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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사 “대세는 디지털”…고객 맞춤 혁신 속도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기사입력 : 2019-03-04 00:00

카드사, 디지털 기술 동원 고객 맞춤 혜택 총력
캐피탈, 모바일 서비스로 소비자 니즈 빠른 대응

여전사 “대세는 디지털”…고객 맞춤 혁신 속도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디지털 혁신은 도래했고, 피할 수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무기의 패러다임이 창에서 화약으로 넘어간 17세기와 유사하다. 성패는 누가 먼저 화약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얼마 전 ‘IBM THINK’ 콘퍼런스에 참석한 정태영닫기정태영기사 모아보기 현대카드 부회장은 지니 로메티 IBM 회장(CEO)과 1대 1 형식의 대담(Chairman’s Address)을 나눴다. 현대카드가 그동안 진행해 온 대규모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얻은 교훈을 공유해 줄 수 있겠냐는 지니 회장의 질문에 그는 17세기 총포 화약류가 발명됐던 시대에 빗대 답했다.

정 부회장의 대답은 현재 금융권이 부딪힌 상황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그의 말처럼 금융 산업은 디지털이라는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에 직면했다.

1금융권보다 더 포괄적인 소비자를 다루는 2금융권은 진화하는 고객 생활 양식에 적합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혁신 필요성이 더 크게 대두되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디지털 패러다임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시장에서 그대로 횝쓸려 사라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마저 고조되고 있다.

◇ ‘모든 건 고객 맞춤(Customization)’, 디지털 혁신행 특급열차 탄 카드사

카드사는 2금융권 디지털 혁신의 선봉에 섰다. 디지털에 대응하는 카드사들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빅데이터다. 고객 생활에서 누적된 다량의 데이터 패턴을 찾아내고, 그 안에서 의미 있는 정보를 뽑아내 사업에 활용하는 것이다.

예컨대 고객들의 소득 추정 규모, 연체 일수 등 기존 신용도 측정 요소에 소셜미디어(SNS), 소비 행태 등 비재무적 정보를 분석한 빅데이터를 더해 신용도를 측정하는 식이다. 수년간 축적된 결제 데이터를 가지고 회원의 소비 패턴에 맞는 혜택을 제공하거나 신사업과 연계해 수익원을 발굴하기도 한다.

신한카드는 빅데이터 사업에 팔을 걷어붙였다. 디지털로의 전환을 위한 조직 개편은 물론, 사내 직원을 독려해 빅데이터 기술 개발에도 전념하고 있다. 지난 1월 신한카드 사내 벤처인 ‘하이 크레딧’은 국내 거주 외국인 전용 신용평가 모형을 개발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기존 금융 거래 이력에 치중하던 평가 모형에 빅데이터를 통한 비금융정보를 접목해 리스크 변별력을 크게 높인 것으로, 이러한 모형은 국내 금융회사 중 최초”라고 설명했다. 나중에는 웹 스크래핑을 활용해 출입국 기록, 거주 자격 등의 신원 정보도 자동으로 수집해 모형에 반영할 계획이다.

유통 부문 고객 빅데이터가 강점으로 꼽히는 롯데카드는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한 컨설팅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6월 빅데이터 컨설팅 전담 조직인 ‘빅데이터 사업셀(Cell)’을 신설하고, 빅데이터 사업 통합 브랜드인 ‘비즈니스 가디언즈(Business Guardians)’를 론칭했다. 다양한 고객사와의 협업을 통해 고객 성향 분석 및 지역·업종별 소비특성 분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마케팅 활성화 방향을 제시하는 ‘빅데이터 컨설팅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포부다.

현대카드는 데이터 사이언스(Data Science) 기업으로의 변신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결제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 행동에서 의미 있는 패턴을 찾아낸 현대카드는 빅데이터에 마케팅을 접목해 ‘초 맞춤형 서비스(Super Customization)’를 구상하고 있다.

예컨대 데이터 정제하는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고객이 서울 유명 호텔에서 식사한 이력만으로 단순히 호텔을 좋아하는 것인지, 해당 레스토랑을 선호하는 것인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제는 데이터 사이언스를 활용해 어떤 취향을 지니고 있는 고객인지를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이 같은 방식으로 고객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카드가 지난해 마련한 빅데이터 기반 생활서비스 플랫폼 ‘라이프 머스트해브(LIFE MUST HAVE)’도 고객 맞춤형 서비스의 대표적인 예다.

하나카드는 고객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이 원하는 것이 여행 혜택이라는 걸 파악했다. 이 플랫폼에서는 시즌별, 국가별로 특가 해외항공권을 제공하고, 쇼핑몰 이용 시 하나 머니 적립, 제휴몰 이용 시 5% 적립 및 할인 혜택, 해외여행자보험 할인 등의 혜택도 제공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1인 가구 증가, 엄지족의 등장 등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취향, 연령대별 문화 양식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이전과 같은 아날로그 방식으로는 카드 비즈니스 자체가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카드가 인공지능 스피커 대중화 추세에 맞춰 KT ‘기가지니’를 통해 음성으로 디지털 카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드의정석 기가지니’ 개발에 나선 것도 이런 배경에서 비롯된다.

삼성카드의 ‘아지냥이’는 반려동물과 반려인들 대상 커뮤니티를 제공하는데, 최근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의 챗봇 서비스를 도입해 반려동물의 질병, 양육 방법 등 반려동물 관련 지식을 챗봇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모바일을 선호하는 엄지족들이 대세로 떠오른 만큼 KB국민카드는 디지털 기반의 상담 서비스 ‘간편심사 톡(Talk)’ 과 ‘한도 상담 톡(Talk)’을 선보였다.

이를 이용하면 별도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설치나 로그인 절차 없이 휴대전화로 전송된 메시지 내 연결 페이지에 접속해 문답 형태로 채팅을 진행할 수 있다. 게다가 24시간이라는 장점도 있다.

◇ 소매 금융 위주 캐피탈사부터 디지털 전환 나서

캐피탈은 고객과의 접촉이 많은 금융사서부터 디지털 전환이 나타나고 있다. 가계,자동차금융 등 포트폴리오에서 소비자가 주 고객층인 캐피탈사들일수록 디지털 전환을 선택해 온라인 채널을 구축, 고객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이다. 여기에 고객 편의를 높이는 것은 물론 직원 업무 효율화까지 노린다는 복안이다.

캐피탈사 중에서 디지털로의 전환이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현대·KB·하나 등 지주계열이다. 그룹이 주도적으로 디지털을 강조하고 있는 데다, 자금 여력도 충분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금융이 주된 사업 부문인 캐피탈사는 고객과 딜러간 정보 비대칭이 해소된 만큼 객관적이고 고객 친화적인 플랫폼을 만들어 고객을 유입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최근 중고차 구매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디지털 중고차론’을 내놨다. 주로 현대·기아차 신차를 취급하는 현대캐피탈이지만 시대 흐름에 걸맞게 중고차 시장도 선점하겠다는 포부다.

현대캐피탈은 중고차론에 디지털을 도입해 그간 오프라인에서 진행했던 과정을 모바일로 전환해 고객이 편리하게 대출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고객이 안전하게 중고차를 거래할 수 있도록 ‘인증중고차 온라인 숍’에 등록된 상품 전체의 내·외부를 360도 VR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360도 리얼뷰’를 도입했다. 고객 반응은 좋았다.

지난 1월 말 인증중고차 온라인 숍 내 구매 후기의 평점은 5점 만점에 4.85점을 기록했다.

KB캐피탈은 IT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사례로 꼽힌다. KB캐피탈은 중고차 거래 플랫폼 ‘KB차차차’를 내놓고 지역별 중고차 매매 조합과 연계된 매매 조합 전산 매물 데이터를 실시간 반영해 차량 소유주 실매물을 제공해 소비자 신뢰를 확보했다. 이런 노력 끝에 SK엔카를 제치고 국내 1위 플랫폼에 등극한 KB캐피탈은 올해 하반기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하고,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한 KB차차차 3.0 버전도 선보일 계획이다.

올해 초 미래금융그룹 조직을 신설한 하나캐피탈은 완성형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환경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개발하고 있는 오토플랫폼에 중고차량 DB 정보를 연동해 고객에게 온라인으로 매물 정보를 안내하고 차량 생애주기에 맞춘 구매·케어서비스·승계·폐차와 같은 사후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다만 캐피탈 업계 전반에서 디지털의 전환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기업·NPL·담보대출이 대부분인 회사가 굳이 비용을 들여 비대면 플랫폼을 구축할 요인이 없는 이유에서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사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하나 만들어서 유지·보수하는데도 비용이 많이 든다“며 “소비자 금융이 주력인 곳은 아무래도 고객 편의를 위해 디지털 부문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리테일보다 기업 여신이 주된 곳들은 아직 비대면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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