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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C 배터리분쟁 판결문 공개, "SK가 영업비밀 침해해 경쟁사보다 10년 앞서 유리하게 출발"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3-05 09:33 최종수정 : 2021-03-05 09:47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SK이노베이션에 미국 수입금지 10년을 내린 판결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4일(현지시간) ITC는 지난달 확정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판결에 대한 의견서를 공개했다.

ITC는 지난 중간판결에 결정적인 근거가 된 SK의 증거인멸 행위에 대해 "노골적이고 악의적으로 자행했다"고 밝혔다. ITC는 "자료 수집 및 파기라는 기업문화가 SK에서 만연하고 잘 알려져 있고 묵인됐다"고 밝혔다. 예컨대 정보담당 임원이 각 부서 팀장에게 이메일 삭제를 지시하는 등 증거인멸이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임을 명시했다.

또 ITC가 증거제출을 요구했음에도 이 같은 증거인멸이 진행된 것에 대해 "법적 의무와 판사가 정한 일정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 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 배터리.


ITC는 SK의 10년 수입 금지를 명령한 최종판결에 대한 근거도 밝혔다.

당초 ITC 산하 불공정수입조사국(OUII)은 수입금지 최소 5년을, SK가 1년을 주장했다. 그러나 "SK가 영업비밀을 침해해 경쟁사 보다 10년을 앞서서 유리하게 출발했다"는 LG측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ITC는 "SK는 훔친 LG의 영업비밀이 없었다면, 10년 이내에 해당 영업비밀상의 정보를 개발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 명확하다"며 "SK는 그야말로 LG로부터 훔친 모든 영업비밀 기술을 10년 내에 개발할 수 있을 정도의 인력이나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폭스바겐 MEB전기차 ID4.

폭스바겐 MEB전기차 ID4.


ITC는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은 폭스바겐과 포드가 '미국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달라'고 요청한 것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우선 SK의 폭스바겐 수주에 대해 "SK가 LG의 가격 정보 등을 침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가장 낮은 가격으로 제안했다"고 밝혔다. 영업비밀 탈취 없이 수주도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의미다. ITC는 "폭스바겐은 영업비밀 침해로 만들어진 더 저렴한 배터리를 선택했고, 이는 공익이 아니다"고 밝혔다.

포드에 대해선 "4년 수입금지 유예기간을 통해 내년 2월 신차 출시에 지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 이후에는 "다른 배터리 공급사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사실상 유예기간 동안 SK이노베이션이 아닌 다른 배터리 공급사를 찾으라는 의미에서 내린 판결로 이해된다.

ITC는 "포드처럼 SK의 영업비밀 침해에도 장래 사업 관계를 계속해서 구축하기로 선택한 이들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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