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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가 CEO·CFO 다 바꾼 까닭은

정채윤 기자

chaeyun@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5-11 00:00

현장형 CEO 김성수 전면 배치
전략가 CFO 이종호 체질 개선
유선한계 넘어 ‘AI 인프라ʼ 도약

▲(왼쪽부터) 김성수 SK브로드밴드 사장, 이종호 SK브로드밴드 코퍼레이트센터장

▲(왼쪽부터) 김성수 SK브로드밴드 사장, 이종호 SK브로드밴드 코퍼레이트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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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채윤 기자] SK브로드밴드가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동시에 교체하며 본격 체질 개선에 나섰다.

국내 가구 중심 통신·미디어 사업이라는 기존 수익 모델에서 벗어나 글로벌 빅테크 데이터 수요를 흡수하는 ‘AI(인공지능) 인프라 기업’으로 정체성을 재편하겠다는 그룹 차원 전략적 포석이라는 평가다.

현장 전문 CEO

SK브로드밴드는 올해 3월 김성수 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김성수 사장은 그룹 내에서 잔뼈가 굵은 ‘현장통’이자 마케팅 전문가다. 30년 넘게 SK그룹에 몸담으며 SK텔레콤 스마트디바이스본부장, MNO(이동통신) 마케팅그룹장, 유통지원그룹장, 영업본부장 등 마케팅·영업 분야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21년부터는 SK브로드밴드와 SK텔레콤 커스터머사업부장을 겸임하며 통신 서비스의 고객 접점을 혁신하고, 지난해에는 SK브로드밴드 유선·미디어사업부장을 맡았다.

그가 CEO로 발탁된 이유는 명확하다. 기술적 완성도를 넘어 AI 기술이 실제 산업 현장과 고객 접점에서 어떻게 수익화할 수 있는지를 설계할 실전형 리더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SK브로드밴드는 올해 신년사 등을 통해 “시장 한계 정면 돌파”를 경영 목표로 제시했다.

이는 성장이 정체된 유료방송과 초고속인터넷 시장 굴레를 AI 기술력으로 끊어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성수 사장은 취임 이후 고객 신뢰 회복과 AI 혁신을 최우선 과제로 내걸며, 통신 네트워크 기반 위에 AI 서비스를 얹어 실질적 매출을 창출하는 AI 중심 체질 개선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과거 공급자 중심 인프라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수요자 요구를 반영한 ‘AI 최적화 인프라’로 기업 가치를 증명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전략형 CFO 투입

재무 컨트롤타워인 CFO 자리에는 이종호 코퍼레이트센터장을 선임했다. 그는 1997년 SK텔레콤 입사 이후 티맵모빌리티 CEO, SK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지원팀장을 거치며 그룹 핵심 전략과 재무를 두루 경험한 인물이다.

이종호 센터장이 중책을 맡은 것은 SK브로드밴드가 단순한 통신 사업자를 넘어, AI 인프라를 전담하는 투자형 통신사로 체질을 개선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특히 회사가 핵심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는 AIDC(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사업은 막대한 초기 자본이 필요한 장기 사업이다. 단순히 비용을 줄이는 수동적 재무 관리로는 성과를 내기 어렵고, 자산 효율화와 투자 재원 마련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SK브로드밴드는 과거 FI(재무적투자자) 참여로 인해 발생하던 고배당 압박에서 과감히 탈피했다. 순이익을 상회하던 초과 배당 기조를 멈추고, 확보된 현금을 인프라 구축에 재투자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완전히 틀었다.

이러한 전략적 선회는 실질적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회사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23년 1조1108억 원 ▲2024년 1조1928억 원 ▲2025년 1조3337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늘어난 현금 유입은 과감한 투자 확대로 이어졌다. 투자활동 현금 소진 규모 역시 2023년 1조644억 원에서 지난해 1조2536억 원으로 늘어났다.

비록 미래 성장을 위한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부채비율은 2024년 125%에서 지난해 144%로 다소 상승했으나, 이는 자본 집약적 AIDC 사업 특성상 일시적인 성장통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재 SK브로드밴드는 이종호 센터장 지휘 아래 자산 효율화와 미래 투자를 잇는 ‘재무 리밸런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은 선택과 집중이다. SK스토아, 미디어S 등 성장성이 둔화된 미디어 자산은 과감히 정리했다.

이렇게 확보한 투자 실탄을 AIDC 등 고성장 인프라와 기술 내재화에 집중 배분하고 있다. 이는 SK브로드밴드를 단순 내수 미디어 기업에서 그룹 AI 인프라 중추로 탈바꿈시키려는 재무적 초석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과 역할 분담

SK브로드밴드가 김성수 사장과 이종호 센터장을 영입한 이유는 기존 유선 중심 사업 구조를 AIDC로 완전히 옮기기 위함이다.

이러한 전략적 선회의 핵심은 SK텔레콤과의 협업 모델 재정립이다. 이를 위해 양사는 데이터센터 사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DC본부’를 신설했다.

본부는 정석근 SK텔레콤 AI CIC장이 총괄한다. 김성수 사장 마케팅 안목과 이종호 센터장 재무적 뒷받침이 정석근 본부장 기술 전략과 맞물리는 구조다.

역할 분담도 한층 선명해졌다. SK텔레콤은 AI 기반 모델 개발과 솔루션 발굴에, SK브로드밴드는 안정적 데이터센터 운영과 인프라 고도화에 각각 집중할 계획이다. 과거 계열사 간 자원 중복 우려를 해소하는 동시에 그룹 전체 AI 밸류체인을 최적화하려는 계산이다.

정석근 AI CIC장은 최근 AIDC 경쟁 핵심이 모델 성능을 넘어 칩, 서버, 전력, 건물 설계까지 포함한 인프라 경쟁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이 과정에서 SK하이닉스(칩), SK에코플랜트(건물, 전력), SK이노베이션(액침냉각) 등 그룹사 역량을 결합하는 허브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계열사 간 유기적 결합이 SK브로드밴드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빅테크들을 유인하는 강력한 인프라 생태계를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사 꼬리표는 떼고...

SK브로드밴드가 지향하는 최종 목적지는 ‘글로벌 인프라 기업’이다. 과거 IPTV(인터넷 TV)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확대에 매몰됐던 수익 구조를 넘어, 데이터센터 입지부터 에너지 효율 최적화까지 AI 인프라 물적 토대를 완성하는 핵심 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 데이터 수요가 커지는 만큼, SK브로드밴드는 자사 네트워크와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핵심 고속도로 역할로 키울 계획이다.

데이터센터 운영에는 대규모 전력 확보, 지자체 인허가, 주민 수용성 등 복합적 과제가 뒤따른다. SK스토아 매각을 둘러싼 노조 반발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심사 역시 새로운 경영진이 풀어야 할 당면 리스크로 지적된다.

그럼에도 이번 CEO·CFO 동시 교체는 SK브로드밴드가 ‘통신사 자회사’라는 틀을 벗고 ‘AI 데이터 사업자’로 체질을 전환하기 위한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김성수 사장의 현장형 리더십과 이종호 센터장의 전략형 재무 운용이 맞물릴 경우, 향후 3~5년 내 SK브로드밴드가 AI 시대 데이터 허브로서 기업가치를 재평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현장 경험이 풍부한 CEO가 AI 서비스 수익 모델을 만들고, 전략통 CFO가 인프라 투자를 위한 자금 배분을 책임지는 ‘쌍끌이’ 체제가 구축됐다”며 “특히 SK텔레콤과의 AI 협업 체계가 구체화된 만큼, 내수 시장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빅테크 AI 인프라 수요를 흡수하는 전략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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