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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보상, 금융사 특성따른 재설계 시급

이나영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4-02-26 22:39

경쟁사 따라하거나 당국 지도 수동적 수용 일쑤
고객 특성·자체강점 활용하려면 대폭 손질해야

국내 금융회사들이 최근 새로운 성과보상체계를 도입하거나 기존 성과평가지표의 개선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회사간 차별화된 성과보상체계 개편에 나서려는 노력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금융회사의 성과보상체계는 회사가 지향하는 전략적 목표를 반영해 일관성 있게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국내 금융회사의 경우 영업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금융회사간 유사한 성과보상체계 기준을 적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금융감독당국의 모범규준을 이행하고 있어 성과보상제도 내에 회사 내부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국내 금융회사들도 선진국의 금융회사들처럼 단기 실적보다는 보유고객의 특성 및 자사의 강점을 더욱 활용해 장기적 목표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성과보상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권고가 설득력 있게 들리기 시작했다.

◇ 미국·유럽 등 선진 금융회사 성과보상체계는 어떻길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오영선 수석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금융회사 성과보상체계의 변화와 의미’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국내·외 금융회사들은 장기적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성과보상체계를 개선하고 있다. 해외금융회사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과 유럽의 주요 은행들은 2013년 수익증가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급여를 삭감했고, 특히 유럽계 은행은 미국계 은행에 비해 더욱 큰 폭으로 급여수준을 하향 조정했다.

이는 올해부터 적용되는 EU의 보너스 상한 규제의 영향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JP Morgan, Morgan Stanley, Glodman Sachs 등은 총급여의 3~4%를 삭감한 반면 Credit Suisse, Deutsche Bank, UBS, Barclays 등은 5~17%를, RBS는 무려 27%나 감축했다.

오영선 수석연구원은 “이와 같이 글로벌 선진은행들은 이익이 발생하더라도 직원들에게 즉각적인 보상액을 지급하지 않고 자본을 축적하고 있다”면서 “성과급으로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켰던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 선진국의 금융당국은 금융회사가 단기수익을 추구하면 고위험거래 비중이 높아지고 되고 이는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판단하고 금융회사에 성과급 축소와 이연지급을 유도했다는 설명이다.

미국 금융사들은 임원의 의무와 책임을 가중시키는 방향으로 성과급 체계를 개선하고 나섰고, 독일, 프랑스, 스페인은 성과급의 현지지급 비율 규제 및 적절하지 않은 보수에 대한 환수 조치 등을 시행, 해당국가의 금융회사들은 이를 성과급 체계에 반영했다.

◇ 영국은행, 고객피드백 영업점 성과보상에 반영

이런 가운데 오 수석연구원은 “불완전 판매의 위험을 줄이고 고객과의 우호적 관계 형성을 위해 고객피드백을 영업점의 성과보상체계에 반영한 은행도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해 Barclays, HSBC, RBS 등과 같은 영국의 주요은행들은 고객 접점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성과보상체계에서 판매실적 비중을 아예 없애거나 줄이기로 결정하는 대신 고객 니즈 충족에 초점을 맞추고 서비스 품질 향상을 독려했다. 아울러 LIBOR 조작사건, 불완전판매 등 기업이미지 실추에 따른 고객과의 신뢰관계 회복을 위해 고객만족도 등의 소비자지표를 평가해 보상체계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국내 금융회사들도 지난해 금융감독당국이 은행권 임원의 성과보상체계를 검토해 중장기 실적에 맞춰 지급하고 영업점 평가지표 중 비이자수익과 고객만족지표 비중을 확대하라고 지도함에 따라 새로운 성과보상체계를 도입하거나 기존 성과평가지표의 개선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 “장기적 목표 수립 달성 위한 성과보상마련 시급”

국민은행은 올해 초 단기적 성과보다는 고객의 만족을 높이는 방향으로 KPI를 VI(Value Up Index)로 교체하며 타 경쟁은행보다 앞선 걸음을 보였다.

하나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도 현재 성과보수체계 및 성과평가제도를 개선하고 있는 중이다. 오 수석연구원은 “그러나 아직 많은 금융회사들이 경쟁사의 성과보상체계를 참고하거나 금융당국이 제시한 규제 범위 안에서 성과보상체계를 변경하고 있다”면서 “회사가 지향하는 전략적 목표를 반영해 일관성 있게 운영할 수 있는 성과보상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나영 기자 lny@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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