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연금화 사회의 도래와 금융시장의 변화

관리자

webmaster@

기사입력 : 2013-08-21 20:18 최종수정 : 2013-08-21 23:29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김경록 소장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연금화 사회의 도래와 금융시장의 변화
연금은 종신으로 지급되고 지급액이 물가에 연동되는 상품을 말한다. 넓은 의미에서 일정한 현금흐름 창출을 통해 노후생활비를 충당해주는 상품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즉시연금이나 변액연금뿐만 아니라 월지급식 펀드, 브라질 장기국채 등도 연금에 포함된다. ‘연금화 사회’란 이런 연금형태 상품을 원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높은 사회를 말한다.

국내에서 연금화는 이미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택연금, 퇴직연금, 월지급식 펀드 등 노후에 일정한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상품은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는데, 국민연금과 사적연금은 2008~2012년까지 303조원이 늘었고 생명보험 자산은 3년 만에 1.5배로 증가할 정도로 성장속도가 빠르다. 특히 주택연금은 2008년에 1조5000억원에 불과하던 것이 2012년 말에는 17조3000억원으로 11.5배나 증가했다.

이에 반해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을 받던 투자상품의 비중은 줄어들기 시작했다. 단적인 예로 주식펀드는 2008년 138조원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전환돼 2012년에는 82조원까지 줄었다. 자산운용사나 증권사는 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주식투자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 결과 자산운용사의 3분의 1 정도가 적자를 보이고 있으며 증권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는 수년째 계속 하락하고 있다.

이는 단기 재산형성에서 노후의 일정한 현금흐름 창출로, 자산축적에서 자산인출로 금융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음을 시사한다. 연금화가 진행되면 두 가지 측면에서 금융시장에 영향을 주게 된다.

먼저 연금상품을 취급하는 기관들로 자금이 유입된다. 둘째, 연금수요자들의 투자상품 선호도의 변화가 일어난다. 연금수요자들은 장기투자를 하게 되고 꾸준히 안정된 수익을 원하는데 연금은 자신의 노후생존과 연결되기 때문에 큰돈을 벌기 위한 투자와는 위험선호가 다르다. 금융시장에서 연금화 수준이 높아지면 안전자산 수요가 증가하고 이것은 채권수요를 증가시켜 금리를 떨어뜨리게 된다. 금리가 매우 낮은 수준이 되면 금융시장에서는 특이한 현상이 발생한다.

매년 금융자산에서 1500만원의 현금흐름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금리가 10%이면 1억5000만원의 금융자산이 필요하다. 금리가 5%로 떨어지면 3억원이, 3%로 떨어지면 필요 금융자산은 5억원으로 늘어난다. 금리가 일정수준을 넘어서 아주 낮은 수준을 기록하게 되면 필요한 금융자산은 급증하게 된다.

이처럼 금리가 하락하게 되면 사람들은 원래 계획했던 금융소득을 얻기 위해 금융자산을 더 축적하려 한다. 금융자산 축적은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키고 이는 다시 금리를 하락시키며 금리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다시 금융자산을 축적하려는 수요가 증가한다. 이러한 악순환에 빠지면 저금리가 고착화되고 금융소득자들은 더욱 어려워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의 행태가 변한다. 우선 수익률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일본은 미국의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하면서 통화스왑을 통해 달러화 노출이 아닌 헤알화 등의 다른 통화로 노출시키면서 두 곳에서 수익을 얻는 더블데커(double decker) 상품을 만들었다. 이 상품은 판매한지 2년 반 만에 거의 100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많이 팔렸다. 향후 우리나라도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수익률을 더 줄 수 있는 상품에는 쏠림현상이 일어나고 자금의 이동은 빨라질 것이다.

둘째, 거액고객은 표준화된 상품이 아닌 다양한 비표준화 된 상품을 원한다. 미국은 다양한 구조의 헤지펀드를 가지고 있다. 우리도 헤지펀드와 같은 사모펀드가 훨씬 다양해져야 하며 사적계좌 등을 통해 고객의 수요에 부응하는 상품을 만들어야 생존하게 될 것이다. 금융시장에서도 소액투자자들은 표준화된 거래소 시장을 이용하지만 기관투자가는 자신에게 맞는 구조를 짜기 위해 장외시장을 이용한다.

선진국은 이미 전통적인 적극적 운용시장의 성장은 한계를 보이고 ETF와 같은 소극적 운용시장과 혁신적 상품시장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헤지펀드, 절대수익, 사모주식(private equity), 부동산, 퀀트(quant)상품, 구조화상품, REITs 등으로 상품이 다양해지고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 금융기관들도 이런 시장에서 승자가 되어야 생존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상품개발의 부가가치는 더욱 올라갈 것이다.

연금화 사회가 도래하면 당장은 보험시장과 자본시장에 영향을 주게 된다. 수명리스크 때문에 종신연금을 비롯한 연금상품과 질병관련 보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자금이 보험시장으로 쏠리게 되면서 보험사는 자산운용에 애로를 겪게 되고, 이런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면 보험사의 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러면 보험사는 보험료를 올리거나 연금지급액을 줄여나갈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자본시장을 통한 연금화 수요가 늘어나고 연금상품과 투자상품의 비중이 최적점을 찾아갈 것이다. 보험시장과 자본시장의 플레이어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연금화 사회로 이행하는데 대한 대응전략은 결국 자원의 배분문제로 귀착된다. 어느 자금 통로에 더 많은 인력과 돈을 배분할 것인가. 해외자산운용에 어느 정도의 자원을 배분할 것인가. 수익형상품이나 소득형상품을 만들어내는 부서에 자원배분을 어느 정도 할 것인가. 지점유지에 소요되던 비용을 줄이고 혁신적 상품개발에 자원을 배분할 것인가. 이러한 물음에 대해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 금융사만이 경쟁우위에 서게 될 것이다.



관리자 기자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
ad