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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관리종목 해제 번복’ 재발 논란…공시 신뢰성 흔들린다

김희일 기자

heuyil@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4-30 15:18

번복된 공시 판단…거래소 신호 기능 흔들리는 구조적 허점

거래소는 현재 피해 투자자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신청을 접수 중이며, 다음 달 31일까지 접수를 받는다. 배상은 실제 손실액 범위 내에서 배상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사진=한국거래소

거래소는 현재 피해 투자자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신청을 접수 중이며, 다음 달 31일까지 접수를 받는다. 배상은 실제 손실액 범위 내에서 배상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사진=한국거래소

[한국금융신문 김희일 기자]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상장사 에스씨엠생명과학의 관리 종목 해제 결정을 하루 만에 번복하면서 투자자 손해배상 절차에 착수했다. 단순 행정 착오를 넘어 공시 판단 체계 전반의 신뢰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는 지난달 16일 에스씨엠생명과학을 관리종목에서 해제했다가, 다음 날인 17일 공시 해석 과정에서 오류를 확인하고 이를 다시 관리종목으로 재지정했다. 하루 만에 결정이 뒤집히면서 해당 기간 주가 변동에 따른 투자자 손실이 발생했다.

거래소는 현재 피해 투자자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신청을 접수 중이며, 다음 달 31일까지 접수를 받는다. 배상은 실제 손실액 범위 내에서 배상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또한 공시 담당 임원이 주관하는 ‘시장조치 협의체’를 통해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도 착수했다.

내부 공시 검증 절차를 보완하고,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 내부에서는 공시 해석 기준 적용 과정에서 일부 해석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개별 오류로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과거 일부 공시 정정 사례와 맞물려 판단 기준의 일관성 문제를 지적해 왔다.

공시 해석 기준의 모호성과 내부 검증 단계의 취약성, 책임 구조의 분절 등이 맞물리며 판단 오류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것이다. 관리종목 지정과 해제는 기업의 존속 가능성과 투자 위험을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핵심 시장 신호다.

관리종목 해제 여부는 기관·지수 편입과 직결돼 패시브 자금 유입과 유동성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단기간 판단 번복은 수급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 만에 판단이 번복된 것은 공시 시스템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훼손했다는 평가로 이어진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시는 시장 가격 형성의 기준 축인데, 그 기준이 번복 되면 시장은 공시 자체를 할인해 해석하게 된다”며 “결과적으로 거래소가 제공해야 할 신호 기능이 약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후 배상 체계 강화만으로는 신뢰 회복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사고 발생 이후 보전이 아니라, 사전 단계에서 오류를 차단하는 구조 개선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공시 해석 기준의 표준화, 다단계 검증 의무화, 외부 전문가 참여 확대, 사전 검증 시스템 고도화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결국 이번 사안은 개별 기업의 관리종목 조정 오류를 넘어, 거래소 공시 시스템이 시장의 핵심 신호 기능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시가 가격 형성의 기준이라는 점에서, 반복되는 판단 번복은 시장 신호 체계 전반의 신뢰를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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