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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불어 닥치는 비트코인 광풍, 거품인가 혁신인가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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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7-10-31 14:54

[WM국 김민정 기자]
최근 한국 사회에서 P2P 대출, 크라우딩펀드 등 새로운 금융투자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단연 높은 수익률로 이목을 끄는 것은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가상화폐다. 이들은 최근 1년 사이 ‘광풍’에 비유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3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코빗·코인원은 모두 거래량 기준 세계 상위 10위 거래소에 포함되고 있고, 그중 국내 최대 거래소인 빗썸의 거래량은 ‘가상화폐 광풍’이 불면서 한때 전세계 거래소 가운데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제대로 된 각국 정부 규제가 마련되지 않은 가운데 투기 심리가 몰리고 있어 주의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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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열풍’을 넘어선 ‘광풍’
비트코인은 지폐나 동전과 달리 물리적인 형태가 없는 온라인 가상화폐다.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2009년으로, 미국발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나카모토 사토시란 가명을 쓰던 호주인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만들었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암호 화폐다. 은행을 거치지 않고 개인과 개인이 직접 돈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분산화된 거래장부 방식을 사용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블록체인은 거래 정보를 기록한 일종의 장부로, 특정 기관의 중앙 서버 대신 P2P 네트워크에 분산해 공동으로 기록하고 관리하는 형식이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기존 화폐와 달리 가상공간에서 쓰이는 비트코인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수학 문제를 풀어 채굴해 얻는 형태다. 누구나 채굴을 할 수 있지만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그 양이 정해져 있다. 이렇게 발행된 비트코인은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그 나라의 화폐와 비트코인을 교환하는 사설 거래소를 통해 유통되고 있다.

사실 비트코인이 처음 발행됐을 때만 해도 한동안 이목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2013년 키프로스(지중해 동부에 있는 섬나라) 금융위기 당시 그리스에 투자했던 키프로스 은행들이 직격탄을 맞자 키프로스 정부는 EU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EU는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예금에 세금을 부과할 것을 요구했고, 결과적으로 은행에 막대한 예금을 예치한 고액자산가들이 적지 않은 손실을 떠안게 됐다. 이를 계기로 글로벌 부호들은 유로화표시 예금도 완전한 안전자산이 되지 못한다는 인식을 하게 됐고, 키프로스 은행에 돈을 예금한 고객들이 자금 피난처를 찾았는데 그 중 하나가 비트코인이었다. 그해 연초 20달러 선에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11월에 1,200달러를 돌파했다. 1년도 안 된 사이 60배로 폭등한 셈이다.

올해 비트코인 상승세는 2013년 수준을 넘어섰다. 비트코인의 9월 말 시가총액은 약 620억달러로 한화 약 70조원 정도다. 10월 초엔 820억달러(92조원)를 넘어서기도 했다. 코스닥 상장사 300개 기업의 가치가 100조원 전후인 것을 감안하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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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인가 위험자산인가
하지만 비트코인을 둘러싼 전문가 분석은 엇갈린다. 가상화폐는 실물화폐에 대한 불안에서 출발한다. 경제적으로 불안한 지역에서 기존 실물화폐의 대안으로 부상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 키프로스 사태와 브렉시트 사태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구간에서 안전자산으로 매력이 높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최근 미국과 북한 간의 갈등으로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됐을 때도 비트코인이 새로운 자산 도피처로 주목 받았다. 미국과 북한이 ‘화염과 분노’, ‘괌 공격’ 등 전면전을 시사하는 듯한 거친 언사를 주고받은 지난 8월 11일에는 국내에서 비트코인 거래 가격이 처음으로 400만원을 넘어섰다. 최근 비트코인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에서는 위안화 가치가 불안할 때 몰려드는 중국인 투자자들로 가격이 급등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실물 화폐에 대한 가치가 떨어질 때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수요가 몰린다는 것은 안전자산으로 입지를 굳히고 상승세를 탈 것임을 의미한다.


특히 포브스는 “비트코인이 1만달러까지 오르는 건 시간문제”라고 예측했다. 상승세의 동력은 희소성이다. 비트코인은 100년간 2,100만개만 발행되도록 설계됐다. 발행량이 정해져 있는 탓에 과도한 인플레이션이나 비트코인 가치가 폭락할 가능성이 작다. 특히 전체 비트코인의 25%가 비밀번호 분실, 전자지갑 오작동 등으로 영원히 사라질 수 있어 희소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포브스는 전망했다. 전 세계에 설치된 비트코인 자동화기기(ATM)는 1,400개가 넘는다. 실용성이 높은 것도 포브스가 짚은 상승 이유다.

하지만 비트코인의 가치 변동성이 너무 높아서 안전자산으로 분류하는 게 무리라는 견해도 많다. 화폐로서의 가치에 대한 수요보다는 투기적인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화폐의 가치가 안정적이어야 하는데, 법정 신용화폐는 그 액면가에 해당되는 가치를 국가가 보증해주지만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신용을 보장해줄 발행 주체가 없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오직 시장 참여자들의 암묵적 합의로 가치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이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불안요소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최근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은 사기”라며 “언젠가 폐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이먼은 “17세기 네덜란드 ‘튤립 버블’보다 가상화폐 버블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네덜란드에선 귀족들이 튤립을 고가에 매입해 투기 바람이 불었고, 튤립 한 뿌리가 집 한 채 값을 넘기도 했지만 거품은 붕괴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통해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해야
비트코인을 거래하고 싶다면 거래소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국내에 2013년 7월에 설립된 코빗을 비롯해 빗썸, 코인원 등 가상화폐 거래소가 있다. 해당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하고 가상계좌로 입금하면 비트코인을 살 수 있는 지갑이 개설된다. 비트코인은 주식과 달리 24시간 거래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비트코인뿐 아니라 또 다른 가상화폐인 이더리움도 인기가 높다. 이더리움은 러시아 이민자 출신 캐나다인 비탈리크 부테린이 2014년에 개발한 가상화폐로, 비트코인보다 한층 더 진화한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상화폐 전문 사이트 코인마켓갭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가상 화폐 시장 점유율이 올해 2월까지만 해도 85%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50%대로 떨어졌다. 이더리움이 20% 수준으로 치고 올라간 탓이다.

3월 이전에는 1만 5,000원 미만이었던 이더리움이 5월에 8만원으로 오르더니 6월에는 47만 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단기간에 30배 이상으로 급등함에 따라 거래가 폭증하고 일부 거래소가 접속이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10월 현재는 34만원 선이다.

하지만 ‘묻지마 투자’는 언제든지 금물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주식거래조차 안 하던 이도 가상화폐 시장에 유입됐다”며 “주식에 투자할 때 해당 회사의 영업이익이나 미래가치를 면밀하게 공부하듯이 가상화폐별로 기술적 특징, 가치 등을 분석하고 해당 가상화폐에 확신이 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금씩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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