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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 API 실험에 거는 기대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기사입력 : 2017-10-10 00:19 최종수정 : 2017-10-15 00:30

농협은행 API 실험에 거는 기대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공동 플랫폼의 동일한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로는 비교열위죠. 저희도 내부적으로 자체 플랫폼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주요 시중은행 핀테크 담당자들은 NH농협은행이 핀테크 기업들이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자체 플랫폼을 만들고 도구인 오픈 API를 제공하는 것을 두고 이렇게 얘기했다. 지난해 8월께 금융권 공동 핀테크 오픈플랫폼이 출범했던 당시 분위기다.

그리고 1년이 지난 현재, 핀테크 API 생태계를 만드는 일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은행은 여전히 NH농협은행인 듯하다.

NH농협은행은 지난 2015년 12월 ‘NH 핀테크 오픈 플랫폼’을 구축해 핀테크 기업에 오픈API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최근 ‘NH 핀테크 오픈플랫폼 2.0’을 선언한 NH농협은행은 P2P(개인간) 대출 자금관리 API를 첫 타자로 선보이며 핀테크 분야 별로 특화된 API 사례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하반기 예고된 새로운 오픈 API는 국내 최초 가상통화 거래소 맞춤 API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통화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정부는 최근 관계부처 합동으로 가상통화 취급업자의 본인확인을 강화하는 등 거래 투명성을 관리하겠다고 공식화했다. NH농협은행이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가상통화 API를 공개해 제공하기 시작하면 은행권에서 선도적 위치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오픈 API를 통해 은행 인프라에 접근하는 일에 세계적인 추세는 우리보다 발빠르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오픈 API 정책 관련 해외사례와 시사점’ 리포트에 따르면, 유럽연합(EU)·미국·영국 등 해외 주요국들은 제3자 또는 고객의 고객계좌 접근권한을 명확히하고 고객계좌 정보를 활용한 서비스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등 오픈 API 정책을 도입해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금융산업 발전을 촉진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은행들은 내년부터 유럽은행감독청(EBA)이 규정한 결제서비스 지침 개정안 ‘PSD2 API’ 시행을 앞두고 있어 오픈 API 활용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도드-프랭크법도 고객의 계좌정보 활용에 대한 권한을 보장하고 있다. 영국은 정부 주도 아래 지속적으로 오픈 데이터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오픈 API 정책이 도입되면 데이터를 활용한 혁신적인 금융상품과 금융서비스 개발이 촉진되고 금융산업 발전과 소비자 편익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NH농협은행은 현재 70개가량 API를 핀테크 기업들에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정부 주도로 시중은행권이 참여한 ‘은행권 공동 오픈 플랫폼’에서 거래내역· 잔액조회·입출금 이체 등 기본적인 API 5개만 공개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현재 40여곳이 넘는 핀테크 기업들이 NH농협은행의 오픈API를 활용해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오픈 API 방식은 은행 정보보호 충족 필요성은 있으나 온라인 기반으로 API를 새로 추가할 때 확장이 용이하며 시장의 필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NH농협은행이 이처럼 다른 은행들과 달리 자사의 기술과 인프라를 모두 개방하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다. 그렇다면 NH농협은행은 손해보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 꼭 그렇지 만은 않다. 실제 NH농협은행은 오픈 API를 통해 당장 수익을 얻기 보다 생태계를 만드는 일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 고객’인 핀테크 기업을 유입해 디지털 금융 플랫폼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다. 이같은 NH농협은행의 API 생태계 실험이 소비자 편익을 높이는 유의미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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