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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테슬라, 그리고 기술주에 대한 우려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9-1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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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2019~2020년 테슬라 주가 흐름...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2019~2020년 테슬라 주가 흐름...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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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기술력으로 완성차 업계의 신흥 강자로 부상한 테슬라.

올해 테슬라 주가는 그야말로 무섭게 치고 올라갔다. 8월 마지막 거래일(31일) 498달러까지 오르면서 500불을 눈앞에 뒀다.
주가가 고점을 찍은 날의 1년전 8월 마지막 거래일(30일) 테슬라 주가는 45달러에 불과했다.

테슬라가 1년 사이에 10루타 종목으로 변신한 것이다.

올해 초 80달러대에서 거래를 시작한 테슬라는 1월에 이미 100달러를 넘어선 뒤 2월 하순엔 180달러를 넘어서는 모습을 보였다. 연초에 이미 테슬라는 2배 이상 오르면서투자자들의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주식시장이 패닉에 휩싸이면서 3월 18일 72달러선까지 폭락했다.

이후 테슬라 주가의 무서운 재반격이 시작됐다. 3월말 100달러를 넘어서더니 6월10일 200달러를 돌파했다. 7월 10일 300달러, 8월 20일 400달러를 뚫고 올라갔다. 8월말 500달러선을 눈 앞에 뒀으나 9월 들어 무너졌다.
■ 테슬라, 올해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산 해외주식

8월까지 거침 없는 상승세를 이어가던 테슬라 주가의 흐름이 9월 들어서 거칠어졌다.

테슬라 주가는 8일 330.21달러로 폭락해 단 5영업일만에 34% 급락했다.

특히 8일엔 21% 넘게 빠지면서 투자자들을 패닉으로 몰아 넣었다. 이후 9일 11% 급등하고 10일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370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투자자의 긴장감도 커졌다. 국내 주식시장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기도 하고, 미국 시장 그 자체를 우려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테슬라는 한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미국 주식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예탁결제원 데이터를 보면 올해 상반기 외화주식 결제대금은 709억달러로 작년 하반기에 비해 210%나 늘어났다. 국내 주식 뿐만 아니라 해외 주식투자 붐도 분 것이다.

외화주식 중 결제대금 1위가 테슬라였다. 상반기 테슬라 결제금액은 40억달러로 작년 하반기에 비해 무려 1272%나 폭증했다. 나머지 상위 결제종목은 마이크로소프트(28.0억달러), 애플(26.8억달러), 아마존(24.2억달러) 등 기술주였다.

최근엔 테슬라 매수세가 더 빨라졌던 것으로 알려진다. 올해 들어 국내 투자자들이 테슬라에 대해 지속적인 대규모 매수를 이어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은 매수 시기에 따라 크게 희비가 갈릴 수 밖에 없다.

■ 테슬라와 기술주들에 대한 우려

테슬라의 9월 폭락엔 여러가지 악재가 작용했다.

우선 1일 테슬라는 50억달러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한다. 이 악재로 인해 테슬라 주가가 크게 흔들린 뒤 4일 장 마감 뒤엔 S&P500에 편입되지 못했다는 우울한 소식을 받아들여야 했다.

손정의 대표가 이끄는 일본 투자기업 소프트뱅크가 대규모의 기술주 콜옵션 매수를 통해 테슬라 등 IT 기업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수급 불안이 커지기도 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주식 콜 옵션 매수를 통해 주가 상승시 이익을 볼 수 있고 이 자체를 우호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간 이어진 기술주의 급등에 이같은 투기성 매수가 큰 기여를 했다면 수급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향후 옵션을 처분할 때 대형 기술주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점 역시 매수자들을 긴장시킬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소프트뱅크의 일부 대형 기술주 중심의 주식 옵션 매입으로 펀더멘탈과 관련 없이 주가가 급등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서둘러 매도하려는 투자자들이 늘었다. 투자자들을 겁주는 소식은 더 있었다.

제너럴모터스가 20억달러를 투자해 테슬라 경쟁사 니콜라의 지분 11%을 획득했다는 소식까지 더해져 테슬라는 위태로운 주가 흐름을 지속했다.

하지만 급락을 거듭하던 테슬라는 결국 9일 10%가 넘는 급반등을 시현하면서 일단 분위기를 전환시켜 놓았다.

다만 기술주들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시장의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최근 기술주들을 모아놓은 나스닥의 변동성이 유독 컸다. 사상 최고치 경신흐름을 지속하면서 9월 2일 1만 2천선을 넘어섰던 나스닥은 최근 극심한 변동성에 휩싸이면서 1만 1천선을 내주고 미끌어진 상태다.

소프트뱅크의 투자 이슈도 작용했지만, 전체적으로 무거워진 기술주들이 쉼 없이 달려온 데 따른 피로감이나 그간의 과열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 주식시장 지표들엔 '위험 신호' 들어와

나스닥은 8일 4.11% 급락하면서 추세선(20일선)을 깨고 내려왔다. 그간 주가가 오르는 과정에서 일시 나타나는 조정은 저가매수의 기회였으나 이젠 긴장감이 좀 더 높아졌다.

우선 주식시장 과열 때 나타나는 징후들이 나타면서 냉정한 투자자들의 시신경을 자극하고 있다.

아마존, 애플 같은 대형 기술주 경영진이 스톡옵션 매각 등을 통해 이익을 실현하려는 모습을 보인 데다 테슬라 등이 단행한 유상증자 행렬도 불안했다. 손정의 회장 같은 특정인의 대대적인 베팅이 주가 상승에 큰 기여를 했을 수 있다는 점 역시 부담이었다.

주식시장의 지표들도 위험이 크다는 점을 알려주고 있다. 가장 대중적인 위기 점검지표인 VIX가 8월 중순 20선 초반에서 30을 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 밖에 다른 지수 역시 계속해서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VIX 외에도 채권과 외환시장의 공포지수인 MOVE(미국 국채 옵션 가격을 기초로 국채 가격의 변동성을 산정한 지수)와 CVIX(달러, 엔, 유로, 스위스프랑 등 9개 환율의 3개월 내재 변동성을 산정한 지수)도 재차 9월 이후 상승하고 있다"면서 주식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연구원은 특히 "Put-Call Ratio(풋옵션 거래량을 콜옵션 거래량으로 나눈 비율)의 경우 시장 변곡점 파악에 유용한 지표인데, 9월 8일 기준(0.57) 과매수권(0.6 이하)에 진입해 있다"면서 주가가 변곡점 범위에 들어가 있는 만큼 단기조정 가능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주식시장의 부담은 그간 지속된 상승세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또 지금의 기술주 랠리를 과거 닷컴 버블의 활황 국면에 빗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무서울 것 없이 상승하던 1990년대 말 닷컴 버블의 종착역은 3월 10일이었다.

문 연구원은 "최근 미국 주식시장 반등 기간(20.3.23~9.2, 5.3개월)은 과거 닷컴 버블 활황국면(99.10.19~00.3.10, 4.6개월)과 흡사하다"면서 "이 국면은 닷컴 버블(95~00년) 기간 내에서도 새로운 산업이 가져올 경제적 변화, 수혜섹터 선호가 집중되던 시기로 나스닥지수가 추세선(20일)을 이탈하지 않고 87.8% 상승했다"고 소개했다.

닷컴 버블이 격렬한 활황 장세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주저 앉은 만큼 지금의 국면 역시 경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 관건은 결국 다시 유동성...FOMC 주목

최근 뉴욕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유명인들이 가세해 한 움큼씩 불안을 보태고 있다.

대중 방송인으로 선정적이란 평가도 받고 있는 짐 크레이머 같은 사람은 "주식시장이 악몽의 9월에 직면하고 있다"고 입을 놀렸다.

억만장자 트레이더 드러컨밀러는 주식 과열 후유증으로 "향후 3~5년은 매우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며 연준이 인플레와 디플레 위험을 모두 키웠다고 비난했다.

채권판의 큰 손 건드락은 "향후 하이일드채 디플트가 2배에 달할 수 있다. 경기 하강 장기화로 기업들이 고전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큰손 투자자 등의 예상대로 반드시 시장이 흘러가지도 않지만, 일단 불확실성이 커져 있다. 일단 이런 상황에서 다가온 FOMC를 주목할 수 밖에 없다.

코로나 사태 이후 유동성 장세로 주식, 채권 가격이 모두 크게 뛰었던 만큼 유동성 장세를 만든 당사자인 연준이 시장의 불안의 얼마나 추스릴지 봐야 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 금융시장이 유동성 장세 피로감을 나타낸 이유 중 하나로 연준의 유동성 공급이 이전에 비해 크게 못 미치는 점이 적지 않게 거론돼 왔다.

미국 정부가 계속 빚을 내야 하는 가운데 연준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도와주느냐가 '돈의 축제'를 연장시킬 수 있느냐의 관건이란 평가다. 주식, 채권시장 가릴 것 없이 연준의 행보를 지켜보는 수 밖에 없다.

이미선 하나금투 연구원은 "연준 국채매입 규모는 지난 3,4월 주당 1천억~3천억 달러에 달했으나 현재는 100억~300억 달러에 불과하다"면서 "미 국채발행규모는 6월부터 약 4,000억 달러로 연초대비 50% 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채발행이 늘었지만 연준의 매입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미 국채시장 수급은 더욱 악화됐고 초과 유동성의 정도도 줄어들었다. 이번 9월 FOMC는 연준이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에 나설 의지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미 M2 증가율은이 24%로 집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코로나 신규 확진 감소 추세, 제조업 지표 개선 등을 감안하면 연준이 예상보다 도비시하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9월 들어 갑자기 심각해진 주식시장의 불안을 잘 아는 파월이 구두(口頭)로라도 파월 풋을 행사해 불안한 사람들에겐 시장을 떠날 기회를 주고 주식시장을 지지할 것이란 기대감도 보인다.

자산운용사의 한 주식매니저는 "일각에선 최근 미국 주식시장 불안을 계기로 주가가 확 무너질 것으로 보는 듯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그는 "FOMC를 기대하고 있다. 파월이 오히려 시장을 안정시키는 코멘트를 해 주면서 주식시장이 반전의 기회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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