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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금융 증권사 비중 확대…NH·KB·신한·하나 IB 경쟁 격화

한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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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9-09 00:00 최종수정 : 2019-09-09 06:56

빅5 금융그룹 탈은행화 비이자수익 뒷받침 절실
발행어음 선점효과 연간 NH 4조·KB 2조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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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국내 5대 금융지주의 리딩금융 자리를 둘러싼 쟁탈전이 치열한 가운데 승패를 가르는 주요 요인으로 ‘비은행 강화’ 전략이 떠오르고 있다.

경기 침체와 각종 당국 규제로 은행 수익성이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비은행 부문이 실적을 좌우하는 관건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금융지주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신한금융이 KB금융을 제치고 1위 자리를 수성했다.

신한금융은 반기 동안 1조914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KB금융(1조8374억원)은 간발의 차이로 선두 자리를 내줬다. 이어 하나금융(1조2045억원)과 우리금융(1조1790억원), 농협금융(9970억원) 순이었다.

이들 금융지주 실적은 비이자이익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KB금융의 이자이익은 4조5492억원으로 신한금융(3조9041억원)보다 앞섰으나 비이자이익은 1조2148억원으로 신한금융(1조7459억원)에 뒤처졌다.

하나금융·우리금융·농협금융의 비이자이익은 각각 1조1100억원, 6110억원, 66억원을 기록했다.

◇ 증권업 ‘초대형 IB’ 중심 판도 재편…자본 확충 경쟁 치열

최근 금융지주들이 증권에 거는 기대감은 날로 커지고 있다.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업황 악화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은행·보험·카드 대신 증권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금융지주들이 신사업 모델로 주목하고 있는 기업·투자금융(CIB)과 자산관리(WM)도 주로 증권이 도맡고 있다.

국내 증권업계는 초대형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판도가 재편되고 있다. 이에 자본을 확충해 초대형 IB로 올라서려는 경쟁도 치열하다.

현재 초대형 IB는 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 등 5개사다. 지난 2017년 금융위원회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요건을 갖춘 이들 증권사를 초대형 IB로 지정했다.

초대형 IB는 자기자본 규모(4조원·8조원)에 따라 각각 단기금융업무(발행어음)와 종합금융투자계좌(IMA)업무를 영위할 수 있다.

이중 초대형 IB의 핵심 업무로 꼽히는 단기금융업은 회사채 등 다른 수단보다 절차가 간단해 기업대출과 비상장 지분투자 등 기업금융에 활용할 자금조달이 상대적으로 쉽다는 장점이 있다.

금융지주 내 계열사 중 초대형 IB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 두 곳이다. 이들 증권사의 자기자본 규모는 올해 상반기 기준 각각 5조2192억원과 4조5173억원이다.

초대형 IB는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자기자본(PI) 투자와 IB 사업에 나서 이익 성장을 실현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2785억원으로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중 가장 높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KB증권의 당기순이익은 168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5% 늘었다.

하나금융투자는 전년 동기에 비해 45% 증가한 152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신한금융투자의 당기순이익은 21.9% 감소한 1428억원을 기록해 증권사 네 곳 중 유일하게 뒷걸음질 쳤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이미 발행어음 시장에도 진출해 적극적인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작년 5월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는 데 성공한 NH투자증권은 같은 해 7월 ‘NH QV 발행어음’을 출시해 한 달간 8500억원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자기자본의 약 36%인 총 1조8000억원의 발행어음 자금을 모았다.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수신잔고는 지난 6월 말 기준 3조5000억원이다. 올해 4조원까지 잔고를 확대할 예정이다.

KB증권은 지난 5월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고 6월부터 발행어음 판매를 개시했다. ‘KB 에이블able 발행어음’은 첫 출시 후 하루 만에 원화 5000억원 완판을 기록했다. KB증권은 연말까지 2조원을 발행할 계획이다.

다른 금융지주도 계열 증권사에 자본 확충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7월 66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여기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증권 육성 의지도 한몫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신한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상반기 3조5104억원에서 4조17041억원으로 늘어났다.

신한금융투자는 3분기 실적발표 직후인 오는 11월경 금융위원회에 초대형 IB 인가를 신청할 계획인 만큼 연내 초대형 IB 도약도 가능할 전망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3월과 11월 각각 7000억원,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거쳐 자기자본을 3조3689억원 수준으로 확대했다.

하나금융투자도 내년 상반기께 추가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4조원 규모로 늘려 초대형 IB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 NH SNK IPO·두산重 유상증자 등 IB가 상반기 실적 지탱

농협금융은 올해 상반기 비은행 부문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농협은행이 전년 동기 대비 26.5% 증가한 8456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으나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이 각각 121억원과 5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5.8%, 71.2% 급감했다.

NH투자증권은 상반기 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 늘어난 2785억원을 기록해 지주 전체 실적에 기여했다. NH투자증권의 올 상반기 IB 수수료 수익은 144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45.3% 급증했다. 기업공개(IPO) 주관 업계 1위에 오른 데 이어 두산중공업의 유상증자를 대표 주관했다.

NH투자증권은 상반기 SNK, 현대오토에버, 에이에프더블류, 드림텍, 까스텔바쟉 등 총 8건의 IPO를 주관했다. 한온시스템, 지오영 등 인수금융과 서울스퀘어, 삼성SDS 타워 등 굵직한 부동산금융 딜도 따냈다.

이에 상반기 인수·주선 수수료 수익으로 665억원,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 수익으로 556억원을 거뒀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작년에 이어 IB 보폭 확대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30년을 IB 분야에 몸담아온 정 사장은 1988년 대우증권에서 증권업계 첫발을 내디뎠다.

1997년 33세의 나이로 자금부장 자리에 오른 후 기획본부장, IB 담당 상무를 역임했다.

2005년에는 우리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업계 7~8위권에 그치던 우리투자증권 IB 부문을 단숨에 1위로 끌어올렸다. 13년간 IB사업부 담당 임원을 역임하다가 작년 3월 전사를 이끄는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격했다.

◇ KB 계열사 중 나홀로 순이익 성장세…DCM 강자 명성 ‘유지’

KB증권은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간을 웃도는 실적을 냈다. KB증권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1% 증가한 1005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931억원으로 전년보다 20.83% 늘었다.

거래대금 감소로 브로커리지 실적은 감소했으나 WM 수익과 금융상품 관리자산(AUM) 증가가 실적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고수익 대체상품 판매 증대로 WM 자산규모가 2018년 말 20조4000억원에서 2019년 1분기 23조4000억원, 2분기 25조6000억원으로 빠르게 확대됐다. 2017년 말(15조2000억원)과 비교하면 약 10조원이 불었다.

이에 KB증권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2181억원, 당기순이익 180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3%, 13.49% 증가했다.

KB증권은 국민은행(1조3051억원)을 제외하면 KB금융 계열사 중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순이익이 증가하기도 했다. KB손해보험과 KB국민카드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각각 662억원과 14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6%, 12.0% 감소했다.

KB증권은 채권 인수·주선 업무뿐만 아니라 지난 6월 발행어음 사업까지 개시하면서 IB 부문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KB증권의 채권발행시장(DCM)은 전통적으로 업계 1위를 공고히 하고 있는 영역이다.

KB증권은 올 상반기 총 13조원이 넘는 채권 발행을 주관하며 시장점유율(21%) 1위를 달성했다. 한국수력원자력 원화 소셜본드(3000억원)와 국민은행 원화 커버드 본드(5000억원)의 발행주관을 맡았다.

박정림·김성현 사장은 작년 말 KB증권 신임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박 사장은 WM·S&T·경영관리 부문을, 김 사장은 IB·홀세일·글로벌사업 부문과 리서치센터를 맡아 총괄하고 있다.

박 사장은 1994년 조흥은행(현 신한은행)이 설립한 조흥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입사해 1999년 삼성화재 자산리스크관리부 부장, 2013년 KB국민은행 WM본부 전무, 2017년 KB금융지주 WM부문 부사장 등을 거친 금융계 대표적인 WM 전문가다.

김 사장은 1988년 대신증권에 입사한 후 2006년 한누리투자증권 전무이사, 2008년 KB투자증권 기업금융본부장 전무, 2015년 KB투자증권 IB총괄, 2017년 KB증권 IB총괄본부장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업계에서 대표적인 ‘IB 통’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 신한·하나 지주 지원 등에 업고 공격적 자본 활용 돌입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도 ‘초대형 IB’ 활약을 목전에 두고 있다.

우선 신한금융투자는 6번째 초대형 IB로 진입해 그룹 내 성장판 역할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신한금융투자를 그룹 내 자본시장의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특히 IB 부문을 미래 캐시카우로 키워나가기 위해 전 계열사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지난 3월 취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생각은 그간 은행업을 통해 많이 성장했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것”이라며 “그룹이 잘되려면 자본시장이 성장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신한금융 비은행 부문의 당기순이익은 684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6200억원) 대비 10.3% 증가했다. 비은행 부문의 전사 당기순이익 기여도는 34.6%로 전년 같은 기간(32.6%)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그룹 비이자이익은 1746억원으로 작년 상반기(1378억원)에 비해 26.7% 늘었다.

신한금융은 그룹 내 자본시장 부문 손익 비중을 2020년 14%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조용병 회장이 내놓은 자본시장 부문 경쟁력 강화방안의 핵심에는 그룹&글로벌 투자은행(GIB) 부문이 있다. GIB는 지주, 은행, 금투, 생명, 캐피탈 5개사의 자본시장 부문을 통할한 매트릭스 조직이다.

신한금융의 GIB는 신한금융투자를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GIB 부문 영업이익은 2014년 1703억원, 2015년 2573억원, 2016년 3090억원, 2017년 3030억원, 2018년 4791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올 상반기에는 3526억원을 기록해 작년 상반기(2336억원) 대비 50.9% 증가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7월 초 GIB 부문 영업조직을 기업금융1·2, 대체투자본부 등 3개 본부에서 커버리지, 대체투자, 기업금융, 구조화금융, 투자금융본부 등 5개 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아울러 IB 관련 업무 지원기능 강화를 위해 경영지원그룹을 신설했다. 심사체계 고도화와 전문성 강화 차원에서는 심사2부를 새로 만들기도 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7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되면서 기존 투자자 신용공여 이외에 기업 신용공여 업무와 헤지펀드 거래·집행·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 브로커리지 업무도 할 수 있게 됐다.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은 지난해 단행한 유상증자를 발판으로 초대형 IB 진출에 고삐를 죄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작년에만 총 1조2000억원 규모로 하나금융투자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하나금융지주가 비은행 계열사 강화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하나금융투자에 대한 추가적인 자금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2025년까지 비은행 계열사 이익 비중을 3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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