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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미국 새 전기차 보조금 이득일까 손해일까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2-08-08 18:22

미 자동차 노조 가입 공장에 추가 보조금 지급 철회
현대차 2025년 전용 전기차공장 다소 늦다는 지적도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미국이 새로운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 정책을 내년부터 본격 시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해외기업을 견제하고자 하는 의도가 다분했던 기존 보다는 완화된 내용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 기업에 유리한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 현대차그룹이 전용전기차 모델을 일찍부터 구축했음에도 현지 시장 선점을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추진한 전기차 보조금 세제 혜택을 담은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이 7일 미 상원에서 가결됐다. 법안은 오는 12일 민주당이 대다수인 하원에서도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법안에 따르면 2032년까지 10년간 미 연방정부가 전기차 구매시 제공하는 세금 공제 혜택을 1대당 7500달러로 기존안을 유지하기로 했다. 대신 보조금을 신청할 수 있는 소득 기준을 다소 높아졌다.

중고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새롭게 만든 점도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출고된 지 2년 이상된 중고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은 1대당 4000달러다. 중고차 가격 하락을 고려하면 신차 이상의 보조금 혜택이 지급되는 셈이다. 단 이 혜택은 현지 딜러사를 통해 차량을 구입했을 때만 받을 수 있다. 온라인을 통해 직접적으로 차량을 거래하는 테슬라 같은 신생기업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도 보조금 혜택을 100% 받으려면 전기차 배터리 등 핵심부품을 북미산으로 써야한다는 조건이 포함됐다. 그렇지 않으면 보조금 혜택은 50%로 줄어든다. 북미산 배터리를 탑재하지 않으면 사실상 시장 경쟁력을 잃는 것이다. 이는 값싼 배터리로 무장한 중국 전기차를 견제하려는 조치로 읽힌다.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사는 미국 생산체제를 이미 갖추고 있거나 건립중이기에 큰 영향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이 2022년 6월 2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 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이 2022년 6월 2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 현대차그룹


국내 완성차 현대차·기아에게는 일단 안도할 만한 내용이다. 기존에 추진되던 법안 보다는 '미국 우선주의' 색채가 옅어졌기 때문이다.

당초 새 법안에는 노조가 있는 미국 공장에서 만든 전기차에 추가 보조금 혜택을 주는 내용을 포함하는 방안이 추진된 바 있다. 이는 GM·포드·스텔란티스 등 이른바 미국 완성차 '빅3'에게만 혜택을 몰아주겠다는 의도다.
이에 현대차는 미국 전기차 투자 계획을 미루며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북미권역본부장 사장은 지난해말 미국 언론 인터뷰에서 "추가 보조금 혜택은 너무 크다"며 "미국 전기차 생산 투자에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미 정부가 이 같은 차별 법안을 재고할 움직임을 보이자 현대차도 미국 전기차 투자 계획을 확정지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5월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 공장 등 전기차 생산 건립을 발표했다. 총 투자 규모는 55억달러이며, 2025년 상반기부터 연간 30만대 규모의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현대 아이오닉5.

현대 아이오닉5.


다만 미국산 배터리를 탑재하는 전기차에 특혜를 더 주는 법안이 당장 내년부터 시행될 전망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현재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판매하는 전기차는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니로EV, 제네시스 GV60·GV70e·G80e 등 6종이다. 이 가운데 미국에서 직접 생산하는 차량은 GV70e 1종 뿐이며 나머지는 한국 공장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형태다. 미국 전기차 대량생산 체제가 가능해지는 신공장이 본격가동하는 2025년 상반기 전까지 가격 경쟁력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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