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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무역분쟁 휴전 뒤 환율전쟁 우려..어떤 말에 베팅할 것인가

장태민

기사입력 : 2019-07-0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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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계속해서 강달러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노출하고 있다.

하반기(7월) 들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의 금리를 종용하면서 중국과 유럽의 통화가치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연준은 자신들이 뭘 하고 있는지 안다면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연준에 대한 비난과 동시에 유럽, 중국 당국도 크게 비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과 유럽이 거대한 환율조작 게임을 하고 있다. 미국과 경쟁하기 위해 자신들의 시스템에 화폐를 증발하고 있다"고 적었다.

지난 3일 자신의 트위터엔 미국 유럽의 통화완화와 관련해 "우리도 맞대응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바보처럼 뒤로 물러 앉아 다른 나라들이 계속 게임을 하는 걸 얌전하게 지켜보기만 하게 된다. 그들은 수년 동안 그렇게 해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G20, '껍데기 뿐인 자유무역' 선언..세계 환율게임 몰두하고 일본은 한국 무역제재로

지난 달 말 오사카 회동에서 미중 정상은 미중분쟁과 관련해 일단 '휴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은 추가 관세 부과를 미뤘고 화웨이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줄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면서 다시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미중 양국이 파국은 피했으나 언제든 다시 갈등이 고조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무역분쟁의 본질적인 해결은 어려웠으며, 결국 양국은 상황을 '봉합'한 뒤 시간을 버는 길을 택한 것이다.

G20 정상회담가 끝난 뒤 '오사카 선언'으로 명명된 공동성명문은 "자유롭고 공정하며 무차별적인" 무역체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보호 무역주의를 반대한다는 취지의 표현이 미국의 반대로 제외됐다. 이러자 이번 결과물이 사실상 껍데기 선언이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로존, 영국 등 주요국 통화당국들이 금리인하를 시사하는 등 통화완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취하자 달러화 환율은 최근 다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간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크게 반영되면서 달러가 약해지는 듯했으나 주요국이 완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자 달러가 다시 강해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연히 ECB와 연준에 대한 동시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또 G20 회의를 주체한 의장국인 일본은 자유무역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회의가 끝난 직후인 7월 초 한국의 반도체 소재 부품에 대한 수출 제재를 발표했다.

일본은 제재가 아니라 '기존 특혜를 환원한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 당국은 일본의 무역보복에 대해 '준비하고 있었다'고 했으나, 정말 대비를 하고 있었는지 많은 사람들이 의구심을 품고 있다.

운용사의 한 주식매니저는 "일본의 규제와 관련해 반도체 전문가라는 사람들 조차 얘기가 다르다. 이 영향을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국내의 일본에 대한 소재의존을 감안하면 주가가 더 밀릴 수도 있을 듯한데, 가늠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 금융위기와 2010년대 중반의 환율게임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전격적인 정책금리 인하 이후 글로벌 환율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2010년 중반이 되면서 각 지역을 대표하는 선진국들이 금리인하를 통한 환율 게임에 열을 올렸다.

2014년 11월 일본이 먼저 기습적으로 2차 양적완화를 단행한 이후 유로존도 2015년 3월 전면적인 양적완화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환율전쟁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엔/달러는 125엔을 넘어서면서 대대적인 약세 움직임을 보였으며, 유로화도 달러당 1.04유로까지 가치가 떨어졌다.

금융위기 이후 먼저 양적완화까지 썼던 미국도 금리 정상화를 미룰 수 밖에 없었다. 미국은 2014년 9월 FOMC에서 양적 완화 종료를 선언했으나 1년 넘게 금리인상을 미뤄야했다.

중국은 2014년 하반기부터 지급준비율, 금리 등을 내리면서 유동성을 공급했지만, 주요국 통화정책 여파로 위안화가 강세를 나타내자 2015년 8월 11일부터 3일간은 위안화 고시환율을 4.6%나 절하하기도 했다. 이후 자본유출 압력이 위안화 약세를 가중시키자 중국의 부채에 대한 우려가 고조됐다.

■ 트럼프와 각국의 통화완화 경쟁..2015년 상황 재연할까

자료=달러 약세구간과 당시 이벤트, 한국투자증권 정리

자료=달러 약세구간과 당시 이벤트, 한국투자증권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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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내리고 양적완화를 한 뒤 각국이 이를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

연준은 작년 12월을 끝으로 더 이상 금리를 인상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지난 주말 미국 고용지표 서프라이즈가 있기 전까지 연준이 7월에 금리를 한번에 50bp 내릴 것이란 기대감도 적지 않았다.

정희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의 정책환경도 과거 2015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시작은 연준이었다. 올해 1월 연준이 금리인상 종료 선언과 함께 자산축소 전략의 변화를 시사한 뒤 6월 회의에서는 점도표 하향 조정을 통해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까지 열어둔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뒤이어 ECB도 3월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TLTRO3를 오는 9월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차기 총재에 라가르드 IMF 총재를 지정하며 경기부양정책의 연속성을 암시하고 있다"면서 "중국도 2018년 하반기부터 지준율 인하와 함께 유동성 공급확대에 나서는 등 주요국들이 통화완화에 적극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6월 FOMC 회의 이후 하락한 달러화가 최근들어 재차 상승하는 흐름은 이미 환율전쟁의 초입에 진입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2015년의 경쟁적 환율전쟁의 기억이 떠오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사실 연준이 올초 금리인상을 접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인하로 스탠스를 전환하자 유럽 쪽도 태도를 크게 바꿨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6월 중순 신트라 연설을 통해 ECB의 금리인하 등 통화완화 의지를 내비쳤다. 이후 비둘기파로 평가받는 라가르드 IMF 총재가 차기 ECB 수장으로 지명됐다.

올해가 가기 전 라가르드가 ECB를 이끌 것이란 소식은 유로화 약세 재료로 받아들여기도 했다. 이러면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가만히 있기 어렵다. 향후 연준이 트럼프의 의중 대로 움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예상도 적지 않다.

문홍철 DB금투 연구원은 "라가르드의 ECB 총재 지명은 트럼프 입장에선 부러우면서도 증오스런 인물의 등장을 의미한다"면서 "일단 파월을 허수아비로 만들기 위해 2명의 연준 이사 자리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문 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통화 완화여력이 ECB보다 훨씬 큰 상황"이라며 "게다가 이미 연준은 트럼프에 약점을 보이면서 굴복한 바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 공격을 받고 결국 장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국내 채권에 대해서 롱포지션을 유지하고 환율은 기회가 올 때마다 달러 비중을 줄이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통화완화 여력이 가장 작은 엔화가 매우 강해질 것이며 위안도 달러 대비 강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원/달러 환율은 10원 가까이 급등하면서 1180원선으로 올라왔다. 최근 1150원대 중반에서 추가 하락이 막힌 뒤 올라온 것이다. 지난 주말 미국 고용지표가 서프라이즈를 나타낸 영향이다.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분위기가 이러면 다시 환율 1200선까지 열어둬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환율 게임에 끼어 앞날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인식도 강하다. 또 이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일각에선 환율이 다시 1200원선으로 오를 것이란 인식들을 내보였다. 하지만 미국과 여타국간의 환율 게임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 게임에서 가장 강력한 말은 트럼프가 아니냐는 평가도 보인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글로벌 통화완화 경쟁 속에 환율전쟁 우려도 커지고 있다"면서 "파월, 드라기와 라가르드, 이강, 아베 등 여러 인물들이 있지만 누구보다도 트럼프라는 말에 베팅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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