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주요 기관의 금고 자리를 두고 지역은행과 다투기보다는 공동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안을 찾기로 한 것이다.
이 같은 상생 노력의 배경에는 진옥동닫기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12일 광주은행과 지역금융 발전을 위한 '같이성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상호 협력을 통해 ▲디지털 협업체계 구축 ▲소상공인 금융지원 및 지역 내 취업 활성화 지원 ▲'같이성장' 문화 조성 등에 나서겠다는 것이 MOU의 요지다.
양 은행은 앞으로 지역 신용보증재단 보증서 공동 출연을 비롯해 사업자대출 판매채널 확대, 취업박람회 공동 개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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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은 지난해 7월 광주은행과의 접전을 통해 조선대학교 주거래 은행 지위를 얻었다.
신한은행에는 큰 성과였지만, 문제는 광주은행과 조선대가 단순히 은행 - 거래기관 이상의 관계였다는 점이다.
조선대학교는 1946년 개교 이래 무려 50년간 광주은행을 주거래 은행으로 선정했었고, 광주은행도 매년 금융지원과 인턴 채용 등을 통해 협력하며 역사를 함께 해 온 것이다.
제휴 은행 탈락 소식에 광주은행 노동조합은 '조선대학교가 지역 상생보다 돈을 선택했다'며 크게 반발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당시 광주은행 내부의 충격은 대단히 컸던 것으로 안다"며 "신한 측에서도 이를 파악하고 지방은행과의 관계에 대해 재검토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후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방은행의 먹거리는 빼앗지 말자'고 결론 낸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광주은행과의 업무협약을 맺기 전에도 지난 10월 결과가 발표된 광주광역시 시금고 운영기관 선정 경쟁에 참여하지 않았고, 9월 말 진행된 부산광역시 시금고 경쟁에서도 빠지며 상생 기조를 분명히 했다.
지역은행의 경우 은행법상 영업구역이 본점이 있는 '도' 이내로 제한되는데, 이로 인한 지역은행의 인적·재정적 어려움과 수도권 - 지방 간 금융 격차는 금융당국 입장에서도 해결하기 쉽지 않은 문제이기 때문이다.

12일 열린 신한은행-광주은행의 상생협력 업무 협약식에서 (왼쪽부터)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고병일 광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제공 = 신한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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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은 앞으로도 지역은행과의 다툼을 지양하고 '같이성장'을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경영진의 상생에 대한 기조가 확실한 만큼, 향후 지역은행과의 다양한 협력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