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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하이투자증권 새 주인 DGB서 BNK로 바뀌나

박찬이 기자

cypark@

기사입력 : 2018-01-09 16:52 최종수정 : 2018-01-10 13:04

박인규 CEO리스크 금융당국 승인 난기류 직면
김지완 BNK회장 "하이투자증권 인수 의사 있다"

[한국금융신문 박찬이 기자]
하이투자증권을 4500억원에 인수하려던 DGB금융지주의 계획이 대주주 적격성에 엄한 잣대를 들이댄 금융당국 기조 변화 때문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BNK금융지주가 새로운 인수자로 급부상 할 조짐이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순 DGB금융 쪽에서 신청한 하이투자증권 자회사 편입 승인 인가를 놓고 금융감독원이 실무 검토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박인규 회장의 비자금 조성 혐의가 심사 진행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하고 있다.

현행법상 금융위원회는 자회사 신청서를 받은 이후 60일 안에 심사를 마치도록 해 놓았다. 당초 DGB금융이 신청할 때만 해도 이르면 2월 중에는 승인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금융전업가인 DGB금융지주가 증권사를 인수하는 거래여서 대주주 변경승인보다 손쉬운 자회사 편입 심사만 통과하면 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편입심사는 일반 기업이 금융회사를 사들일 때 받는 대주주 변경심사보다는 한결 수월하다고 알려졌다.

DGB금융지주 경영실적이 나쁘지 않고 자회사 경영계획이나 사업계획 부문에서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상황인데 자회사 편입 심사가 표류할 가능성이 대두한 것은 박인규 회장 비자금 조성 혐의 때문이다.

대구지방경찰청이 지난해 수억원대 비자금 조성 사실을 확인하고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가 검찰로부터 기각당한 상황이지만 경찰은 구속영장을 재 청구하기 위해 보강수사를 벌이고 있다.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 안팎에서는 박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하면서 함께 관여한 혐의로 형사입건 된 인사들을 대거 승진발령했던 지난해 말 정기 인사 또한 적절하지 않기 때문에 하이투자증권 인수 승인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게 될 것으로 보는 견해도 나온다.

비자금 조성 혐의를 받고 있고 이에 관여한 인사들의 승진을 놓고 지역 시민단체 등이 퇴진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도 심사를 맡은 당국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금융계 한 고위관계자는 “특정 금융회사를 인수할 곳이 금융지주사이고 경영상태가 양호하다면 대주주 적격성에는 별다른 흠결이 없다고 봐야 한다”면서도 “CEO 거취가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다른 금융사 인수 승인심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사례가 없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할 유력한 대항마로 BNK금융지주가 급부상하고 있다.

김지완 BNK금융 회장은 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증권사를 키우는데 그룹차원의 역량을 모으고 있다”며 “만약 DGB가 하이투자증권 인수 못하면 BNK가 인수 추진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BNK금융은 이와 별도로 BNK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을 2100억원에서 4100억원으로 두 배 가량 늘리는 증자를 1분기중 마무리해서 증권사의 덩치를 키울 방침이다.

BNK금융지주 이사회는 지난해 말 2500억 원 규모의 상각형조건부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다.

이번 발행금액 가운데 2천억 원을 다른 법인의 증권 취득에 쓰기로 했다. 상각형조건부자본증권은 특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주식으로 보상해 갚아주는 조건을 붙여 발행하는 회사채로 보완자본으로 인정돼 자본확충 수단으로 종종 쓰인다.

김지완 회장이 BNK금융의 BNK투자증권 출자금을 준비하기 위해 이번 증권발행 결정을 이끌었을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9월에 취임한 이후 증자 등으로 BNK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을 최소 5천억 원 이상으로 늘릴 뜻을 거듭 밝혔다.

BNK투자증권은 9월 기준으로 자기자본 2115억 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자본금 규모를 장외파생상품 거래를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장외파생상품을 사고파는 증권사 대다수가 자기자본 5000억 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기자본 5000억 원은 중견급과 중소형 증권사를 가르는 기준으로도 종종 쓰인다.

비은행 강화 목표가 뚜렷하고 증권사 경영경험이 풍부한 김지완 BNK 회장이 증자를 포함한 증권사 인수의욕을 드러내고 있는 만큼 DGB가 실패할 경우 하이투자증권 매각으로 재무개선을 계획하던 현대중공업이 차선 주자 BNK로 눈을 돌릴 가능성도 크다.

서울 중구 무교동 금세기빌딩에 입주해 있던 BNK투자증권은 김 회장의 뜻에 따라 증권가인 여의도로 본사를 옮겼다. BNK투자증권은 지난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삼성생명보험빌딩 본관으로 사무실을 완전히 옮기고 2일부터 새해 업무를 시작했다.

BNK금융의 하이투자증권 인수는 BNK금융지주의 자금 여력과 영업실적에 달릴 전망이다.

BNK금융지주는 경남은행을 인수과정에서 1조 20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자금이 유출된 바 있다.

이에 BNK금융지주는 2016년 1월 중 4725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 BIS자본비율이 소폭 높였다. 업계에서는 BNK가 경남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투자여력을 많이 소진했다고 분석도 내놓고 있다.

BNK금융그룹은 이에 대해 김지완 회장이 취임한 뒤 대대적인 영업관행의 혁신이 이뤄지면서 올해 수익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인수자금 마련에는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BNK금융지주는 4분기부터 조직전체가 움직이면서 다시 활력을 찾을 것”이라며 “지난 한 해 전체적으로 봤을 때 순이익 경영목표인 5370억 원을 뛰어넘는 실적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찬이 기자 cypar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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