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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어음 시장 성장…키움·신한·하나 합류에 회사채 수급 촉각

방의진 기자

qkd0412@fntimes.com

기사입력 : 2025-12-29 05:00

발행어음 시장, 모험자본 의무가 몸집 키운다
A급 제한, BBB급 무제한…회사채 지형 변화

발행어음 시장 성장…키움·신한·하나 합류에 회사채 수급 촉각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방의진 기자]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발맞춰 금융당국의 증권사 발행어음 사업 신규 인가가 잇따르면서 발행어음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키움증권과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등 3곳이다. 발행어음으로 조달된 자금의 상당 부분이 채권자산에 투자되는 만큼,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도 발행어음 인가 심사 절차를 진행 중이다. 신규 인가가 이뤄질 경우, 내년 발행어음 시장은 한층 더 성장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신규 종투사 3인방, 발행어음 사업에 ‘총력’

지난 17일 금융위원회는 제22차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에 대해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과 단기금융업 인가를 심의·의결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단기 금융상품이다. 이로써 키움증권을 포함해 올해에만 3개 증권사가 발행어음을 운용할 수 있는 사업자로 합류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11월 인가를 받은 뒤 한 달 만에 발행어음 상품을 출시했다. ‘키움 발행어음’은 1년 이내 만기의 수시형(특판 금리 기준 세전 연 2.45%)과 기간형(특판 금리 기준 세전 연 2.45~3.45%) 상품으로 구성됐다. 최소 가입금액은 100만원이며, 특판 총 발행 규모는 약 3000억원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된 자금은 단기 유동성 안전성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우리 경제에 필요한 성장자금 공급에 활용될 것”이라며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리스크 관리 체계를 바탕으로 신뢰받는 종합금융투자회사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은 혁신 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장기 성장자금과 모험자본 투자를 확대하고, 기업금융과 자본시장 부문 간 유기적 연계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첫해부터 발행어음 조달액의 의무 비율(10%)을 크게 웃도는 35%를 모험자본에 투자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발행어음 전담 조직인 종합금융운용부를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신한투자증권 측은 “발행어음을 통해 안정적인 자금 조달 기반을 마련하고, 이를 토대로 한 모험자본 투자를 통해 생산적 금융을 담당하는 자본시장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증권 역시 인가 이후 대표이사 직속의 발행어음 전담 조직을 신설해 기획·조달·운용·사후관리 전반을 총괄할 예정이다. 첫 발행어음 상품 출시는 내년 1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발행어음은 전국 WM(자산관리) 채널을 통해 판매되며, 조달 자금의 60% 이상을 인수금융과 기업대출 등 IB 핵심 영역에 투자해 WM과 IB 간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하나증권은 발행어음 운용 자산의 25% 이상을 모험자본에 투자해 혁신 기업의 성장 전반을 지원할 계획이다. 하나증권 측은 “모험자본 투자 플랫폼을 구축해 심사 및 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윈윈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몸집 키우는 발행어음 시장…생산적 금융에 ‘박차’

현재 발행어음 사업자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등 총 7곳이다. 이 가운데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IMA(종합투자계좌) 인가를 받으면서 향후 모험자본 공급을 더욱 확대할 전망이다. 증권사는 발행어음과 IMA를 합해 자기자본의 최대 300%까지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금융당국은 발행어음과 IMA로 조달한 자금의 일정 비율을 모험자본으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했다. 의무 비율은 2026년 10%, 2027년 20%, 2028년 25%로 단계적으로 상향된다. 현재 메리츠증권과 삼성증권도 발행어음 사업자 진입을 위한 심사 절차를 밟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기존 사업자 4곳의 발행어음 잔고는 총 47조7866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투자증권이 18조701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KB증권(11조3812억원), NH투자증권(9조4410억원), 미래에셋증권(8조2634억원) 순이었다. 4곳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잔액이 증가하며 외형을 확대하고 있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따라 향후 신규 발행어음·IMA 사업자도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대형 IB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 의무 부여 등 제도 개선이 마무리된 만큼, 내년에는 금융투자업권 전반에서 모험자본 공급이 확산되고 체감 가능한 성과가 나타나도록 민·관 협의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우수 사례를 공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발행어음 성장 속 회사채 시장 변화 주목

발행어음 시장이 확대되면서 회사채 시장 지형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6년 1월 채권시장 지표’에서 연초 회사채 발행 확대에 따른 수급 부담 우려와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 약화가 겹치며 1월 채권시장 심리는 전월 대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발행어음 사업자 확대가 회사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증권사들의 시장성 조달이 늘어날 경우 중장기적으로 회사채 공급 물량이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종투사로 지정된 증권사는 생산적 금융 전환을 위해 모험자본 공급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다만 중견기업 및 A등급 회사채 투자액은 모험자본 공급 의무액의 최대 30%까지만 인정된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자산으로의 쏠림을 막기 위한 장치다. 이에 따라 종투사들은 의무 이행을 위해 BBB등급 이하 회사채에 대한 투자와 발행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발행어음은 증권사 입장에서 자금 조달 수단을 다변화하고 운용 여력을 넓힐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자기자본 대비 최대 200%까지 발행할 수 있어 대규모 투자가 가능하다. 다만 단기 자금이라는 특성상 장기 투자자산과의 만기 불일치에서 비롯되는 리스크는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

김상인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부의 모험자본 공급 기조 속에서 현재 실사가 진행 중인 메리츠증권과 삼성증권도 인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며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의 상당 부분이 채권 자산에 투자되는 구조인 만큼, A급 회사채는 투자 한도가 30%로 제한되는 반면 BBB급 이하 회사채에는 제한이 없어 회사채 투자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의진 한국금융신문 기자 qkd0412@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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