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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 몰린 카드사, 동남아 시장 선점 경쟁 본격화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기사입력 : 2018-11-16 16:15

내년도 카드 업계 불황 전망에
동남아 지급 결제 시장 선점 나서
중장기적 로드뷰 그리기 공통요소
'제 살 깎아먹기' 경쟁 지적도 제기

코너 몰린 카드사, 동남아 시장 선점 경쟁 본격화
[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카드 수수료 인하, 카드 대출 DSR 도입, 조달금리 상승 등으로 인해 내년도 카드 업계 불황이 전망되는 가운데, 카드사들이 먹거리를 찾기 위해 동남아시아 지급 결제 시장 선점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카드사들의 이같은 글로벌경영 전략은 한편으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자칫 '제 살 깎아먹기' 경쟁으로 과열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왜 동남아인가

카드 업계는 새로운 시장 개척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카드 시장 규모는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지만 실제 당기순이익은 감소하고 있다. 7개 전업 카드사(BC제외)의 카드구매실적(일시불+할부+체크)이 11년 334조원에서 17년 617조원으로 84.7%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조1000억원에서 2조2000억원으로 5.7% 증가에 그쳤다는 것이 그 근거다. 또한 수수료율 인하 여파 등으로 올해 당기순이익은 1조6500억원에 그쳐 지난해 대비 25.7%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부터는 카드론, 현금서비스, 리볼빙의 카드 대출 DSR이 관리지표로 활용되는 데다 국내 금융시장이 금리상승기로 접어들어 조달금리 상승도 예상된다. 또 인구수 감소, 고령화등의 요인으로 국내 경제 성장 동력 둔화가 가까운 미래에 있어 전통적 카드 업무만으로는 유지가 어려운 상황으로 전망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동남아 시장에 관심이 높은 것은 경제성장과 더불어 금융시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제 성장률이 높아지면 가처분 소득이 증가하고, 그에 따라 지급 결제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실제로 동남아시아는 세계 경제의 새 성장 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닛케이 신문과 일본경제연구센터가 내놓은 동남아 경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인니,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 주요 5개국의 성장률 예상치는 2018년과 2019년, 2020년 평균 5%로 나타났다.

◇ 단계적 착륙 방식으로 중장기적 로드뷰 필요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카드사 해외 점포는 14개로, 그 중 1개만 미국에 위치해있고 13개는 아시아 지역에 집중됐다. 점포 진출뿐만 아니라 업무 협약 형태의 사업 진행과 물밑 진행인 협업건까지 포함하면 진출 범위는 더욱 넓을 것로 예상된다. 지난 12일 BC카드는 베트남 디지털 결제 사업 진출을 알렸지만 점포 진출까지는 구체적 계획이 없다.

동남아 진출 열풍이 불고 있지만 신규 진출 해외 점포의 초기 인프라 구축 비용과 진출 국가의 문화적 차이로 당장 수익을 내기는 어려운 상태다. 카드사 관계자들은 현지인들에게 기존 결제 방식에 비해 낯선 신용기반 결제 시스템보다 캡티브 마켓, 할부금융, 소매금융, 리스부터 진출하는 로드뷰를 그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카드 관계자는 “동남아시아는 금융이 이제 성장하고 있어 국내처럼 가맹점 단말기가 다 깔려있지 않아 신용카드 결제 기반 인프라부터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게다가 현지 소비자에게 한도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신용평가모델을 만들어야 해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롯데카드는 지난 9일 베트남 종합유선방송사 ‘브이티브이 케이블’과 업무 협약을 맺었다. 브이티비 케이블을 이용하는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소비자대출, 제휴카드, 수신료 할부금융 서비스 등의 사업을 모색하기로 했다. 지난 9월 KB국민카드는 캄보디아 ‘LVMC 홀딩스’(구 코라오홀딩스)와 조인트벤처 형태로 현지법인 ‘KB대한특수은행’ 투자를 통해 동남아 시장 진출 공략에 나섰다. LVMC 홀딩스가 현지에서 생산한 자동차 등에 대한 할부금융과 부동산담보대출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KB캄보디아은행’ 거래 고객 및 현지 업체 등을 대상으로 체크카드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 아시아 쏠림 현상 극복 방안 없나

그러나 카드사뿐만 아니라 캐피탈도 비슷한 사업 형태로 진출하고 있어 국내 여신전문회사의 아시아 쏠림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전사간 경쟁이 치열해져 ‘제 살 깎아먹기’라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여전사는 18년 6월 말 기준 15개 국가에 37개의 해외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단순투자법인과 공동투자법인까지 더하면 44개로 늘어난다. 국가별로 보면 미얀마,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 약 78%가 진출 중이며, 업종별로는 리스, 할부, 소매금융 등 금융업이 23개 점포다. 보다 다각적인 금융 비즈니스를 위해 동남아 외 국가 진출을 고려할 시점이 도래한 것으로 판단된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여전사 중 78%가 아시아에 있어 ‘제 살 깎아먹기’식 출혈 경쟁이 발생할 수 있다”며 “특정 지역에 집중된 투자는 전염성 있는 금융위기에 취약해 리스크 해소를 위해서라도 다각적인 금융 비즈니스를 설계해야한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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