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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등 편의점, 일본맥주 행사제외 '애국마케팅'...점주들은 재고 부담 '한숨'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기사입력 : 2019-07-31 05:00 최종수정 : 2019-07-31 07:56

8월부터 일본맥주 '4캔 만원' 행사서 제외
"재고 부담 어쩌나...본사 마케팅에 희생"

편의점에 진열된 수입 맥주들. /사진제공=BGF리테일

편의점에 진열된 수입 맥주들. /사진제공=BGF리테일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면서 편의점들이 '수입맥주 4캔 만원' 행사에서 일본 맥주를 제외시켰다. 편의점주들은 본사의 이같은 정책에 일본 맥주 재고부담을 떠안게 됐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미니스톱 등 편의점 5개사는 다음 달부터 일본 맥주를 수입맥주 행사품목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아사히와 산토리, 기린, 삿포로, 호로요이 등 일본 주류 10종이 대상이다.

편의점들의 이같은 결정은 일종의 '애국 마케팅'이다. 이달 1일부터 시작된 '일본제품 보이콧' 흐름이 장기화될 분위기를 보이자, 일본제품을 소극적으로 판매하겠다는 뜻을 자발적으로 밝힌 것이다. CU와 GS25 등은 토종 브랜드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문제는 본사가 마케팅을 펼치기 전 가맹점에 충분한 고지를 하지 않은 데 있다. 서울의 한 CU 점주는 "일본 맥주가 행사에서 빠지는지 언론 보도를 보고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편의점 본사의 이번 정책이 알려진 것은 지난 25일, 7월 행사를 7일 남겨둔 때다.

행사 대상이 바뀐 것을 늦게 알게 된 만큼 편의점주는 재고 부담을 안게 됐다. 주류의 경우 매일(월~토) 발주 시스템이지만, 6캔이 1묶음이므로 통상 12캔 이상은 재고로 갖고 있다. 행사 대상인 일본 주류가 10종인 것을 감안하면 120캔 이상이 재고인 셈이다. 주류와 담배는 반품 금지 품목이다.

편의점주들이 '사재기'해 둔 물량도 있다. 본사에서 진행하는 행사가 중단되면 점주에게 들어오는 공급가가 올라간다. 이에 편의점주들은 행사 진행 중에 발주량을 늘리기도 한다. 편의점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쌓아둔 물량을 일주일 내 털어야 하게 됐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일본 맥주 판매량은 평달 대비 현격히 감소한 상태다. 이달 1~21일 CU의 일본 맥주 판매량은 전월 대비 40.3% 줄었다. 3년째 CU를 운영하고 있는 박지훈씨는 "가뜩이나 일본 맥주가 안 팔리고 있는 상황에서 행사에서까지 빠져버리면 누가 구매를 하겠느냐"며 "가맹점주가 행사 취급 제품 바뀐 걸 기사로 확인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비용을 떠안은 가맹점주들은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준비 중이라고도 밝혔다. 편의점은 생산·유통업체로부터 제품을 공급받는 2차 판매자다. 가맹점주가 발주를 하지 않으면 본사도 재고 부담을 안게 된다. 일부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재고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케팅 변경을 고의로 늦게 알린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편의점 본사는 난감한 눈치다. CU 관계자는 "현장 관리자를 통해 가맹점에 공지가 내려지던 중에 애국 마케팅이 기사화된 것"이라며 "일본 맥주 불매 시작점이 7월 초여서 점주님들이 발주량을 차츰 줄여나갔기 때문에 현장에 풀린 재고도 많지 않다"고 해명했다.

애국 마케팅은 일선 점주들의 건의로 시작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CU 관계자는 "'한국 기업인데 왜 일본 제품 불매 안 하느냐'는 점주님들 문의가 있었고, 브랜드 이미지에 득이라고 생각해 마케팅에 변화를 주게 됐다"며 "가맹점이 1만3400개인데 모든 점주님의 의견을 수렴할 순 없었다"고 말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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