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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칼럼) 연말이면 등장하는 주식시장 '큰 손' 개인투자자의 차익실현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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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11-20 13:59 최종수정 : 2019-11-20 21:05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2017년 8월.

정부는 '2017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조세 형평성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당시 정부는 소득재분배와 과세형평을 강화하기 위한 고소득층에 대한 과세 강화를 내걸었다.

예컨대 소득세 최고세율 구간을 세분하면서 '초'고소득자들에게 부담을 늘리는 내용을 발표했다.

■ 개인투자자 주식 양도세 이슈는 계속되는 연말 이벤트

당시 정부는 과세표준 8800만원~3억원 구간 세율은 35%로 하되 3억원~5억원 구간은 40%, 5억원 초과 구간에 대해선 42%의 세금을 물리겠다고 했다.

기존 고소득층에 대한 과표에선 8800만원~1억5천만원까지 35%, 1억5천~5억원 38%, 5억원 초과 40%였다.

즉 1억5천~3억 구간 세율을 3%p 낮추는 대신 그 이상 구간의 세율을 좀 더 올리는 안이었다.

그런데 정부는 '고소득층 과세 강화' 발표를 통해 소득세 최고세율을 조정하면서 '대주주의 주식 양도소득에 대한 과세 강화'도 동시에 발표했다.

대주주 주식 양도소득세 강화 방안은 크게 '대주주 양도소득세율 인상'과 '상장주식 대주주 범위 확대'로 이뤄져 있었다.

우선 '대주주' 주식 양도세율 조정을 보면 과세표준 3억원 이하분에 대해선 20%, 3억원 초과분에 대해선 25%를 물린다는 내용이었다. 대주주의 주식 양도소득에 대해 소득 크기와 상관없이 20%의 세율을 적용하다가 3억이 넘는 이익분에 대해선 세금을 더 물리겠다고 한 것이다.

대부분의 세제가 누진세율을 적용하고 있지만, 그간 주식 양도소득엔 단일세율이 적용돼 이를 개선하는 의미가 있었다.

당시 발표 대로라면 그간 과표 10억원인 대주주는 이익의 20%인 2억원만 세금을 냈지만, 앞으로 2억3500만원(3억×0.2+(10억-3억)×0.25)의 세금을 내게 되는 것이었다.

대주주 요건도 강화했다. 코스피시장에선 지분율 1%(또는 보유액 25억원), 코스닥시장에선 지분율 2%(보유액 20억원)을 대주주로 규정했으나 앞으로는 양 시장 모두 '종목별 보유액 3억원 이상'을 '대주주' 요건으로 바꾼다는 내용이었다. 대주주 판단기준 지분율 1%와 2%는 그대로 유지됐다.

아무튼 향후 주식투자자가 특정 종목을 3억원 이상 들고 있으면 대주주가 된다는 내용이었다.

연말 시즌이 되면 '큰 손' 주식 투자자들은 이 내용에 더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 연말 주식시장 개인 큰손 매도 물량 주의

대주주 요건은 단계적으로 바뀐다. 내년 4월부터 시행되는 소득세법 개정안에선 대주주 상장지분 요건이 시가총액 15억원에서 10억원으로 바뀌고, 내후년엔 3억원으로 '대폭' 낮아진다.

이에 따라 주식투자로 큰 이익을 내고 있는 대주주의 경우 세금을 줄이기 위해 주주명부 폐쇄일인 12월 26일 전까지 주식 보유규모를 축소해야 한다. 대주주 요건은 직전 사업연도말을 기준 지분율과 시가총액이 대상이기 때문이다.

사실 2010년대 들어 주식시장 큰손 투자자들에게 대한 과세 요건이 강화돼 왔으며,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엔 2021년 대주주 기준을 '3억원' 수준까지 대폭 강화하는 내용까지 발표됐던 것이다.

이 같은 과세 문제 등으로 지난 2012년 이후 '12월 주식시장'에서 개인은 코스피, 코스닥시장 막론하고 매도 우위를 보여왔다.

특히 올해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은 7조원 가량 주식을 순매수했다. 12월 주식시장에선 결국 이익이 많이 난 코스닥 종목을 중심으로 개인의 매도 압력이 클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세금 문제 때문에 개인은 순매수를 하다가고 12월 들어서는 물량을 줄인 뒤 1월에 재매수하는 패턴을 보여왔다. 일반적인 개인투자자의 경우 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을 물지 않는 가운데 연말 '큰 손'들도 세금 문제를 해야 한다. 피할 길이 열려 있는 이상 이를 활용하지 않는 사람은 바보다.

■ 제도의 헛점과 연말에 반드시 매도해야 하는 개인 큰손의 문제

정부가 거액 큰 손의 양도차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세법을 고쳤지만, 개인이 피할 방법이 뻔히 있다.

대주주 기준이 연말이기 때문에 결제일을 감안, 주주명부 폐쇄일 2거래일 전까지만 매도하면 대주주가 되지 않고 주식 양도소득세는 부과되지 않는다.

예컨대 큰 손 투자자라면 대주주 기준 10억원을 감안한 뒤 연말에 적당히 매도해 두면 된다. 이익이 난 주식 평가액 12억원어치를 보유한 사람이라면 보유 주식을 지금, 혹은 12월 중 10억 아래로 내려버리면 된다.

다 팔 필요 없이 시장 변동성을 감안해 세금을 안 내도 될 정도로만 팔면 된다. 결국 내년 보유주식 이익 실현을 위해 올해 말에 세금 문제를 정리해 놓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12월 26일을 기준으로 대주주에 해당하는 개인은 내년에 주식을 팔아 대주주 요건에서 벗어나더라도 여전히 세법상 대주주로 규정되기 때문에 큰 손 개인투자자는 주주명부 폐쇄일 이전 주식을 매도한 뒤 내년에 다시 주식을 사는 방법으로 조세 부담을 피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법이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보다는 연말 주식시장의 상시적인 불안만 가중시킨다는 비판도 많다.

특히 올해는 8월부터 주가지수가 크게 올랐다. 지난해 가을 주가가 폭락한 뒤 기관, 개인 모두 재미를 본 곳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양상이 다르고, 작년과 달리 특정 종목의 경우 상당히 올라 있어 '대주주 요건 피하기용' 차익실현 매물이 더 몰릴 수 있다는 우려들도 상당하다.

■ 연말, 세금을 피하기 위한 큰 손 개인의 쟁투와 변동성

자산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대주주 요건 강화와 양도차익을 피하기 위한 개인 큰 손들의 매매를 감안해야 한다"면서 "연말이 되니 다시 이 문제를 얘기하지만, 일단 12월 중순까지는 계속해서 시장에 영향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많이 오른 중소형주를 들고 있는 사람들은 대주주의 매도를 감안해야 한다"면서 "특히 내후년 대주주 요건이 더욱 강화되니 내년 연말은 더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면서 일반적인 개인투자자라면, 큰 손 개인의 세금 문제 때문에 많이 빠진 주식을 잘 골라 12월 중순 이후 매수하라고 조언했다.

미흡한 세제 시스템에 따른 개인 큰 손의 기술적인 매매에 따른 가격 하락은 저가매수의 기회라는 것이다.

아무튼 정부는 세금을 제대로 걷을 수 없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연말 주식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둔 것이다.

특히 내후년엔 대주주 요건이 겨우(?) 단일종목 3억원으로 더 강화되기 때문에 내년 말엔 변동성이 더욱 커질 여지도 있어 보인다.

■ 정부가 주식시장을 가볍게 본다?

아울러 금융가에선 정부가 금융 현실과 어긋난 법안을 내면서 주식 투자자들을 너무 가볍게 본다는 비판도 적지 않게 내놓는다.

일반인의 시각에서 볼 때 '3억원 대주주'가 커 보일 수 있지만, 거대한 주식시장이 기관과 외국인, 개인투자자의 매매가 얽혀서 돌아간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지나친 것 아니냐는 인식도 적지 않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내후년부터 대주주 요건을 3억원으로 낮춘다는 게 말이 된다고 보느냐"라면서 "당국이 주식투자에 대해 지나치게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는 "3억원을 대주주 요건이라고 지정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거기다가 제대로 과세도 못한다. 서울 아파트는 폭등시켜 집 없는 서울시민들의 꿈을 짓밟아 놓더니 주식에 대해선 왜 이렇게 부정적인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정부나 당국이 금융시장을 가볍게 보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많은 가운데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으로만 돈을 벌려는 사회 풍토를 개탄하는 경우도 있다.

30년 가까운 기간 동안 주식투자를 해 온 한 감정평가사는 주식에 대한 과세당국의 태도를 비판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이런 식으로 여과 없이 드러냈다.

"한일 갈등 후 문재인 대통령께서 태어나 처음으로 펀드에 가입하셨죠? 저는 이 대목에서 혹시 이 정부에선 금융을 잘 모른다는 것을 자랑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것 아닌지 의심했습니다. 386 기득권을 중심으로 한 세력들이 자본주의의 근간인 주식을 죄악시한다고 의심하는 것은 과도한 것일까요?"

그러면서 자신이 주된 업으로 삼는 부동산에 대한 당국자들의 이중적인 태도도 비판했다.

"사실 정부가 부동산은 하지 말라고 하면서 서울 아파트 값은 잔뜩 올려 이미 젊은이들과 무주택자들의 꿈을 꺾어버렸습니다. 부동산 밥을 먹고 사는 저에게도 그렇게 보입니다. 그런데 자신들은 서울 아파트 값을 띄워서 이미 큰 이익을 봤어요. 그리고 정부가 주식이나 금융은 잘 모르는 데다 왜 중요한지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 걱정이 됩니다."

한국의 경우 일반적으로 주식 양도차익, 즉 매도했을 때의 이익에 대한 과세하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 등 다른 나라의 경우 세금을 물리는 경우도 많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주식 매매차익에 대해 세금을 물리는 방안이 합리적인 측면도 있다. 아울러 거래세를 낮추고 양도차익에 과세하는 방안이 맞는 길이라는 주장도 상당부분 설득력을 얻는다.

하지만 오랜기간 국내 주식시장의 활력이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금융시장을 더 압박할 수 있는 제도 정비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은 게 현실이다. 정책 변화는 내용의 충실성과 함께 '적절한 타이밍'이라는 요건을 갖춰야 좋은 평가를 받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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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2017년 8월 정부가 발표했던 주식 양도세 과세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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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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