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금통위 금리동결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외국인은 국고채와 통안채를 2조원 가량 순매도했다.
금요일 금리결정 회의를 앞두고 투자자들 사이에선 상당히 혼란스럽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 외국인 단기물 대량 매도와 꼬인 수급 인식
A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외국인이 단기물을 대거 팔았다. 일단 단기 쪽 수급이 꼬였다"면서 "크레딧 수급도 좋지 않다. 최근 국고채, 통안채 단기물 금리를 크게 뺐는데, 거래 안 되던 것들을 토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포지션 조정을 하는 듯하다. 그간 금리가 빠져 먹을 만큼 먹었으며, 재정거래 정리 욕구도 작동하는 것같다"면서 "사실 조정이 좀 필요하긴 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B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오늘은 무엇보다 외국인들이 짧은 채권을 던지는 게 길을 끌었다. 다만 선물을 적극 팔지는 않고 단기물 매도에 힘을 줬다는 게 포인트"라고 밝혔다.
■ 금리, 환율 레벨 감안한 이익실현
이런 가운데 지금의 금리 레벨과 기준금리 전망을 감안할 때 이익 실현 욕구가 커졌을 것이란 진단도 보인다.
C 증권사 딜러는 "일단 외국인이 이익실현을 하고 있다"면서 "지금의 기준금리 전망을 감안할 때 추가로 강해질 룸에 대한 의심이 생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환율 쪽도 룸이 없다고 본 듯하다. 미중간 더 큰 충돌을 기대할 것이냐, 아니면 부딪혔을 때 만족하고 나올 것이냐에 대한 고민도 커졌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현재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2차례 인하를 반영하고 있다고 보면 레벨 부담을 감안할 수 밖에 없다는 진단도 보인다.
D 은행의 한 딜러는 "지금 환율 레벨을 감안할 때 금요일 전격적인 금리 인하를 고려하기 어렵다"면서 "달러/원 1100원대 중반이라면 연속 인하도 고려할 수 있지만, 지금은 환 때문에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시장의 예상대로 1~2명 인하 소수의견이 나온 뒤 10월 인하가 자연스럽다. 그 와중에 차익실현에 대한 생각들이 떠오른 것같다"면서 "10월 인하는 당연해 보이는데, 그 이후의 금리결정은 내년에 가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준금리 인하를 2번 반영하고 연말을 넘기기엔 불확실성이 크다. 투자자들의 캐피탈 게인이 많이 난 상황에서 금통위로 가면서 차익실현이 나올 수 있다. 향후 연말 전에 수익 확정에 대한 유혹이 강해질 것이다. 앞으로 8~10월 금통위 사이 어떤 레벨에서 좋은 수익을 확정하느냐의 게임이라고 본다. 국고3년이 저점 대비 7~8bp 올랐지만, 여전히 1.1%여서 10월에 인하를 해도 역캐리다. 오래 머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 증권사의 한 딜러는 "이번 주 금리인하를 기대하긴 어렵고 연내 1번 인하를 해서 기준금리를 1.25%로 낮춰도 역캐리"라며 "여기서 터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 재정거래 정리 등도 작용했을 것 추정들도
이런 가운데 외국인이 재정거래를 만기 전에 정리하려고 하거나 FX스왑 시장 분위기 등을 감안해 미리 팔고 있다는 진단들도 보인다.
F 은행의 한 스왑딜러는 "외국인의 갑작스런 단기물 대량 매도 이유를 파악 중에 있다"면서 "그동안 상황을 보면 결제일을 여유롭게 했던 것 같은데, 이번엔 T+2라서 재정거래와 엮여 있는 것 같기도 하다"고 밝혔다.
그는 "재정거래 물량들을 만기 전 털고 있을 수도 있다. 템플턴 보유 종목들도 있다"면서 "상황을 더 봐야 할 것같다"고 말했다.
이재형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짧은 쪽은 단기 FX스왑 수요와 맞물려 있는데, 그만큼 스왑 롤이 안 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며 "9월엔 한미간 단기금리 변동이 상이해질 수 있는 변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환율이 1200원대 있으니 정리하는 것 아니냐는 느낌도 들었는데, 그것 치고는 환율이 크게 못 올라가는 느낌이다. 달러로 바꿔서 나가기도 어렵다"면서 "이런 정황을 감안할 때 헤지해서 들어왔던 물건들을 정리하는 것 같다. 9월 분기말을 앞두고 재정거래로 들어왔던 물량들을 정리하는 듯하다"고 풀이했다.
다른 딜러는 그러나 "가격부담이 상당한 레벨에서 간만에 숏재료에 크게 반응하는 장세로 보인다. 며칠 전 MBS 미매각발 금리 상승이나 이날 외국인의 단기물 위주 매도세에 따른 추가 조정은 그런 맥락에서 이해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선 CRS 시장에 특이사항이 없고, 달러/원 환율도 하락 중"이라며 "환 시장 내 특이점이 없는 상황에서 한국 채권시장 자체적인 조정 흐름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