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주택공급촉진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발표했다.
◇ 정부, 서울 3.2만호·경기도 2.8만호 등 주택 공급
이번 대책에 포함된 공급 물량은 총 5만9700호다. 지역별로는 서울 3만2000호, 경기 2만8000호, 인천 100호로 구성된다. 전체 공급 면적은 487만㎡로, 여의도 면적의 1.7배에 달한다. 주택 수 기준으로는 판교신도시의 약 두 배 규모다.공급 방식은 도심 개발 4만4000호, 노후청사 복합개발 1만호, 신규 공공주택지구 6000호로 나뉜다. 정부는 관련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도심 개발 물량에는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캠프킴 부지 등이 포함돼 약 1만2600호가 공급된다. 이외에도 노원구 태릉CC 6800호, 불광동 연구원 부지 1300호 등이 주요 공급지로 제시됐다. 노후청사 복합개발은 수도권 34곳에서 추진되며, 주택과 공공청사, 생활SOC를 결합한 형태다. 서울의료원 남측부지 518호, 성수동 옛 경찰기마대 부지 260호, 쌍문동 교육연구시설 1171호, 수원우편집중국 936호 등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신규 공공주택지구로는 경기 성남시 성남금토2·여수2 지구가 지정돼 총 6300호가 조성된다. 정부는 ▲국방연구원 ▲501정보대 ▲강서 군부대 ▲금천 공군부대 등 이전이 필요한 13개 부지에 대해 올해 중 공기업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추진한다. 또 과천 경마장 등 일부 사업에는 5년 한시 개발제한구역 해제 특례를 적용할 계획이다.
◇ 부동산 전문가 "방향 설정은 긍정적…실현 가능성은 글쌔"
다만 시장과 현장의 반응은 엇갈린다.양지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이번 대책을 두고 거점 집중형 공급이라고 평가했다. 수도권 6만호 중 용산과 과천 경마장에 약 40%가 집중돼, 광역적 수급 안정보다는 상징성 있는 대형사업지 발표에 무게를 뒀다는 설명이다.
양 위원은 “대책의 핵심 물량인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서울시와의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됐다. 서울시는 기반시설 한계를 이유로 8000호를 상한선으로 제시하고 있어, 향후 물량 축소나 사업 지연 가능성이 거론된다”며 “태릉CC 역시 과거 주민 반대로 무산된 전례가 있어 동일한 리스크가 상존한다”며 실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핵심 선호지역 공급 부족도 한계로 꼽힌다. 강남권 공급은 서울의료원·강남구청 부지 등을 모두 합쳐도 1000호 미만에 그친다. 현재 서울 집값 상승을 주도하는 강남·서초 핵심 입지의 수요를 흡수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구조적 공급 부족 문제 역시 해소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서울의 연간 주택 수요는 신규 가구 증가와 멸실 대체 수요를 합쳐 약 8만호로 추정된다. 이번 대책의 서울 공급분은 4년간 3만2000호로, 연간 환산 시 8000호 수준에 불과하다. 민간 정비사업과 공공 파이프라인을 모두 감안해도 연간 3만~4만호의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이번 대책은 실현 가능성과 핵심 입지 공급 측면에서 한계가 있으나, 중장기 파이프라인 가시화와 소형 주택 다변화 방향 등에서 정책적 진전을 보였다”며 “향후 용산 협의 타결, 민간 정비사업 규제 완화 등 후속 조치가 병행된다면, 본 대책이 중장기 공급 기반 구축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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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형기사 모아보기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정부가 가용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는 메시지로 보면 긍정적”이라면서도 “유휴부지 만으로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토지는 유한하고, 특히 도심에서는 장기적 공급 수단이 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이 위원은 “현 시점에서는 유휴부지를 활용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도심정비사업 등과 연결되는 큰 그림이 필요하다”며 “또한 개발·정비사업 등 기본적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사업추진과정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점진적인 진행이 올바를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조성 조감도./사진제공=용산구
◇ 용산구 “정부 정책, 주민 의견 없었다.”
이번 정부에 발표에 지자체와의 소통이 없었다는 목소리도 있다. 용산구는 정부가 발표한 용산국제업무지구 1만호 공급안에 대해 “자치구·주민 협의 없는 일방 통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용산구는 입장문을 통해 “주택 공급 정책은 주거환경은 물론 교육여건, 교통체계, 기반시설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자치구 및 주민과 어떠한 공식 협의도 거치지 않았다”며 “이는 기본적인 행정 절차와 용산구민의 입장을 무시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교육·교통·생활SOC 대책 없이 물량만 늘릴 경우 난개발과 사업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약 46만2000㎡(약 14만 평) 부지에 국제업무·상업·컨벤션·문화·숙박 기능을 집적해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로 조성되는 국가전략사업이다. 그러나 해당 면적에 1만 가구를 배치할 경우, 업무·상업시설에 고밀 주거까지 중첩되며 국제업무지구 특유의 전문성과 도시 기능이 훼손되고, 주거 위주의 고밀 개발지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는 설명이다.
용산구 측은 “정부안에는 학교, 도로, 교통대책 등 필수 기반시설 확보 방안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은 상태”라며 “기반시설 대책 없는 물량 중심 접근은 전형적인 난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중장기 공급 파이프라인 가시화라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단기 시장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민간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가 빠진 점도 아쉬운 대목으로 지적된다. 공급 확대 기조를 분명히 했다는 정책적 신호와 별개로, 실수요자의 판단을 바꿀 만큼의 구체성은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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