지 생산 예정
K9·천무 수출 이어 미사일 현지생산으로 협력 확대…양국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향후 다양한 사거리 유도미사일 생산 가능…유럽 방산시장 현지화 가속

지난 4일 폴란드 고주프 비엘코폴스키에서 열린 천무 유도미사일 생산공장 착공식에서 한국과 폴란드 양국 정부·군 및 방산업계 주요 관계자들이 시삽을 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폴란드 방산기업 WB일렉트로닉스의 합작법인인 한화WB어드밴스드시스템(HWBAS)은 이 공장에서 폴란드형 천무(HOMAR-K)에 탑재되는 사거리 80km급 유도미사일(CGR080)을 생산할 계획이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난 4일 폴란드 고주프 비엘코폴스키에서 열린 천무 유도미사일 생산공장 착공식에서 한국과 폴란드 양국 정부·군 및 방산업계 주요 관계자들이 시삽을 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폴란드 방산기업 WB일렉트로닉스의 합작법인인 한화WB어드밴스드시스템(HWBAS)은 이 공장에서 폴란드형 천무(HOMAR-K)에 탑재되는 사거리 80km급 유도미사일(CGR080)을 생산할 계획이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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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진아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폴란드에 첫 해외 유도미사일 생산공장을 짓는다. K9 자주포와 천무 발사대를 팔아온 폴란드를 유도미사일까지 만드는 생산기지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유럽이 역내 무기 우선 구매로 문턱을 높이는 가운데, 현지생산으로 이를 넘겠다는 전략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2028년 완공·2030년 양산…천무 핵심 탄약, 폴란드서 만든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4일(현지시간) 폴란드 고주프 비엘코폴스키에서 WB그룹과 세운 합작법인 HWBAS(Hanwha WB Advanced Systems)의 유도미사일 생산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해외에 유도미사일 생산시설을 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장에서는 지난 7월 초부터 사전 착공 작업이 진행돼 왔다.

착공식에는 마그달레나 솝코비아크차르네츠카 폴란드 국방부 차관, 정재준 방위사업청 기반전력사업본부장, 태준열 주폴란드 한국 대사, 이부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피오트르 보이치에호프스키 WB그룹 회장 등 양국 정부와 방산업계 관계자 250여 명이 참석했다.

공장은 약 116만m² 부지에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지어진다. 폴란드형 천무 '호마르-K(HOMAR-K)'에 탑재하는 사거리 80km급 유도미사일(CGR-080)을 생산한다. 설비 구축과 기술이전, 시험·인증을 거쳐 2029년 말 초도 생산에 들어가고, 2030년부터 본격 양산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건설·운영 과정에서 200명 이상 신규 채용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천무는 발사차량 1대로 1분 안에 최대 12발의 로켓을 연속 발사할 수 있는 다연장로켓 체계다. CGR-080은 239mm 구경의 정밀 유도미사일로, 위성항법장치(GPS)와 관성항법장치(INS)를 결합해 정확도를 높였다. 그동안 국내에서 생산해 실어 보내던 핵심 탄약을 폴란드 현지에서 직접 만들게 되면서 납기 단축과 안정적인 탄약 공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HWBAS는 현지 부품·소재 조달을 늘리고 협력업체 공급망도 꾸릴 계획이다.

유럽 '방산 블록화' 넘는 현지화…호주·루마니아·미국 이어 생산망 확대

공장에서 나올 물량은 계약으로 정해진 상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2월 폴란드 군비청과 CGR-080을 공급하는 약 5조6000억 원 규모의 천무 3차 실행계약을 맺었다. 2022년 1차(약 5조357억 원), 2024년 2차(약 2조2000억 원) 계약을 합하면 천무의 폴란드 누적 수출액은 약 12조8000억 원이다. HWBAS는 지난해 9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51%, WB그룹 자회사 WB일렉트로닉스 49% 지분으로 설립 계약을 맺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생산기술과 노하우를 HWBAS에 넘긴다.

현지생산을 택한 배경에는 유럽의 '방산 블록화'가 있다. 유럽연합(EU)은 세이프(SAFE) 기금을 앞세워 유럽산 무기 우선 구매를 장려하고 있다. 완제품 수출만으로는 유럽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기 어려워진 셈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향후 폴란드군 수요에 따라 다른 사거리의 유도미사일로 생산 범위를 넓히고, 폴란드를 유럽 내 유도미사일 생산·공급 거점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해외 생산망은 빠르게 늘고 있다. 2024년 8월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에 국내 방산기업 첫 해외 생산기지 'H-ACE'를 완공했고, 지난 3월 레드백 장갑차 생산을 위한 2단계 증축을 마쳤다. 루마니아에서는 지난 2월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를 만들 'H-ACE Europe'을 착공했다. 미국에서는 아칸소주 파인블러프에 22억 달러(약 3조 원)를 들여 155mm 포탄 구성품과 추진장약 생산시설을 짓겠다고 지난 9월 발표했다. 최근에는 독일에서도 공장 부지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단기 실적은 숨 고르기 국면에 들어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45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줄었다. K9·천무 납품 일정이 4분기로 몰린 데다 대전사업장 사고 영향이 겹쳤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4분기 폴란드향 K9과 천무 인도가 집중되면서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3분기 말 지상방산 수주잔고는 약 35조 원이다.

전진철 HWBAS 법인장은 "이번 착공은 한국의 첨단 유도미사일 기술을 폴란드의 자체 생산 역량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첫걸음"이라며 "현지 생산 기반을 체계적으로 확충하고 한·폴 방산협력과 현지화 수준을 한 단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부환 대표는 "폴란드는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 수출을 통해 신뢰를 쌓아온 핵심 전략적 파트너"라며 "폴란드와의 산업협력을 더욱 확대하고 유럽 방산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진아 한국금융신문 기자 urzinni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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