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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오 회장, DGB 예비임원 풀 만든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기사입력 : 2018-07-02 00:00 최종수정 : 2018-07-02 08:51

하반기 1·2차 거쳐 2배수 선발 예정
줄서기 문화·이너서클 형성 차단 목적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김태오닫기김태오기사 모아보기 DGB금융그룹 회장(사진)의 인적쇄신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그룹 예비 임원선임 프로그램인 '하이포(DGB HIPO Program)'가 금융권의 이목을 불러 모으고 있다.

하이포는 높은 잠재력(High Potential)의 약자로 추후 임원이 될 자질이 있는 사람을 풀(Pool) 방식으로 미리 선발·관리하는 제도다. 김태오 회장이 DGB지주가 안고 있는 고질적 병폐인 줄서기 문화와 이너서클(inner circle) 형성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했다.

◇ 최근 1차 면접 마무리…이번주 2차 심사 예정

2일 DGB금융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외부전문가집단인 '하이포 자문단'은 하이포 지원자를 대상으로 1차 심사를 마쳤다. 이번주 결과를 발표한 뒤 2차 심사 과정을 안내할 예정이다.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은 2배수 규모 예비임원 인력을 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이포는 내 아이디어"라며 "임원자격이 있는 사람들을 먼저 선발하고 연수도 보내면서 풀을 관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2차 심사에서는 노조도 투표를 할 수 있게끔 할 것"이라며 "대통령도 투표를 통해 선출하는데 임원 선발에 노조를 참여 못 하게 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 회장이 취임 직후 인사시스템 개선에 팔을 걷어붙인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김 회장은 "사람에게 충성하는 조직은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라며 "사람은 그 자리에서 오래 해먹겠다는 생각밖에 안하는데, 좋은 직원이 이 과정에서 축출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람 충성 문화'가 깃든 조직 병폐는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이지만, DGB금융 수장에 오른 후 김 회장이 내부를 들여다보고 통감한 부분이란 설명이다.

그는 "나는 인사 전문가"라며 "절대 누구도 건들 수 없는 인사제도를 만들고 떠날 것"이라고 단언했다. 애초 DGB금융 임추위가 김 회장을 발탁한 배경에는 뛰어난 인사능력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김 회장은 지난 2002년 하나은행과 서울은행 합병 당시 조직문화 통합에 기량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나은행에서 하나금융지주로 옮긴 뒤 2008년부터 그룹 인사전략을 담당하며 합리적인 인사운용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 대규모 '인적쇄신'…경영 본격 시동

김 회장의 인사에서 최우선 순위로 고려하는 것은 인물에 대한 조직 평판이다. 오히려 실력은 평판 다음이다.

그는 "'직원들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가 내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라며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사직서를 제출한) 30명 임원의 평판 조회 결과를 우선 고려했다. 직원들에게 신망을 받는 인사들은 유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오 회장은 지난달 12일 대구은행을 비롯한 계열사 모든 임원들에게 사직서를 제출토록 했다. 이달 예정된 지주사 조직개편 시 내부 절차에 따라 심사 후 처리될 예정이다. 김 회장에게 사표를 제출한 30명의 임원 중 그간 채용비리 등 불미스런 의혹에 연루된 임원이나 임기만료에 가까운 임원을 고려하면 상당수가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인적 쇄신으로) 피를 묻히는 게 CEO의 역할"이라며 "임원이 된다는 것은 그만큼 책임을 더 지라는 것이고 그를 위해 연봉을 더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논란이 된 채용비리도 은행이 잘못한 거지, 관행이라고 말하지만 요즘 기준으로는 말도 안 되는 것"이라며 "정말 직원들에게 존경받고 실력이 검증된 임원들을 선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김태오 회장이 인적 쇄신을 단행한 것을 명확히 보인다면, 하이투자증권이 DGB금융의 품에 안길 가능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그는 취임 후 한 달 동안 윤석헌닫기윤석헌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과 최종구닫기최종구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을 만나 이같은 내용을 강조하면서 하이투증 자회사 편입 승인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회장은 "당국이 원하는 '대주주 적격성'은 인적 쇄신을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본다"며 "과거 사건 연루된 사람들을 모두 축출 가능한지를 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투증 인수 문제가 최우선 과제인 만큼 이달 DGB금융의 인사는 '보여주기식'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태오 회장은 "재임 중에는 이것 저것 해서 얼마든지 성과를 올릴 수 있다"며 "정말 중요한 건 퇴임 이후의 평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내가 물러난 이후의 회사가 정말 잘 되기를 바란다"며 "재임 중 건강한 인사제도를 만들어 작지만 강하고 직원들이 행복한 금융회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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