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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아픔 딛고 필리핀으로"…삼성패션, 에잇세컨즈로 두 번째 도전

손원태 기자

tellme@

기사입력 : 2025-09-12 16:46 최종수정 : 2025-09-12 18:07

삼성물산 패션부문, 10년 만에 필리핀 공략
내수 침체 장기화 속 동남아시장 진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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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패션부문 에잇세컨즈가 필리핀 마닐라에서 글로벌 첫 매장을 냈다. /사진=삼성물산 패션 부문

삼성물산 패션부문 에잇세컨즈가 필리핀 마닐라에서 글로벌 첫 매장을 냈다. /사진=삼성물산 패션 부문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대표 스파(SPA) 브랜드인 에잇세컨즈가 10년 만에 해외 시장 재도전에 나섰다. 앞서 에잇세컨즈는 지난 2016년 중국에 첫 매장을 내면서 K패션 진출을 알렸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사태로 한·중 갈등이 촉발하면서 2년여 만에 철수했다. 그러다 에잇세컨즈는 올해 들어 K팝 붐이 일고 있는 필리핀 시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12일 삼성물산 패션 부문에 따르면, 에잇세컨즈는 지난 7월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 있는 대형 쇼핑몰 ‘SM 몰 오브 아시아’ 2층에 약 420㎡(130평) 규모로 매장을 냈다. 에잇세컨즈 글로벌 매장 1호점으로, 필리핀의 리테일그룹 ‘수옌 코퍼레이션(Suyen Corporation)’과 파트너십을 맺어 마련했다.

수옌 코퍼레이션은 지난 1987년 세워진 기업으로, 필리핀 현지에서만 1600여 개 매장을 두고 있다. 자체 패션 브랜드는 물론 해외 패션 브랜드까지, 뷰티와 식음료(F&B)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른다. 에잇세컨즈가 해외에서 첫 매장을 낸 ‘SM 몰 오브 아시아’는 필리핀 최대 유통기업인 SM그룹 산하의 쇼핑몰로, 필리핀 대표 랜드마크다. 이곳에는 에잇세컨즈 외에 글로벌 스파 브랜드인 자라(Zara)와 에이치앤엠(H&M) 등도 입점했다.

아울러 에잇세컨즈는 연내 필리핀 마닐라에 3호점을 낸다. 2호점은 보니파시오 글로벌 시티(Bonifacio Global City)에 있는 ‘업타운몰(Uptown Mall)’에 꾸렸으며, 3호점은 오는 10월 ‘로빈슨 마닐라(Robinsons Manila)’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에잇세컨즈는 필리핀 시장을 교두보 삼아 동남아시아 권역으로 K패션 확대에 나선다.

에잇세컨즈가 필리핀 시장에 주목하는 것은 현지에서 유행 중인 K팝 인기로부터 기인한다. 필리핀은 인구가 1억 명이 넘는 데다 평균 나이가 20대 초반일 정도로 젊은이들이 많다. 그만큼 한류 열기가 거세 K팝과 K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은 곳이다. 이는 자연히 K패션을 향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에잇세컨즈 숏폼 갈무리. /사진=삼성물산 패션 부문

에잇세컨즈 숏폼 갈무리. /사진=삼성물산 패션 부문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장기화한 내수 침체로 실적이 내리막을 걷고 있다. 최근 3년 매출 추이를 보면 2022년 2조12억 원에서 2023년 2조510억 원으로 올라섰다가 2024년 2조42억 원으로 다시 내려갔다. 올 상반기 역시 매출이 전년 1조304억 원에서 1조145억 원으로, 1.5% 하락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060억 원에서 670억 원으로, 36.8% 떨어졌다.

삼성물산 패션은 자사 브랜드와 수입 브랜드 등 30개가 넘는 브랜드를 두고 있다. 그중 빈폴과 준지 등을 해외에서 주력으로 밀고 있다. 그러나 이들 브랜드가 프리미엄 라인에 해당하는 만큼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경쟁업체 이랜드월드 스파오가 가성비로 무장해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 K패션 열기를 끌어올리는 점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에잇세컨즈가 중국에서의 실패를 딛고, 필리핀으로 K패션 재도전을 한 배경이다.

에잇세컨즈는 지난 2012년 2월 탄생한 국내 1세대 스파 브랜드다. 브랜드명은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호감을 느끼는 시간이 8초라는 점에 착안해서 만들었다. 일반 스파 브랜드와 달리 베이직한 콘셉트보다는 트렌디한 개성을 추구한다. 현재 국내에서 8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인데, 상대적으로 2030대 젊은층의 인기가 두터운 편이다.

삼성물산 패션은 올해 들어 에잇세컨즈 마케팅에 한층 열을 올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60초 이내 숏폼 콘텐츠를 공격적으로 선보인 것이다. 에잇세컨즈는 지난 2월 공식 유튜브 채널인 ‘8초 TV’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POV(피오브이) 콘텐츠를 게재하기 시작했다. POV는 ‘Point of View(포인트 오브 뷰)’의 약자로, 시청자가 특정 상황을 몰입해 경험하고 공감하는 방식을 뜻한다.

여기서 에잇세컨즈는 ▲연애 기간별 밸런타인데이를 대하는 차이 ▲여자친구의 퇴근길 리액션 장인일 때 ▲찐친이랑 꾸밈 단계 안 맞췄을 때 등 일상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주제로 젊은층의 흥미를 돋우었다. 동시에 에잇세컨즈만의 시즌별 신상품을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했다. 에잇세컨즈는 또 유명 인플루언서나 인기 만화 캐릭터와 협업해 마케팅에도 힘줬다.

우선 인플루언서로서는 가수 겸 유튜버 ‘수스(xooos)’, 서지수와 콜라보 스타일링을 제시했다. 수스는 유튜브 구독자 160만 명을 보유한 인플루언서로, 2030대 여성들에 인기가 높다. 에잇세컨즈는 수스와 그의 반려묘인 후추를 모티브로 티셔츠와 미니 스커트 등을 내놨다. 이어 서지수와는 ‘그런지 앤드 노마드(Grunge and Nomad)’와 ‘블로켓 코어(Blokette Core)’ 콘셉트로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였다.

이 외에도 전 연령층에서 인지도가 높은 포켓몬스터 캐릭터와 콜라보해 빈티지 감수성을 더했다. 점퍼와 반소매 티셔츠, 체크 셔츠, 반바지 등 의류는 물론 가방과 모자, 키링, 인형 등의 액세서리를 꾸민 것이다. 에잇세컨즈는 포켓몬 콜라보 기간 서울 성수동에서 팝업을 마련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인기 가수 WOODZ(우즈)를 에잇세컨즈 모델로 내세웠다.
이처럼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K팝 열기가 전 세계적으로 무르익는 만큼 이전과는 다르게 가성비 스파 브랜드로 글로벌 공략에 나섰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 측은 “동남아지역의 핵심 국가인 필리핀과 그 중심지인 마닐라에서 에잇세컨즈가 새롭게 도전하고 있다”며 “필리핀에서 우리 문화와 패션, 라이프스타일이 자연히 녹아들길 기대한다”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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