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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교각살우’ 말아야 할 사모펀드 시장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19-11-11 00:00

▲사진: 한아란 기자

▲사진: 한아란 기자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사모(私募)펀드 시장을 둘러싼 논의가 뜨겁다. 올해 하반기에만 해외 금리연계·부동산 파생결합증권(DLS) 손실 사태, 라임자산운용 대규모 환매중단, 해외부동산 사모펀드 계약위반 사건 등 관련 악재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사모펀드는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비공개로 운용하는 펀드다. 금융기관이 관리하는 일반 공모펀드와는 달리 사인 간 계약의 형태를 띠고 비공개로 운영하는 게 특징이다. 현행법상 사모펀드는 전문투자자 등을 제외한 투자자의 수가 49인 이하로 제한된다.

사모펀드 시장은 정부의 규제 완화와 장기간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5년 10월부터 사모펀드 활성화 대책을 펼쳐왔다. 사모펀드 운용사의 자기자본 요건을 낮추고 설립요건을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꾸는 등 진입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현재 사모펀드 시장은 공모펀드 규모보다 훨씬 커졌다. 2015년 말 200조원에 그쳤던 사모펀드 순자산 규모는 2016년 말 250조원, 2017년 말 289조원, 2018년 말 331조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는 70조원 가량 불어 이달 6일 기준 400조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시장이 불어나는 동시에 리스크도 함께 커졌다. 규제를 풀어 모험자본을 육성하려는 정부의 의도를 악용한 편법과 불법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공모펀드 규제를 피하기 위해 비슷한 내용의 펀드를 쪼개 사모펀드로 판매하는가 하면 비유동성 장기 자산에 투자하면서도 개방형 또는 단기 폐쇄형 펀드로 투자자금을 모집해 환매중단에 이르기도 했다.

증권사 해외부동산 사모펀드는 현지사업자의 계약위반 사건이 불거지기도 했으며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만기가 연장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이 때문에 사모펀드 제도를 대대적으로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물론 투자자 보호를 위해 불완전판매나 편법판매 등을 방지하기 위해 적절한 프로세스를 갖출 필요가 있다. 또 사모펀드가 무자본 인수합병(M&A)에 활용되거나 시세조종 등 범죄에 연루될 경우 현행법으로 처벌하는 것도 마땅한 일이다. 사모펀드 유동성에 대한 감독과 규제도 강화해야 한다.

그러나 사모펀드의 장점이나 순기능은 무시한 채 사모펀드 자체가 문제인 것처럼 몰고 가는 태도는 문제다. 무조건적으로 전면적인 규제 강화로 역행하는게 능사는 아닐 것이다. 이제 성장 초기인 사모펀드 시장을 다시 위축시킬 필요도 없다.

정부도 투자자 보호를 위해 사모펀드의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면서도 과도한 규제 강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손병두닫기손병두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7일 열린 ‘올바른 사모펀드의 역할 및 발전 방향’ 정책심포지엄에서 “불완전판매 등에 따른 투자자 보호 측면과 사모펀드 본연의 역할 보장 측면 간 균형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칠 것은 고치고 보완할 것은 보완할 시점이다. 모험자본 육성 등 사모펀드 활성화 대책의 취지를 분명히 살리되 투자자 신뢰를 회복해나가면서 보다 성숙한 사모펀드 시장이 되길 바란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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