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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벤처스, AI 기반 헬스케어 베팅 ‘장기 회수전략' 구체화 [VC 회수 점검 (9)]

김하랑 기자

rang@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1-12 05:00

인공지능 기반 데이터·임상 인프라 벨류체인 구축
가지랩,세나클소프트 등 IPO 대신 M&A 가시화

카카오벤처스, AI 기반 헬스케어 베팅 ‘장기 회수전략' 구체화 [VC 회수 점검 (9)]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하랑 기자] 새정부 아래 벤처투자 시장이 다시 활력을 찾고 있다. 주요 운용사들은 다양한 회수 전략으로 성과를 내며 시장 회복세를 이끄는 모습이다. 주요 VC의 최근 회수 사례와 펀드 운용 현황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카카오벤처스가 인공지능(AI)을 축으로 한 헬스케어 투자에서 단기 상장 대신 장기 회수를 겨냥한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임상시험 운영, 의료 데이터 인프라, 비임상 AI 분석 등 데이터·임상 전반을 아우르는 벨류체인을 구축하며, 상장까지 긴 시간이 소요되는 헬스케어 특성을 감안해 M&A 중심의 회수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글로벌 빅파마 협업 여지 및 헬스케어 플랫폼 눈길

카카오벤처스의 헬스케어 투자는 단일 서비스보다 글로벌 제약사·CRO와 연결 가능한 데이터·임상 인프라 기업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 필수적인 임상시험 운영, 의료 데이터 관리, 비임상 분석 영역을 포트폴리오로 쌓으며, 빅파마의 외부 기술 도입 수요와 맞닿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대표 사례는 제이앤피메디다. 제이앤피메디는 임상시험 운영(CRO)과 데이터 관리 플랫폼을 함께 제공하는 기업으로, 글로벌 제약사와 국내외 CRO를 고객군으로 확보하고 있다.

카카오벤처스는 초기 단계에서 시드 투자를 집행하며 임상 데이터 표준화와 플랫폼 확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임상시험의 디지털 전환 수요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빅파마·글로벌 CRO의 전략적 인수 후보로 거론될 수 있는 구조라는 평가다.

세나클소프트는 의료 데이터 인프라 측면에서 주목받는 포트폴리오다. 전자의무기록(EMR) 기반 의료 데이터 플랫폼을 운영하며 병원 시스템과의 락인 구조를 확보하고 있다.

카카오벤처스는 시드 이후 후속 라운드까지 참여하며 장기적으로 의료 데이터 축적 가치에 베팅했다. 병원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확보한 EMR 사업자는 향후 제약사·헬스케어 플랫폼과의 데이터 연계, 혹은 전략적 M&A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임상 영역에서는 액트노바가 있다. 액트노바는 AI 기반 비임상 행동 분석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신약 후보물질의 효능·독성 평가 효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카카오벤처스는 2022년 시드 투자를 통해

초기 단계부터 참여했다. 비임상 데이터 분석은 글로벌 빅파마의 외주·기술 도입 수요가 높은 분야로, 기술 성숙 시 해외 제약사와의 협업 또는 M&A로 이어질 수 있는 영역으로 꼽힌다.

생활·웰니스 데이터 영역에서는 가지랩이 포트폴리오에 포함됐다. 가지랩은 웰니스·생활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비스 확장을 추진 중인 기업으로, 카카오벤처스는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다. 단기 IPO보다는 헬스케어 플랫폼, 보험사, 디지털 헬스 기업과의 전략적 결합 가능성이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벤처스의 헬스케어 포트폴리오를 두고 '상장보다는 글로벌 제약·헬스케어 기업과의 협업 또는 M&A에 더 적합한 구조'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헬스케어 산업 특성상 규제와 임상, 데이터 축적에 긴 시간이 필요한 만큼, 카카오벤처스 역시 단기 회수보다 장기 멀티플을 노린 전략적 출구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대 전공의 등 의료인 출신 심사역 중심 발굴

이처럼 카카오벤처스가 헬스케어 특화 투자를 이어갈 수 있었던 건 의료인 출신의 심사역 덕분이다.

김치원 카카오벤처스 부대표는 서울대 의학사, 연세대 보건학과 석사를 취득 후 서울대학교병원 전공의를 지냈다. 이후 삼성서울병원에서 의료관리학과 임상조교수를 역임했다. 디

지털 헬스케어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투자 전략을 설계해왔다. 의료인 출신 심사역과 파트너가 함께 투자 판단에 참여하면서, 단순 기술 투자에 그치지 않고 임상·인허가·시장 안착 가능성까지 아우르는 검증 구조가 형성됐다는 평가다.

김치원 부대표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의료계 전체에 큰 혜택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고, 그중에서도 바이오 분야처럼 강한 전문성을 가지고 연구를 통해 결과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비즈니스와 의료를 넘나드는 경력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이 헬스케어 시스템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표적인 인물은 정주연 심사역이다. 정주연 카카오벤처스 선임은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학사와 한양대 의학전문대학원 의무석사를 취득 후 서울대학교병원 수련의, 전공의를 거쳤다. 정주연 선임은 바이오와 뇌 공학 전문지식뿐 아니라 의료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유망한 헬스케어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데 힘쓰고 있다.

정 선임은 "기술의 혁신과 효과적인 접근을 통해 사람들이 더 건강해지고, 일상이 더 행복해질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며 "의료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가와 함께 고민하고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동반자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인력 구성은 포트폴리오 성격에서도 드러난다. 임상시험 운영과 데이터 관리 플랫폼을 제공하는 제이앤피메디, EMR 기반 의료 데이터 인프라 기업 세나클소프트, 비임상 AI 분석 기업 액트노바 등은 모두 의료 현장 이해 없이는 사업 검증이 어려운 영역에 속한다. 의료인 출신 심사역이 직접 임상·연구 현장의 문제를 검증하며 초기 투자에 나섰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김하랑 한국금융신문 기자 r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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