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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 잠재적 보험사 대상 M&A 물밑 작업

장호성 기자

hs6776@

기사입력 : 2019-01-28 00:00

‘생보’ 동양-ABL, ‘손보’ 롯데-MG 우선 거론
IFRS17 자본확충 부담, M&A 중장기적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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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현재 우리금융지주를 포함한 국내 5대 금융지주 가운데 보험 계열사가 없는 것은 우리금융지주가 유일하다.

KB금융지주는 손보업계 ‘빅4’에 속하는 대형사인 KB손해보험과 연금보험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KB생명보험 등 생·손보사를 모두 가지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손해보험사는 없지만 최근 업계에서 손꼽히는 재무건전성을 자랑하는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했다. 여기에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신한생명의 자본력이 더해진다면 생명보험업계 ‘빅4’에 진입할 수 있을 정도의 대형 생보사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밖에 농협금융지주 역시 지역단위 농협을 텃밭으로 가지고 있는 생·손보사를 모두 가지고 있으며, 하나금융지주도 규모는 작지만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강점을 지닌 하나생명을 가지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자산운용사, 부동산 신탁사 등 규모가 작은 회사부터 인수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그의 비전대로 비은행부문 비중을 40%까지 늘리기 위해서는 보험사의 인수는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주사는 은행법상 자기자본의 20%라는 출자 한도를 적용받지 않아 인수합병 과정에서 필요한 실탄을 보다 넉넉히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이 동원할 수 있는 출자 여력은 7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국내 4대 시중은행으로서 점포수나 영업력 측면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 만약 우리금융지주가 보험사를 인수하게 되면 방카슈랑스 판매 역시 활기를 띄며 시장 판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가능하다.

여기에 과거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을 운영했던 경험이 있어 보험사 인수 후 시장에서도 결코 뒤처지지 않는 영업력을 자랑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 생명보험 매물 동양·ABL생명 거론…저축성보험 판매 부메랑 우려

당초 생명보험업계 M&A 시장에서 가장 독보적인 매물이었던 오렌지라이프가 신한금융의 품에 안기면서, 남겨진 매물들은 섣불리 인수하기에는 리스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생보 M&A 시장은 ‘군웅할거’의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생명보험사 가운데 주로 매물로 거론되는 것은 현재 중국 안방보험을 대주주로 두고 있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모회사인 안방보험의 오너 우샤오후이 전 회장이 5월 중국에서 징역 18년형을 선고받는 등 ‘대주주 리스크’를 겪으며 갑작스레 매물로 떠올랐다. 안방보험의 품에 안겨있을 때만 해도 거대한 중국 자본을 등에 업고 승승장구할 것으로 기대되던 두 회사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중국 보감회는 우샤오후이 전 회장의 불명예퇴진 이후 안방보험의 위탁경영을 맡고 있다. 보감회는 안방보험이 무리한 해외 M&A로 덩치를 키웠다며, 이들의 해외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안방보험의 국내 계열사인 동양생명과 ABL생명까지 덩달아 매각설에 휩쌓이며 연일 뒤숭숭한 시기를 보냈다.

이처럼 매각설이 불거지자 동양생명은 지난해 6월 공시를 통해 “중국 정부의 위탁경영 계획상 최대주주의 모든 해외자산에 대한 분석 및 평가를 진행 중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관련 추후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6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그러나 해가 바뀐 지금까지도 동양생명은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KDB생명 역시 지난해부터 보험 M&A 매물로 꾸준히 언급돼왔다. 그러나 KDB생명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매각 시한을 2020년까지 미루고 기업가치 제고를 주문한 상태다. 이에 따라 매각 작업은 경영정상화가 이뤄진 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KDB생명은 지난해 2억 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과 3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으며, 이외에도 후순위채 등 다양한 자본 확충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자본확충 과정에서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금리가 7.5%대로 다소 높은 수준이라는 점이나, 최근 생보업계 전체를 흔들고 있는 즉시연금 사태의 여파가 KDB생명에도 미칠 수 있다는 점 등을 비롯해 여전히 불안요소가 산재해있어 마냥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시각도 있다.

◇ 손해보험 매물 롯데·MG손보 거론... 재무건전성 리스크 발목

손해보험업계에서는 롯데손해보험과 MG손해보험이 매물로 거론된다. 그러나 이들은 각각 강력한 경쟁자가 있거나, 지급여력 비율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역시 인수에 난항이 점쳐지고 있다.

롯데그룹의 금융 계열사 매각 방침으로 인해 시장에 나와있는 롯데손해보험은 안정적인 영업력으로 현재 보험업계에 나와있는 매물 중에서는 가장 매력적이라는 평을 받는다. 그러나 그만큼 인수 경쟁자가 많다는 점이 문제다.

한화그룹은 최근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위한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TF장에는 내년 한화생명의 각자대표로 내정된 여승주 대표가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여승주 사장은 과거 대한생명은 물론, 방산, 화학계열사 인수 작업에도 참여했던 그룹 내 최고의 살림꾼으로 통한다. 여 사장이 한화생명으로 돌아와 대표이사직에 오른 것 역시 롯데손보, 카드 등을 인수해 금융 계열사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다만 롯데 계열사의 퇴직연금을 롯데손해보험이 사실상 총괄하고 있다는 점은 ‘양날의 검’으로 평가받는다. 만약 해당 시장을 고스란히 흡수할 수 있다면 실적에서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속 빈 강정’ 신세가 될 수 있어 구매자들로 하여금 신중을 기하게 만들고 있다.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놓고 구매자들이 고민하는 또 다른 부분은 이들의 낮은 재무건전성이 가장 대표적이다. 롯데손보는 3분기 기준 157.6%로 금융당국의 권고기준인 150%를 근소하게 상회하며 다소 불안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직전분기 155.6%에 비해 소폭 오르긴 했지만, 퇴직연금 특별계정 신용위험액 및 시장위험액이 늘면서 책임준비금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향후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퇴직자가 늘어난다면 해당 지급액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이들의 자본확충 필요성은 더욱 큰 상황이다.

업계는 통상적으로 1%의 지급여력 비율을 올리는 데 약 20억 원의 자본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롯데손보의 재무건전성을 안정궤도인 200% 이상으로 끌어올리려면 약 1000억 원대의 자본 확충이 필요할 전망이다.

MG손보는 자본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RBC)비율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인수 후에 추가적인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올 상반기 말 MG손보의 RBC비율은 82.4%에 머물렀다. 금융당국의 RBC비율 권고치는 150% 이상으로, 100% 미만일 경우 적기시정조치 등 제재를 받는다.

다행히도 MG손보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영업력과 수익성을 개선시키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연결기준 120억 원(추정)의 순이익을 기록한 동시에, 고질적인 문제였던 지급여력비율 역시 105%대로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새마을금고의 무관심과 매각 이슈 등으로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영업력이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준 지표로, 추후 진행될 자본 확충 작업에서도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IFRS17 도입·성장 정체로 얼어붙은 보험업계…“중장기적 플랜 가져갈 듯”

손태승 회장은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비은행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M&A를 통해 다양한 사업 포토폴리오를 구축하겠다”며 “중장기적으로 은행과 비은행 비율을 7대3, 또는 6대4정도까지 조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보험사 인수에 대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손 회장은 “자본 확충 등의 문제로 인해 당분간 보험사 인수는 힘들 것이다”라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당초 우리금융이 보험사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지주사 출범 전부터 꾸준히 나오고 있었다. 우리금융은 이미 지난해 우리생명보험, 우리손해보험, 우리재보험 등 향후 보험사 인수를 대비해 상표권 등록을 마쳤다.

그러나 보험업계는 물론 손 회장도 보험사 인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데에 의견을 모으고 있다. 적어도 올해까지는 우리금융지주가 보험사 M&A에 적극적으로 나설 확률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손 회장의 이러한 고민은 현재 보험업계가 처한 특수한 상황에 기반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업계는 회사 크기를 막론하고 오는 2022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비하기 위해 자본 확충에 여념이 없다.

비록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 결정으로 IFRS17 시행이 1년 연기되긴 했지만, 도입 자체가 취소된 것은 아니므로 보험업계는 달라질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대다수의 보험사들은 당초 계획에 맞춰 변동없이 IFRS17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IFRS17은 보험사의 부채 평가 기준을 현재의 원가에서 시가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한다. IFRS17이 적용될 경우, 보험사들에게 현재는 부채로 잡히지 않는 부분까지 부채가 되면서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이 하락한다.

특히 보험료 규모가 커 지금까지 보험사의 외형 성장에 큰 도움을 줬던 저축성보험이 회계 장부상 부채로 잡히게 되므로, 보험사들은 저축성보험 비중을 급격하게 줄여가고 있다.

상대적으로 보험료 규모가 작은 보장성보험 비중이 늘고, 비용 절감을 위해 희망퇴직이나 점포 축소 등을 감행하는 보험사가 나오는 등 보험업계는 유례없는 혹독한 겨울을 맞이하고 있는 실정이다.

급격한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절벽 현상으로 보험업계 전반에 성장 정체가 일어나고 있는 것도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장기상품의 해약이 늘어나는 등 기존 고객들의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FRS17에 대비한 추가적인 자본 확충도 문제지만, 이를 위해 출혈을 감수하고 인수할 만큼 매력적인 매물이 없는 것도 사실”이라며, “보험업계의 상황 자체도 여러모로 좋지 않아 우리금융이 섣부르게 보험사 인수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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