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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곽노정, 美 반도체 공장 투자 서두른다

홍윤기 기자

기사입력 : 2024-03-04 00:00

AI반도체 시장서 마이크론 공세 강화
대형 고객 확보·보조금 수혜 기대도

SK하이닉스 곽노정, 美 반도체 공장 투자 서두른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홍윤기 기자] SK하이닉스가 미국 반도체 패키징 공장 부지 선정을 서두를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 신규 공장은 SK하이닉스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HBM(고대역폭메모리) 관련 생산 설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반도체 업계는 SK하이닉스의 이 같은 행보가 미국 ‘반도체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칩스법)’에 의한 보조금 수혜, 엔비디아 등 대형 고객과의 관계 강화 등 ‘일석이조’ 효과를 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곽노정닫기곽노정기사 모아보기 SK하이닉스 사장은 최근 열린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반도체 공장 부지 선정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여러 측면을 고려해 계속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 사장은 부지 위치에 대해서 “미국 전체 주가 후보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SK하이닉스 미주법인은 영업판매를 주 업무로 해왔다.

이번 SK하이닉스 공장설립은 지난 2022년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그룹 회장이 미국 바이든 대통령에 약속한 220억달러(약 29조원) 규모 추가 투자 일환이다. 신규 투자액 가운데 150억 달러(약 20조원)가 반도체 분야에 투자된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 미국 패키징 공장 설립은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과의 공급망 강화와 칩스법에 따른 미국 정부 보조금 수혜 등 일거양득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칩스법은 미국 바이든 정부가 자국 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SK하이닉스, 삼성전자, TSMC 등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 투자유치를 위해 지난 2022년 제정한 법이다. 핵심은 527억달러(약 70조1157억원)에 이르는 보조금과 25% 세액공제다.

반도체 제조 지원에 390억달러, 첨단 패키징 제조 등에 110억달러가 배정됐는데 SK하이닉스 패키징 공장은 후자에 해당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관련 사업에 대한 구체적 규모나 시기가 정해진 것은 없지만 미국 패키징 공장 설립 계획은 확정된 것”이라며 “공장이 완공되면 칩스법에 따른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 공정을 거친 웨이퍼나 칩에는 수많은 미세 회로가 집적돼 있으나 그 자체로는 작동하지 않는다. 패키징 공정을 통해 외부와의 전기적 연결 통로와 열 배출구를 만들고, 보호물질을 입혀 반도체가 완성된다.

미국이 자국 칩 생산 시설을 확장하고 있지만 패키징 공장 비율은 3%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립 시설이 부족해 후공정 단계에서 패키징 시설이 있는 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 지역으로 제품을 보내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미국 시장과 HBM 중요성을 고려해 SK하이닉스 미국 공장은 HBM 패키징 관련 시설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해 영국 경제신문 파이낸셜타임스는 “SK하이닉스 패키징 공장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들어갈 HBM 제조를 위한 D램 적층에 특화한 시설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AI서버용 GPU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HBM3(4세대)를 독점 공급하며 시장을 선도해 왔다. 지난해 AI서버용 GPU 시장에서 엔비디아 점유율은 80~90%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마이크론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앞서 엔비디아에 HBM3E(5세대) 제품 공급을 공식화하면서 SK하이닉스의 미국 HBM 공장 필요성이 더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SK하이닉스에게 다행인 점은 마이크론 생산능력이 아직 SK하이닉스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마이크론 HBM3E 수율(정상제품 비율)은 알 수 없고 생산능력 역시 경쟁사 대비 현저히 낮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가 기대하고 있는 미 정부 보조금 수혜도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최근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을 우선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최근 한 행사에서 “대만과 한국에 넘어간 반도체 주도권을 미국이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정부 칩스법 지원금액 선정이 임박하면서 우리 정부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과 대응에 나섰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미 상무 장관과 유선 협의를 통해 “한미 양국 관계가 반도체, 첨단산업, 핵심광물 공급망, 기술안보 등의 첨단산업·기술동맹으로 발전했다”면서 “미국 측 IRA 세액공제 및 칩스법 보조금 등의 현안에 대해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홍윤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ahyk815@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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