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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호 KITIA 회장 겸 L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소부장 위기극복 위한 민관협력 확대

박기호

기사입력 : 2023-01-02 00:00 최종수정 : 2025-02-11 15:08

민관 적극적 협력 소부장 성장 기폭제 기대
벤처캐피탈 투자전문투자조합 활성화 필요

[박기호 KITIA 회장 겸 L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소부장 위기극복 위한 민관협력 확대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 되고 있다.

제조업 비중이 크고 수출 중심인 우리 산업에 있어, 소재, 부품, 장비(이하 소부장)야 말로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가장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소부장이 다시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 지금, 우리가 나아갸할 길을 짚어보고자 한다.

2019년 일본 수출규제를 기화로 소부장 기술독립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전개되었다. 짧은 기간 동안 對日 의존도가 역대 최소(2022년 상반기 15.4%)를 기록하는 등 성과도 창출되었다.

그러나 오히려 對中 의존도는 증가(2012년 24.9% → 2022년 상반기 29.6%) 하였고, 작년 요소수 사태 등 급변하는 글로벌 공급망 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운 한계점도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현실에서 향후 소부장 정책방향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2022년 10월 발표된 새로운 소부장 정책은 글로벌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신산업 공급망을 선도하는데 목표를 두었다. 새로운 소부장 정책을 크게 5가지로 나누어 살펴 볼 수 있다.

첫째, 그간의 정책이 대일 중심, 주력산업 중심이었다면, 새로운 소부장 정책은 전세계 공급망을 대상으로, 첨단미래산업으로 확대되었다고 할 수 있다.

둘째, R&D에 있어서, 기존 정책의 성공요인은 그대로 유지하되 일부를 보완하고 혁신하였다.

셋째는 글로벌화 관점에서, 기존에는 국내 생산기반 확충에 초점을 맞췄다면, 우리기업의 제품이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넷째, 민간주도의 협력생태계를 확산하는 전략이 대두되었다. 대·중소기업의 협력을 활성화하고, 민간 자본을 활용하여 소부장 기업이 육성될 수 있는 민간투자 확대를 촉진하는 것이다. 다섯째, 수시, 상시로 닥쳐올 수 있는 공급망 위기에 종합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필자의 주목을 끄는 부분은 ’민간투자 확대‘이다. 새 정부의 주요 정책기조인 ’민간주도 성장‘과 맞물려, 소부장 펀드도 지속확대(2022년 1.6조원 → 2026년 2.5조원 규모)하고, 민간투자유치에 성공한 기업에 R&D를 지원하는 민간투자유치 조건부 기술개발도 확대(2023년, 2022년 대비 20% 증가)될 계획이다.

민간주도로 소부장 투자활성화를 견인하는데 있어, 투자 분야에 있어서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벤처캐피탈들에게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소부장 분야는 벤처캐피탈에게 그다지 매력적인 투자대상은 아니었다. 투자기간이 길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해, 투자 리스크에 상응하는 투자 성과를 기대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었다.

최근, 벤처캐피탈의 투자에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에 기반을 둔 적자 구조의 플랫폼과 바이오 혁신 스타트업들은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로 직격탄을 맞고 있으며, 소부장과 같은 기술기반 혁신기업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실제 2022년 1/4분기 소부장 기업에 대한 벤처펀드 투자금은 전년대비 71% 증가한 2,676억원으로 확인되었다. 플랫폼과 바이오 분야에 집중되었던 투자가 소부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 추세가 긍정적으로 확대되어 소부장 성장에 큰 기폭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벤처투자시장 구조를 분석해보면 민간 역할 확대가 단기간에 이루어지기는 어렵다. 2022년 전체 벤처투자는 큰폭으로 감소(2022년 3분기 8,388억원, 전년동기 대비 40% 감소)하였으며, 증시 부진에 따른 IPO 연기로 벤처캐피탈들의 재투자 재원회수도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IPO 시장에서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이 연이어 상장을 강행하였으나,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바 있다. 실제 민간 투자시장은 혹한기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벤처투자 시장이 활성화되려면 투자-회수-재투자의 사이클이 원활하게 돌아가야 한다. 특히, 소부장 투자는 벤처캐피탈에게 여전히 투자하기 쉽지 않은 영역인 만큼, 벤처투자가 선순환 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야 한다.

이를 위해 민관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구체적 방안으로, 첫째, 소부장 민관협력에 대한 지원은 지속 확대되어야 한다.

특히 지금과 같은 투자 혹한기에 민관협력 지원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정부의 민간투자유치 조건부 기술개발 사업은 투자유치를 지원하고 투자유치 성공기업에 후속 기술개발을 연계 지원하는 사업이다.

2000년에 시작된 이래 민간투자금 1.9조원과 정부 정책자금 2.0조원이 매칭되는 성과를 도출하는 등 민간투자를 견인한 대표적인 지원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런 사업이 더욱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소부장 전문투자조합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2023년도 모태펀드 예산은 3,135억원 규모로 금년대비 39.7% 감소한 수치이다.

더불어, 2022년 11월 ‘역동적 벤처투자 생태계 조성방안’을 통해 정부는 민간벤처모펀드 조성기반 마련 등 국내 민간자본 유입 확대 방안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소부장은 민간 자생력 확보에 시간이 좀더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적극적으로 정책 투자를 확대하고, 매칭되는 민간 투자에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소부장 투자 확대를 위한 선순환 조건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세계 경제는 전방위 복합적 위기상황에 처해있고 제조업 패러다임은 대전환을 맞고 있다. 제조산업의 핵심 기반을 제공하는 우리나라 소부장 산업 또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대일 위기에서 보았듯, 우리는 이미 위기를 기회로 만든 저력을 보여준 바 있다.

필자가 회장을 맡고 있는 한국소재부품장비투자기관협의회는 투자·금융 전문 지원기관으로 170여개 투자기관들로 구성되어, 20여년 동안 민관 협력을 통해 소부장 투자의 첨병 역할을 수행해왔으며, 향후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민관 협력 확대를 위해 노력해 갈 것이다.

새로운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는 정부와 민간의 적극적인 노력과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좋은 기회를 낭비하지 말라는 윈스턴 처칠경의 격언을 되돌아본다.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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