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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사회 주도권 독립이사에 넘긴다

정진아 기자

urzinnie@fntimes.com

기사입력 : 2026-10-14 16:57

㈜한화 이사회 의장에 권익환 독립이사 선임
한화솔루션, 2024년부터 이사회 의장에 독립이사
한화에어로·한화엔진 2027년부터 변경
이사회 직속 전담 지원 조직 ‘이사회 사무국’ 신설

권익환 (주)한화 이사회 의장. /사진=(주)한화

권익환 (주)한화 이사회 의장. /사진=(주)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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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진아 기자] 한화그룹이 이사회를 이끄는 자리를 경영진에서 독립이사로 옮기고 있다. 대표이사가 겸하던 이사회 의장 자리를 외부 인사에게 넘기고, 독립이사들이 주요 안건을 스스로 따져볼 수 있는 장치도 함께 갖추는 방향이다.

독립이사는 기존 사외이사로, 회사 경영진이나 대주주와 이해관계가 없는 외부 인사가 이사회에 들어와 경영을 감시하고 견제하도록 둔 자리다.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를 소집하고 회의를 이끄는 사람으로, 어떤 안건을 어떻게 올리고 논의할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대표이사가 의장을 겸하면 경영을 하는 사람이 그 경영을 감시하는 회의까지 이끄는 것이다.

㈜한화, 이사회 의장에 ‘법률 전문가’ 권익환 독립이사 선임

㈜한화는 14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권익환 독립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그동안 의장은 김우석닫기김우석기사 모아보기 ㈜한화 대표이사가 맡아왔다. 이는 이사회 규정에 따라 이사회에서 의장을 뽑아왔고, 이 자리를 건설부문 대표이사가 겸해왔던 구조다. 김 대표는 지난해 12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새 의장인 권익환 독립이사는 사법연수원 22기 출신 법률 전문가다. 법무부 기획조정실장과 대전지검장, 서울남부지검장 등을 지냈다. 이로써 검사장 출신 법률가가 ㈜한화 이사회를 이끌게 됐다.

권 의장은 2022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한화 사외이사로 처음 선임됐다. 이후 2024년과 2026년 두 차례 연임했고 현재 임기는 2028년 3월까지다. 그동안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와 법률 전문성을 바탕으로 경영 전반에 조언해왔다. 이사회 안에서는 내부거래위원장과 감사위원회 위원, ESG위원회 위원을 맡아왔다. 내부거래위원회는 계열사 간 거래가 공정한지를 들여다보는 조직이다.

한화그룹은 권 의장이 법률과 자본시장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균형 잡힌 의사결정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 이사회는 지난 6월 말 기준 사내이사 3명과 독립이사 4명 등 7명으로 구성돼 있다. 독립이사가 이미 과반이었는데, 이번에 회의를 이끄는 자리까지 독립이사가 맡게 됐다. 이사회를 소집하고 안건 논의를 이끄는 권한이 경영진 밖으로 넘어간 것이다.

한화솔루션부터 시작…한화에어로·엔진은 2027년 상반기

그룹 안에서 독립이사 의장을 먼저 도입한 곳은 한화솔루션이다. 한화솔루션은 2024년부터 독립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해왔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도 독립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기로 하고 절차를 밟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이달, 한화오션은 11월 안에 이사회 결의 등을 거쳐 선임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연말까지 두 회사가 합류하면 이번 계획에 이름을 올린 6개 계열사 가운데 4곳의 이사회를 독립이사가 이끌게 된다. 한 회사에서 시작한 독립이사 의장 체제가 그룹 전반으로 넓어지는 셈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엔진은 상법 개정안 시행 등 이사회 운영과 관련한 외부 환경 변화에 맞춰 이사회 구성을 일부 재정비한 뒤, 2027년 상반기 안에 독립이사 의장을 선임한다는 목표다.

개정 상법은 지난 7월부터 일정 규모 이상 상장사의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바꿨다. 이사회 내 독립이사 비율도 4분의 1에서 3분의 1 이상으로 높였다. 이사가 회사뿐 아니라 주주 전체의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충실의무도 명확히 했다. 한화그룹의 이번 조치는 이 같은 비율 요건과 별개로 이사회 운영의 주도권 자체를 독립이사에게 넘긴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한화그룹은 독립이사 의장 선임이 주요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서 견제와 균형을 제도로 굳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기준에 맞는 지배구조를 갖추고 시장의 신뢰를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독립이사로만 꾸린 '특별위원회'…이사회 사무국도 신설

한화그룹은 의장 교체와 함께 이사회 권한을 실제로 뒷받침할 장치도 마련한다.

먼저 '특별위원회'의 운영 근거를 이사회 규정에 명문화한다. 특별위원회는 독립이사로만 구성되는 비상설 자문기구다. 상설 조직이 아니라 필요한 사안이 생길 때 열린다. ㈜한화 이사회에는 현재 감사위원회와 독립이사후보추천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ESG위원회, 보상위원회 등 5개 소위원회가 있는데, 특별위원회는 이와 별도로 운영된다.

대상은 주주 사이에 이해가 엇갈릴 우려가 있거나 사회적 관심이 높은 주요 결정이다. 이런 안건이 생기면 특별위원회가 내용을 미리 검토하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검증한다. 주주 권익 보호와 절차적 공정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자문기구인 만큼 결정권은 없지만, 민감한 안건에 대해 독립이사들이 먼저 공식적으로 의견을 낼 통로가 생기는 것이다.

각 계열사에는 이사회 직속 전담 지원 조직인 '이사회 사무국'도 새로 만든다. 사무국은 이사회 운영을 돕고, 주요 안건과 관련한 정보를 이사들에게 미리 충분히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사들이 독립적이고 실효성 있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는 것이다.

㈜한화의 경우 지금은 기획관리팀 6명이 이사회와 소위원회 운영, 안건 검토와 상정, 의사록 관리 등을 맡고 있다.

㈜한화와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주요 상장사는 의장 선임 일정과 별도로 11월까지 이사회 결의와 규정 개정 등을 거쳐 특별위원회 설치 근거 명문화와 사무국 신설을 마칠 계획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이사회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고 나아가 주주가치 제고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며 "지배구조 선진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투자자의 신뢰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진아 한국금융신문 기자 urzinni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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