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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오래되고 낯익은 게임, 새로움이 아쉽다

오승혁 기자

osh0407@fntimes.com

기사입력 : 2020-06-29 00:00

▲사진: 오승혁 기자

▲사진: 오승혁 기자

[한국금융신문 오승혁 기자] 고백하건대 기자는 게임에는 영 재능이 없는 편이다. 특히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전략 게임에서는 크게 흥미나 의욕을 느끼지 못했고, RPG 게임에 있어서도 장시간 파고들어 어떤 캐릭터를 키워본 경험은 거의 전무하다.

하지만 한 판에 끝나는 레이싱 게임이나 FPS(1인칭 슈팅 게임)은 지인들과 종종 즐겼다. 오락실에서 격투 게임 철권을 하거나 타임 크라이시스 등의 총격전 게임을 하는 것도 좋아한다.

모바일 게임은 피쳐폰으로 처음 핸드폰을 구매했던 시절 각종 타이쿤 류 게임과 미니게임천국 등을 플레이한 뒤 전역 후 첫 스마트폰을 사면서 ‘신세계’를 접한 바 있다. 핸드폰 발전에 따른 보편적인 경험을 동년배들과 공유하면서 애니팡, 다함께 차차차, 모두의 마블, 윈드러너, 프로야구, UFC 등을 평범하게 적당히 해왔다.

기자는 올해 초부터 게임 업계를 맡아 취재와 기사 작성을 맡게 됐다, ‘스마트폰을 만들 줄 알아서 전자 출입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머리와 마음에 새기며 만나고 통화하며, 묻고 들은 이야기를 기사에 녹이겠다는 각오로 새 미션을 받았다. 쉽지 않았다.

전자 업계의 상품명과 같은 게임 이름 중에 낯선 것도 많았고 각종 보상 이벤트, 콘텐츠 업데이트와 관련된 내용에서 처음 들어보는 아이템 이름도 부지기수였다. 그럴 때마다 공부하거나 몇몇 게임은 다운 받아 직접 플레이하면서 익혔다.

그런데 게임 기사를 쓰면 쓸수록 낯이 익고, 어떨 때는 뻔하다는 생각과 함께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을 받았다. 2000년대 초반 청소년기를 보내던 시절, 친구들과의 게임 대화가 되풀이 되고 있다는 ‘착각’속으로 빠져들기도 했다.

이는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등 대부분의 게임이 기존 IP의 모바일 재해석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카트라이더는 넥슨이 지난 2004년 8월, 국내 시장에 정식 출시한 작품으로 이 게임의 IP가 16년째 재해석되면서 테마 등의 콘텐츠 추가, 리그전 강화로 전략을 다각화하고 있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넥슨이 지난달 12일 서비스를 시작한 모바일 캐주얼 레이싱게임으로 정식 출시 17일 만에 누적 이용자 1000만을 돌파했다. 연예인, 인플루언서가 참여하는 슈퍼 매치부터 전 국민 대상 리그까지 활성화하며 모바일 게임 인기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행보 자체는 업계에서 호평을 받지만, 업계 관계자와 일부 유저들은 결국 과거 IP의 ‘재탕’이라는 지적을 한다.

콘텐츠 업계에서 10개 이상의 시즌을 탄생시킨 ‘모던 패밀리’, ‘빅뱅이론’과 같은 미국 드라마 시리즈도 종영의 수순을 밟은 것을 언급하며 콘텐츠 이용자에 비해 게임 유저들의 인내심이 더욱 강하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넥슨의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를 첫 예로 들었을 뿐, 지난 18일 공개된 ‘스톤에이지 월드’는 넷마블이 2003년부터 개발 및 서비스를 진행한 석기시대 배경의 RPG 게임의 IP 재해석이다.

이외에도 최근 정식 출시된 넥슨의 ‘FIFA(피파)모바일’과 ‘뮤 아크엔젤’ 등 역시 피파와 라그나로크의 IP를 기반으로 하는 ‘신작인 듯 신작 같지 않은’ 작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시장의 경우, 흥행 게임이라고 해도 유저들이 몇 년 이상의 오랜 시간 동안 즐기는 경우는 드물고 초반 몇 달 매출이 수익을 좌우하기에 이런 현상이 반복적으로 이어진다”고 언급했다.

온라인 시장에서도 20년 가까이 인기와 명성을 잇고 있는 리니지,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등 또한 예외가 아니며 이들 역시 모바일로 옮겨가며 IP 재해석의 트렌드에 같이 편승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흐름은 모바일에서 그치지 않고 콘솔 시장에서 다시 이어질 전망이라 모바일 시장에서 IP 재편으로 재탄생된 게임의 흥행에도 불구하고 희비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더 큰 한계에 마주하고, 유저들이 등을 돌리는 상황이 오기 전에 신작 IP 발굴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높아진다.

유저들이 더 지치기 전에, 게임 업계의 판이 온라인과 모바일, 콘솔을 안 가리고 모두 같아져 질리기 전에 게임 업계가 각고의 노력으로 성공 신작을 만들로 5년, 10년 후에 IP가 재해석될 수 있는 작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얘기다.

게임 업계의 취재가 더 이상 2000년대 초반의 추억을 상기시키거나 낯익은 단어의 나열이 아닌 새롭고 낯선 경험의 연속이 되기를 바란다.

오승혁 기자 osh040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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