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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고려인 정착 응원”…롯데장학재단, 동포 지원 첫발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10-16 11:00

장혜선 이사장 “복지 사각지대 지원…향후 성인까지 확대 검토”
경기·인천 고려인 아동·청소년 65명 생활지원금·한국어교육 제공

장혜선 이사장. /사진제공=롯데장학재단

장혜선 이사장. /사진제공=롯데장학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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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낯선 땅에서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며 새로운 삶의 터전을 일궈 온 고려인 선조들과 일본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했던 신격호닫기신격호기사 모아보기 명예회장님의 삶에는 도전과 개척의 정신이 담겨 있습니다. 앞으로 고려인 분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뭐가 더 필요한지, 유익한지 살피겠습니다.”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의 집’에서 열린 ‘신격호 롯데 고려인 지원사업’ 전달식에서 “이번 사업은 고려인 분들과 함께하는 첫 사업입니다. 우리 민족이지만, 막상 한국이란 낯선 땅에 왔을 때 겪는 어려움이 많을 거란 생각에 이번 사업을 기획하게 됐습니다”라고 말하며 이같이 다짐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외손녀인 장혜선 이사장은 낯선 땅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해야 했던 고려인들의 처지를 언급하며 일본에서 사업을 일군 외할아버지의 삶을 떠올렸다.

‘신격호 롯데 고려인 지원사업’은 강제이주의 역사를 간직한 고려인의 후손들이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올해 처음 마련된 사업이다. 롯데장학재단은 국내 체류 고려인이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 주목했다. 재외동포청에 따르면 국내 체류 고려인은 2013년 약 2만1000명에서 2024년 약 10만7000명으로 약 5배 증가했다.

장 이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사업 추진 배경에 대해 “재단이 글로벌 사업을 많이 하고 있지만, 제1순위는 한국인을 돕는 것”이라며 “한국인을 도우면서도 글로벌 사업과 연결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늘 고민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고민의 결과가 고려인 지원사업”이라며 “우리와 같은 뿌리를 가진 고려인들이 한국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재단이 신규 사업을 추진할 때 중점을 두는 부분은 복지 사각지대다. 기존 지원 제도만으로 충분한 도움을 받기 어려운 대상을 발굴하고, 이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지원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장혜선 이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답하는 모습. /사진=박슬기 기자

장혜선 이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답하는 모습. /사진=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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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혜 롯데재단 사업담당자는 “지난 10년간 국내 체류 고려인이 약 5배 증가하는 과정에서 언어와 주거, 취업 등 복합적인 어려움이 나타났다”며 “특히 한국어 의사소통 문제는 지속적으로 겪는 어려움 중 하나이며, 일자리 문제도 주요 과제로 파악됐다”고 언급했다.

이에 재단은 올해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 굿네이버스와 협력해 국내 거주 고려인 동포의 51.4%가 거주하는 경기·인천 지역에서 위기가정 아동·청소년 65명을 선발, 총 1억 원 상당의 생활지원금과 한국어교육을 제공할 예정이다.

지원 방식은 지역별 고려인 단체의 수요를 반영해 세분화했다. 25명에게는 생활지원금과 한국어교육을 함께 제공하며, 1인당 지원 규모는 약 152만 원 상당이다. 30명에게는 1인당 150만 원의 생활지원금을, 나머지 10명에게는 1인당 약 100만 원 상당의 한국어교육을 돕는다.

특히 한국어교육은 학생들의 언어 수준과 지역별 특성을 고려해 차별화했다. 기초 한국어 학습이 필요한 인천 지역 아동에게는 학습지를 활용한 교육을 준비했다. 일정 수준의 한국어 능력을 갖춘 경기 지역 아동에게는 동화책을 활용한 문해력 교육과 체험학습 등을 진행한다.

황정혜 담당자는 “아동·청소년의 한국어 수준에 따라 교육방식을 달리하고 있다”면서 “기초가 필요한 아이들에게는 학습지를 활용하고, 일정 수준을 갖춘 아이들에게는 동화책과 참여형 수업 등을 통해 문해력을 높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교육 전후에는 한국어 능력평가를 실시해 학습 성과도 점검할 계획이다. 단순히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언어 능력이 얼마나 향상됐는지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고려인 지원사업 전달식. /사진=박슬기 기자

고려인 지원사업 전달식. /사진=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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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업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사업과 별도로 운영된다. 롯데장학재단과 굿네이버스가 협력하고, 굿네이버스와 파트너십을 맺은 경기·인천 지역 고려인 단체들이 참여하는 방식이다.

이날 현장에는 지원 대상인 고려인 아동·청소년들이 참석했다. 아직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은 다소 낯선 분위기 속에서도 자신들을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의 의미를 되새겼다. 재단과 지원 단체 관계자들은 아이들이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겪는 언어적·문화적 어려움을 언급하며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어종욱 굿네이버스 ESG사회공헌협력실장은 “고국으로 돌아온 고려인 아동·청소년들은 새로운 환경에서 낯선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며 “낯선 언어와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대한민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의미 있는 동행을 하게 됐다”며 “생활지원금과 한국어교육 등이 아이들의 안정적인 정착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조유리 대한고려인협회 사회법률위원장도 언어 문제를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고려인 가정의 아이들은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아 학교 수업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학교생활에 적응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사업이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감사를 표했다.

재단은 올해 사업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지원 방향을 검토할 계획이다. 아동·청소년 중심의 사업을 성인까지 넓히는 방안도 가능성으로 열어뒀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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