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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도 켈시같은 감시자 필요하다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6-07-04 01:10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손정국 사무국장

금융도 켈시같은 감시자 필요하다
[한국금융신문] 불완전 판매로 인한 고통 가습기 살균제 고통 만큼 심각

금융상품 안전성 규제 개발과 판매전략 수립단계서 점검

PHMG, PGH, CMIT 또는 MCIT..... 요즘 방송에서 자주 접하는 생소한 단어들입니다.

가습기 살균제의 성분들이랍니다. 이것들 때문에 200명 이상이 생명을 잃었고 1000명 이상이 고통 받고 있답니다. 소중한 사람을 덧없이 떠나보낸 가족들 중 상당수도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는 환자들입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작년에 세상을 떠난 미국 FDA 전직 직원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100세가 넘도록 천수를 누린 켈시(Frances Oldham Kelsey)라는 과학자인데 1960년에 FDA에서 근무를 시작한지 한 달 만에 첫 번째 임무를 받았답니다.

독일의 제약회사가 개발한 산모용 진정제의 미국 내 판매 승인 건이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켈시는 당시 자신이 가장 신참이었기에 상사들이 쉬운 일거리를 준 것이라고 회고했습니다.

이미 유럽, 호주, 일본 등 46개국에서 팔리는 약품이었기에 신경 쓸 건이 아니었겠지요. 켈시는 상사들의 기대와 달리 대충 넘기지 않고 임산부가 사용할 때의 안전성 증거를 요구했답니다. 승인이 지연되자 답답해진 제약회사는 켈시의 상사들에게 그녀가 관료적이라고 불평을 늘어놓았고 소송까지 불사하겠다고 했지만 켈시는 요지부동이었지요. 그러는 와중에 유럽에서 그 약품을 복용한 임산부들이 기형아를 출산한 것이 밝혀졌고 게임은 끝났습니다.

미국에서도 이 약품 복용에 따른 기형아 출산이 일부 있었는데,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당시 미국 의사 1,200명에게 조사연구를 빙자해서 이 약의 샘플이 배포되었고, 약 2만 명에게 250만 정이 투여되었는데 그 중 수백 명이 임산부였답니다. 당시의 잘못된 관행이었지요. 물론 지금은 그런 편법이 금지되었답니다.

최근 우리가 경험했던 여러 건의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사태가 생각납니다. 금융상품이 가습기 살균제와 동일하게 위험하다는 말은 전혀 아닙니다.

다만, 불완전판매 피해와 가습기 살균제 피해는 유사점이 많습니다. 금리는 떨어지고 수명은 길어지니 노후자금을 더 준비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합니다. 금융회사를 찾아갔지만 상품설명서를 읽어봐도 이해하기가 녹록치 않았을 테고, 금융회사에서 문제가 되는 상품을 팔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지 않았을까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고통에야 못 미치겠지만 불완전판매 피해자들이 겪을 마음의 고통도 결코 작지 않을 것입니다.

금융상품은 다르다면서 소극적으로 감독했던 각국이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이후 앞을 다투어 규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2011년에 당시 영국 금융감독기관(FSA)은 ‘상품개입’(Product Intervention)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금융상품의 개발단계, 판매전략 수립단계, 판매단계, 사후구제 단계 중에서 규제의 중점이 셋째와 넷째 단계였는데 향후에는 개발단계와 판매전략 수립단계에도 관심을 두겠다는 내용입니다.

금융상품을 개발할 때는 그 상품의 긍정 측면을 고려하지만, 적합하지 않은 금융소비자들이 구입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구체적인 판매전략 수립 과정도 지켜보겠다는 말로 읽힙니다. 무엇이든 제대로 사용되면 문제가 없지요. 가습기 살균제 성분들도 본질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들은 아니었습니다. 살균효과가 뛰어나서 여러 상품에서 이용된답니다. 제대로 사용되면 유용한 성분인데 사람의 호흡기로 들어가면 치명적인 것이지요. 켈시가 막은 그 약품도 요즘 다른 용도로 사용한답니다.

최근에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부각되는 워렌(Elisabeth Warren) 상원의원은 더 나갔습니다. 하버드 법대 교수로 재직하던 2007년에 일반 상품의 안전성을 규제하는 ‘소비자상품안전위원회’(Consumer Product Safety Commission, CPSC)처럼 금융상품의 안전성을 규제하는 ‘금융상품안전위원회’(Financial Product Safety Commission, FPSC)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논리는 단순합니다. 다섯 대 중 한 대가 폭발해서 집에 화재를 일으킬 위험이 있는 토스터기와 마찬가지로 이용자 다섯 명 중 한 명이 집을 날리는 주택저당대출은 규제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워렌 의원의 주도 하에 2009년에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이 설치되었습니다.

금융에도 켈시는 필요합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신문인 <허핑턴포스트>도 2013년에 켈시의 사례를 다루면서 40대와 50대에게 켈시가 그 당시 FDA에 근무하며 의사들이 어머니들에게 그 약을 처방하지 못하도록 했던 것을 신께 감사하라고 했습니다. 끝으로, 억울하게 희생당하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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